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5-19 17:39
[ 엔저여파…가까스로 회복된 對日경쟁력 악화위기초래 ]
‘자동차·가전·타이어·반도체 수출 어려워진다’
엔저가 조만간 달러당 140∼150엔까지 절하될 전망이어서 최근 겨우 개선기
미를 보이고 있는 대일 경쟁력이 다시 악화될 것으로 보여 관련업계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엔저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
고서에 따르면 엔저가 일본의 경기침체와 금융시스템 불안 등 기조적 요인
에 기인하고 있어 조만간 140∼150엔까지 절하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
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엔저현상은 그동안 인도네시아 사태에 대한 여파로 일본의 대인도
채권이 230억달러에 달하는 데다가 미일 금리차의 추가 확대가 예상되고 일
본경제의 침체 지속과 장래에 대한 불신이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
달러당 140엔까지 절하
이번의 엔화약세는 지난 2년간 악화됐다가 최근 개선기미를 보이고 있던 대
일경쟁력을 다시 악화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95년 이후 엔저로 일본의 수출가격은 우리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후 I
MF로 인해 원화가치가 하락, 그동안 악화됐던 대일경쟁력이 개선됐었다.
그런데 최근의 엔화약세로 인해 대일경쟁력이 다시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엔화가 150엔/달러로 절하될 경우 일본의 수출가격지수는 금년 4월보다 7.6
% 하락한 72.0으로 예상되는데 즉 이 경우 우리와의 가격경쟁력에서 일본이
우위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한·일 경합품목에서도 일본우위
따라서 엔화절하는 우리의 수출활동에는 일본의 수출단가하락으로 우리나라
의 수출단가를 동반 하락시키고 대일경쟁력을 약화시키면서 단가하락과 물
량감소를 동시에 발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입에 대해서는 대일 수입단가하락으로 대일수입을 증가될 것으로 전
망된다. 또한 엔화가 10%절하시 무역수지도 2년에 걸쳐 37억달러가 악화된
다.
현재 한·일 경합품목 현황을 보면 양국 공히 수출순위 상위 50위 이내에
속하는 품목에 따라 선정한 품목은 24개이며, 자동차, 선박, 전자, 기계,
철강, 타이어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 24개 품목은 우리나라가 전체 수출에 43%, 일본은 45%를 차지하고 있는
데 엔저로 인해 24개 경합품목의 수출은 한국은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일본
은 증가세로 반전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4개 경합품목의 수출은 96년 6.2% 증가했으나, 97년에는
4.0%, 금년 1∼4월중에는 3.6% 증가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
한편 일본은 24개 품목의 수출이 97년에 증가세로 반전됐다가 금년들어서는
0.1% 감소했었다.
그러나 금년들어 경합품목에 있어서 IMF사태 등으로 인해 우리의 수출증가
율이 일본을 앞지르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일본이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
상된다.
철강, 석유화학, 선박은 엔저영향 미미
업종별로는 자동차, 가정용전자, 타이어, 반도체 등은 엔저로 인한 여파가
큰 반면, 철강, 석유화학, 선박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엔화절하로 인해 크게 타격을 받는 업종은 자동차, 가정용전자, 타이어, 반
도체 등으로 ▲자동차의 경우 엔화절하는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 자동차 수
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산 자동차는 저소득층에, 일본산 자동차는 중하위권층에 포지션닝하고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 시장에서 치열한 경합관계에 있는데 엔저일 경우 한
국산 자동차 수출이 줄어드는 반면, 엔고 현상이 나타날 때는 한국 자동차
의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왔다.
세계의 연간 자동차 수요는 4천8백만대인데 비해 생산은 6천8백만대로 생산
량의 42%가 공급과잉을 보이는 수급환경에서 한국차는 품질보다 가격경쟁력
의 우위에 의해 수출이 증가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비자층인 저소득
층이 가격을 구매의 중요한 결정요소로 보기에 상대적으로 품질은 고급인
반면 가격차는 작아진 일본차를 선호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따라서 현재 일본업계는 엔화의 추가적인 절상에 대비해 생산캐퍼를 감축하
고 자동화라인을 도입, JIT등 원가를 최대한 절감할 기반을 구축하여 환율
이욍에도 수출단가를 낮출 여력을 충분히 준비하고 있으며 내수시장이 침체
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일본업계도 총력 수출체제에 들어서고 있는
상태이다.
▲가정용전자는 컬러TV의 경우 현재 일본 제품과는 전세계에 걸쳐 경쟁관계
를 보이고 있다.
