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1-09 15:10

시네마천국

실미도

감독 / 강우석
출연 / 설경구, 안성기, 허준호
제작 / 한맥영화

신년을 드디어 맞이했다. 2004년 새해, 강렬한 블록버스터 한 편으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
박정희 정권시절의 일이다. 과거 김신조와 간첩 일당은 북의 박정희 암살지령을 받고 남파됐다. 이 남파간첩의 작전은 다행히 진압됐지만 유일한 생존자인 김신조는 “박정희 목따러 왔수다!”를 외쳐대며 체포되 전 국민을 경악에 빠뜨렸다.

인간으로서의 삶을 거세당하고 역사와 사회에게마저 버림받은 인간병기(人間兵機)의 절규!

같은 시간, 안찬은 연좌제에 걸려 폐인같은 삶을 살다가 그를 찾아온 실미도 북파공작대 교육대장인 재현의 뜻밖의 제안으로 사형을 면하고 실미도 특수부대로 호송된다.
정의구현 사회에서 쓰레기로 낙인찍힌 사형수, 무기수, 사회부적응자 등으로 구성된 실미도 부대원들 중에는 상필과 원희도 포함되 있다. 재현은 이들에게 국가의 임무를 부여하는데, 그것은 바로 평양 주석궁을 폭파하고 김일성의 모가지를 따오라는 대북 보복 차원의 초국가적 프로젝트였다.
국가를 위해 충성할 수 있다는 사명과 임무완수 이후 보장받을 새로운 삶을 그리며, 실미도 특수부대원 31인은 인간 병기로 거듭나기 위해 지옥과도 같은 살인 훈련을 받는다. 외형적으로는 완벽한 인간 병기로 변해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서로의 막다른 삶을 이해하고 신뢰하며 그들만의 우정을 쌓아간다.
드디어 상부에서 작전 실행 명령이 떨어지고, 최상의 자신감으로 북을 향해 출정하던 그 날, 별안간 적전이 도중 취소되고 그들은 허탈한 정신적 공황상태를 겪으며 실미도로 복귀하게 된다. 그 이후 더 이상의 작전 명령 없이 계속해서 지옥 훈련만이 있을 뿐이다. 군기가 빠진 몇몇 훈련병들의 사고로 공개 처형까지 시행되면서 실미도 안의 분위기는 점점 위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런 와중에 1970년 초 급속한 남북 화해무드의 사회분위기 속에서 정부는 급기야 실미도 부대의 해체(대원들의 전원 사형)를 결정하기에 이르는데...

영화를 선택하며...

엄연한 역사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이 일은 역사의 뒤안길에 영원히 뭍힐 뻔 했다. 아마 치부를 감추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의 결과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미도 사건은 마침내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그래도 이 사건은 엄연히 한국 역사의 한 페이지이다. 그 영원히 숨겨질 뻔한 역사적 사건의 재연에 독자 제위를 초대한다. 그 강렬한 스토리와 그를 뒷받침해주는 긴박한 영상미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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