2010-04-14 07:31

中 흑자행진 71개월만에 멈춰

3월 무역적자 전환…내수활성화 정책으로 수입 급증
6년 가까이 이어져온 중국의 흑자행진이 중단됐다.

중국세관총서는 중국의 3월 수출입 총액이 2314억6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2.8%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출은 1121억1천만달러로 24.3% 늘었고 수입은 1193억5천만달러로 66% 급증했다. 그 결과 무역수지는 72억4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이 2004년 5월부터 시작한 70개월간의 무역수지 흑자 행진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올해 3월 수출입 총액을 2008년 3월과 비교할 경우 1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2.9%, 수입은 24.6% 각각 증가했다. 또 전달 실적과 비교해선 27.6% 늘어났다. 수출과 수입이 전월 대비 각각 18.6% 37.3% 증가했다.

중국이 3월 71개월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 위축 때문이라기보다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3월 수출증가율은 24.3%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무려 66%에 달한 수입증가율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1분기 실적에서도 수입 증가율은 64.6%에 이르려 28.7%의 수출 증가율를 크게 앞섰다.

▲對서방국가 흑자감소, 對아시아 적자 확대

중국해관총서측은 교역실적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막대한 규모로 불어난 무역수지 흑자를 의식한 탓인지 약 6년 만의 무역적자에 대한 우려보다는 ‘수출입 균형’에 무게를 두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내심 불안한 측면도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수출산업구조가 여전히 취약한데다 서방의 대중국 무역 불균형 시정 압박도 극적으로 완화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수입이 수출을 큰 폭으로 앞지를 경우 국가경제 전체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3월 중국의 무역적자 발생 원인에 대한 분석은 중국에게는 물론 대중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코트라는 3월 중국의 교역실적에서 발견되는 특징 세 가지를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대미 대EU 무역수지 흑자가 감소했고 대만 일본 한국 아세안 등 대아시아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대미 대EU 무역흑자는 각각 98억7천만달러 69억6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억6천만달러(3.5%)와 10억5천만달러(13.1%) 감소했다.

다음으로 일반무역과 가공무역 간의 불균형이 시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무역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고 가공무역은 흑자가 소폭 증가에 그쳐 3월 무역수지 적자의 구조적인 요인이 됐다.

마지막으로 국유기업과 외자기업 간의 불균형도 특징적이다. 국유기업의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됐고 외국인투자기업과 민영기업은 흑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국유기업은 161억2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94억6천만달러 순증가했다.

▲국유기업 적자 vs 외투기업 흑자 감소

중국해관총서 황궈화(黃國華) 통계분석처장은 “2010년 1분기에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액이 전년동기 대비 70% 이상 감소한 가운데 외국인투자기업은 517억6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 같은 기간 중국 전체 가공무역수지 흑자액의 82.3%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3월 무역수지 적자 발생 요인은 수출, 수입의 양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수출에서도 세 가지 요인이 지적된다. 중국은 춘제(설) 전후 1개월 동안 근로자들의 귀성 등으로 노동집약업종의 생산과 수출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는데,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거기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데다 최근 인건비도 크게 올라 수출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해외시장은 비록 가장 어려운 시기는 벗어났으나 미국과 유럽지역의 경기와 소비자 심리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이 같은 이유로 품목별 수출 실적의 경우 의류(59억6천만달러)가 지난해에 비해 19.8% 감소한 것을 비롯해 신발류(19억5천만달러) -6.5%, 가방류(8억2천만달러) -16.6%, 게임기(4억8천만달러) -43%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들 4대 품목의 수출금액은 올해 3월 21.3% 감소했다. 같은 달 중국 전체 무역적자액의 29.4%를 차지하는 막대한 규모다.

