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04 19:03
(부산=연합뉴스) 보름동안이나 끌었던 화물연대 파업 사태가 곧 해결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동안 물류비 부담과 수출입 물류수송 차질로 인한 조업 지장, 수출선 이탈 걱정의 3중고에 시달렸던 중소기업들은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번 화물연대 재파업 기간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은 초기를 제외하고는 평소대비 70%~95%선을 유지해 겉으로 보기에는 큰 차질이 없는 듯 했으나 수송차량 대부분이 부두간 셔틀이나 부산과 경남 양산과 김해 등 근거리만 주로 운행, 수도권 등 장거리 수송은 20~30% 정도에 그쳤다.
장거리 운송을 주로 하는 화물연대 차량 1천500여대 중 1천300대 가량이 끝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데다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도 운송방해 등을 우려해 장거리 수송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급한 수출입 화물을 실어날라야 하는 기업들이 웃돈을 주고라도 차량확보에 나서면서 운임이 최고 3~4배까지 폭등해 물류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평소 12만원선이던 부산시내 운임은 20만원으로, 40만원선이던 서울은 100만원의 웃돈을 주고도 제 때 차를 구하지 못했고 일부 업체들은 해상운송보다 몇배나 비싼 운임을 물고 항공편으로 급한 수출화물을 실어보내야 했다.
또 차량부족으로 인해 수입화물 반출이 제대로 안돼 열흘이상 부두에 발이 묶이면서 기업들은 무료장치 기간(통상 10일)을 넘긴 화물에 대해 40피트 개당 하루에 1만2천원 정도의 장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처지다.
컨테이너 차량을 구하지 못한 업체들은 일반 화물차에 수출품을 실어 부산항 부두내 화물조작장에서 컨테이너에 담아 선적하거나 부두에 발이 묶인 컨테이너에서 수입 원자재를 꺼내 일반 화물차로 실어날랐다.
이같은 물류비 증가와 함께 중소기업들에게 고통스러웠던 것은 수출입 화물 수송차질에 따른 공장가동 지장과 수출선 이탈 우려였다.
대구에 생산공장을 둔 부산의 모 금속업체는 컨테이너 수송차량을 구하지 못해 일주일째 수출품을 실어나르지 못해 공장가동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고 한 금고수출업체는 생산한 제품을 선적하지 못해 공장에 쌓아두는 바람에 생산라인에도 연쇄 차질을 초래했는데 조만간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선적준비 등에 나섰다.
또 중국에서 들여온 반제품이 열흘이상 부두에 발이 묶여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상당수 신발 및 섬유업체들도 파업해결 소식에 하루빨리 공장이 정상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신발수출업체인 A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반제품을 갖고와 국내에서 완제품을 만들어야 수출하는데 컨테이너 2개 분량을 열흘 넘게 반출하지 못해 공장가동률이 절반으로 줄였다"며 “한시라도 빨리 반제품을 가져와 공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수송차량을 못구해 수출기일을 맞추지 못한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애써 뚫어놓은 수출길이 막힐까 봐 전전긍긍했는데 늦게나마 업무에 복귀하기로 해 다행이라고 반기고 있다.
S섬유업체 관계자는 "벌써 2차례나 선적기일을 연기하면서 그 때마다 외국 바이어에게 불기피한 사정임을 설명하고 있으나 납득시키기가 쉽지 않았다"며 "추석전에 선적을 서둘러 다시 선박을 구해 선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대기업들이야 자체 운송수단도 있고 자금력이 좋아 차량확보도 쉬운 편이지만 대처능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었다"며 "다시는 자신들의 이익 관철을 위해 국가물류를 볼모로 잡는 집단행동은 없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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