투주, 북미 지역에서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동남아 지역은 가격 경쟁력에
서 우리가 앞서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현재 엔화가 달러당 137엔수준에서 향후 달러당 150달러로 떨어질
경우 구주지역은 일본 제품과의 가격 경쟁력 차이는 거의 없어질 것으로 예
상되어 수출의 감소가 우려된다.
다만 북미지역은 미세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동남아 지역에서도 여전히
가격경쟁력에서는 우위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VCR도 현재 일본 제품과는 북미, 구주, 동남아 등 전세계 모든 지역에 걸쳐
경쟁관계에 있다.
현재 엔화가 달러당 150엔으로 하락할 경우 가격경쟁력에서 다소 고전이 예
상되지만 주요 경쟁국이 일본 뿐아니라 대만, 중국인 관게로 엔화 약세에
의해 수출에 큰 타격은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어 역시 향후 일본제품이 우리나라 제품과의 가격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이나, 현재의 원화환율 수준에서의 추가적인 타이어의 가격인하는 불가
능한 상태이다.
▲반도체는 엔저가 단기에 그칠 경우 큰 영향은 없겠지만 장기화 될 경우
수출타격이 예상된다. 반도체는 특성상 환율보다는 국제수급변화에 민감한
데 현재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추세 지속으로 엔저로 인한 일본업계
와의 추가적인 가격경쟁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엔저현상이 단기에 그칠 경우 일본 반도체 업계는 단가인하보다는 채산성개
선에 초점을 맞추어 엔저를 즉각 가격에 반영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일본업계의 추가적 가격 조정여력이 확보돼, 장
기거래 바이어들의 가격인하요구도 가능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조립공정부문에서는 일본으로부터의 원부자재 수입이 많아 엔조로 인
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전망이지만 엔저가 장기화 되면 일부 일본업체들
이 외주물량을 줄이고 자체 조립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있어 일부 손실이 예
상된다.
한편 ▲산업용전자는 품목마다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휴대용 전화기, 모니터, 컴퓨터 등은 대일경합관계가 상대적으로 적어 크게
타격을 받을 우려는 적지만 프린터, CD-ROM은 일본과의 경합이 치열해질
것으로 우려돼 향후 엔저에 의한 수출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먼저 프린터는 엔화의 절하폭, 기간에 따라 수출 및 수입관련 영향이 결정
될 전망이다. 엔저가 지속될 경우 주력시장인 미국, 서부유럽에서의 가격경
쟁력 약화로 수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서부유럽 시장의 경
우 선두주자인 HP다음으로 일본, 한국업체간 치열한 가격경쟁양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으로부터의 주요부품 구입이 많아 엔저로 인한 수
혜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CD-ROM은 엔저현상이 지속될 경우 수출에 가장 큰 타격이 미칠 것으로 보인
다. 현재 주력시장에서 대만, 일본과의 경쟁이 격화되어 가격차가 좁혀져
있는 실정이어서 엔저가 제품단가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부품수입에서도 LOCAL구매가 50%, 기타 수입이 50%이고 그 중 일본
부품수입은 30%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엔화절하로 인한 반사이익이 적은 편
이다.
휴대용 전화기도 엔조로 인한 수출타격은 미미할 전망이다.
수출주력시장에 대한 통신방법 차이로 일본에 비해 수출에서 우위를 점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저로 인해 전체 통신관련 부품수입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대일 부품수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간 지속도리 경우 현재 진행중인 일본업계의 수출용 휴대용 전
화기 개발이 활성화돼 수출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관련부품수입의 대일의존도가 심화돼 수입대체를 위한 연구개발이 지
연될 전망이다.
모니터는 엔저로 인한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모니
터 수출의 주력시장은 미주, 유럽지역으로 주로 대만과 경쟁을 하고 있으며
원화환율 상승폭이 크기 때문에 엔저로 일본업계의 가격이 인하되도 추가
적인 가격하락 여력이 있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장기간 지속돼 단,일본
, 우리나라간 출혈경쟁이 일어날 경우에는 엔저로 인한 타격이 클 전망이다
.
컴퓨터 본체는 엔저로 인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주력시장인 미주, 유럽지역에서의 주요 경쟁상대는 대만으로 일본과의
큰 경쟁관계는 없는 실정이다.
엔저로 인해 대 일본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일수출은 전체수출
의 10%미만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엔저가 지속될 경우 세계
제2의 규모인 대 일본 시장개척에 차질을 빚을 것이 예상된다.
▲일반기계는 대일수출비중, 대일 부품수입 비중에 따라 업체별로 상이하다
.