수입 급증원인은 중국 내 수요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내수경기 활성화와 일부 과열흐름으로 국내 투자수요와 민간소비가 활성화되면서 3월 원자재 수입이 물량과 가격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수입이 크게 늘었으며 최근 수년간 지속된 수입확대정책 효과로 원유 철광석 동 완성유 등 자원성 제품과 기계장비 수입도 증가곡선을 그렸다. 최근 낮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에너지 수입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의 경우 1분기 수입은 68억3천만달러로 159.1%나 늘었으며, 이 가운데 3월 한달(32억2천만달러)동안 무려 240.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해관총서는 3월 무역적자가 수출쇠퇴가 본격화됐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4월부터는 춘제 요인이 사라진데다 무역수지 흑자를 이끄는 외국인투자기업의 수출전망이 밝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해관총서 관계자는 또 3월 무역적자액은 수출입 총액의 3.1%에 불과해 일반적으로 경계선으로 간주되는 10%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야오지앤 상무부 대변인은 “앞으로 수출의 안정적 증가와 수입확대를 동시에 추진해 무역수지 균형을 이루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앤화 환율이 불변인 상황에서 3월에 무역적자가 났다”며 “글로벌 무역균형의 결정요인이 환율이 아닌 시장 수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관련국에 대해선 ”하이테크 제품의 대중국 수출제한 조치를 취소한다면 무역균형을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메이신위 연구원의 견해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이 올해는 물론 향후 12.5 규획 완료시점이 2015년까지도 연간 기준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은 없지만 월간 무역적자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중국 수출산업의 구조적 취약성과 국제수지 관리의 잠재적 약점을 들었다. 그는 1980년대 곤두박질 친 중남미와 동구권,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의 동남아국가들과 같은 상황이 벌어져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공무역 위주 취약한 구조 여전

한편 1분기 수출입 총액은 6178억5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1% 증가했다. 수출은 3161억7천만달러로 28.7% 늘었고 수입은 3016억8천만달러로 64.6% 증가했다. 1분기 무역수지 흑자액은 144억9천만달러로 76.7% 감소했다.

1분기 중국의 수출입 실적은 전반적으로 대외무역이 회복성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출입 총액은 2008년 1분기와 비교해 8.2% 증가했다. 수출이 3.4%, 수입 13.8% 각각 늘어났다.

무역방식별로 1분기 수출입실적을 보면 일반무역의 증가 폭이 전체 수출입 증가 폭보다 높게 나타났고 가공무역은 수입이 급증했다. 1~3월 일반무역 수출입액과 가공무역 수출입액은 각각 3096억8천만달러 2405억1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9% 38.5% 증가했다.

일반무역의 경우 수출은 26.6% 늘어난 1413억1천만달러, 수입은 72.2% 늘어난 1683억7천만달러를 기록하면서 270억6천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했다. 가공무역은 수출이 1516억9천만달러로 29.8% 증가한 반면 수입은 888억2천만달러로 56.3% 늘어나 628억7천만달러의 흑자를 나타냈다. 1분기 가공무역 부문 흑자액은 4.7% 증가하며 동기 전체 무역수지 흑자액의 4.3배 규모에 이르렀다.

1분기 주요 교역 대상국별로는 EU와 미국이 각각 1, 2위이며 일본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을 약간의 차이로 앞서며 3위에 올랐다. EU와의 교역은 1014억7천만달러로 35.1% 증가했으며 대미 교역은 781억1천만달러로 25.8% 늘었다. 대일본 교역은 38.2% 늘어난 636억1천만달러, 대아세안 교역은 61.3% 늘어난 629억1천만달러였다.

품목별로는 기전제품 수출과 철광석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기전제품(1890억8천만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31.5%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수출금액의 59.8%를 차지했다.

세부 품목별 수출에선 기전제품 가운데 전기전자제품(758억9천만달러), 기계설비(647억1천만달러)가 각각 34.5%와 28.8% 증가했고 기타 전통적 수출품인 의류(240억4천만달러), 방직품(152억1천만달러), 신발류(72억6천만달러)는 각각 9.1%, 26.6%, 13.8% 늘어났다.

1분기 수입의 경우 철광석은 1억600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으며, t당 가격이 96.3달러로 20.7% 상승했다. 대두 수입액은 1104만t으로 8.7% 증가했고 t당 가격(456.9달러)은 15.1% 올랐다. 수입에서 기전제품(1377억6천만달러)과 자동차(17만9천대)는 각각 49.8% 1.7배 증가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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