건설용 기계의 수출은 현재 대일수출가격이 일본내 유통가격의 70∼80%정도
로 추가적인 인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며 제3국시장에서 일본기계류의 품질이
우리보다 월등히 우위에 있어 엔저에 의해 우리와의 가격차가 축소될 경우
에는 수출에 어려움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섬유기계는 대일 수출되는 물량이 없고 수입도 미미한 상태여서 엔저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복사기 부품의 경우는 수출은 없는 대신 수입이 80%를 차지하고 있어 엔저
영향으로 부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가 일본
으로부터 수입되어 1차가공된 후 국내에서 국매돼 엔저로 인한 간접적인 효
과가 기대된다.
산업용 로봇도 엔저영향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
부품을 전량 대일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엔저는 환차익을 유발하여 채산성에
다소 유리한 입장이다.
▲섬유제품은 우리나라 제품이 주로 저가, 범용품이 주류를 이루며 OEM수출
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때문에 일본의 고가, 고기능 제품과의 해외시장
에서의 경합관계는 치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엔화약세의 영향은 주로 대일수출업체에 집중될 것이로 보여 일본
바이어의 단가인하 요구나 일본국내 수입가격 상승에 따른 오더감소로 해당
업체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게다가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어설 경우 대일수출은 주로 OEM방식으로
봉제만을 하는 형태인데, 엔화약세로 일본내 봉제업체와 국내업체간의 인건
비 격차가 급격히 축소되면 우리나라에 대한 오더를 일본내 봉제업체로 전
환할 가능성이 높으며 대략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어서면 오더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섬유제품의 경우 원부자재를 일본으로 수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엔화약세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없는 것으로 지적된다.
엔화절하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업종으로는 철강, 석유화학, 선박 등
이다.
▲철강은 소재산업의 특성상 가격탄력성이 미미하고 엔저로 일본내 철강수
요가 회복되어 오히려 대일수출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제3국시장 수출은 현재 일본이 미국, 유럽, 서남아 시장을 선점한 상
태이기때문에 수출가격면에서도 리스트 가격으로는 자사제품이 다소 싸지만
일본제품이 일부 이면거래(할인가격)에 의해 이루어져 사실상 가격은 동등
한 수준이다.
엔저로 일본이 5%내외의 가격대응력이 생길 수는 있으나 동남아 수요가 침
체되고 세계수요도 한정돼있으며 철강이 가격탄력성이 미미한 소재산업임을
감안하면 일본의 수출가격 인하여지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원화환율 절하폭이 훨씬 크므로 우리의 가격대응력이 더 크다.
▲석유화학도 일본의 엔하절하 효과가 수출단가 인하로 이어지기는 어려우
며 우리와의 주경합 품목인 합성수지는 대부분 해외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대부분의 제품이 공급과잉상태에 있어 일본업체도 공멸을 원하지 않는한 가
격인하의 가능성은 적다.
▲선박은 일본업계가 비가격경쟁력에서는 한국보다 우위에 있지만 가격경쟁
력면에서는 우리나라가 대략 22.5% 앞서있어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 손실
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현재 2∼3년간의 건조물량을 확보하고 있
어 선가인하를 통한 수주물량 확보 메리트는 적은데다 수익성 유지를 위해
엔화절하폭을 그대로 수주가격에 반영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선박업계에 큰 타격은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입관련 금융애로해소, 국제적 협조 절실
엔화절하의 직접적인 효과는 일본이 수출단가를 인하함으로써 우리수출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수출가격을 동반인하하여야 되는데 우
리기업은 현재 기업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돼있어 더 이상 수출가격을 인하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원화환율의 동반상승은 외환시장에 제 2의 외환위
기의 우려감을 증폭시키고 대외신인도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또한 기업의 대외채무의 환차손을 확대시켜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엔화약세에 대한 대책은 환율이외의 수출여건을 개선하여 기업의 채
산성 개선을 유도하여 기업이 수출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을 마련해 주
는데 두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업계는 수출증대를 위해 환율의 조정보다는 여타여건이 개선되야 할
것이다.
구체적 대응 전략으로는 수출입관련 금융애로를 해결해 수출기업의 대일 가
격경쟁력 약화를 방지해야 한다.또한 외환수수료, 물류비용 등 수출부대비
용을 절감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술개발과 품질경쟁력 강화를 통해 환율변동
에 중립적인 수출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와 더불어 엔저는 원화를 비롯한 동남아 환율을 절하시키고 중국의 위
안화까지 절하시킬 우려가 커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경제의 악화를 방지하
기 위해 국제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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