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29 11:45

<인터뷰> 해양수산부 이정희 차관비서관

“여자라고 다른가요”

해양수산부가 최근 참신하고 획기적인 인사를 단행, 눈길을 끌고 있다. 차관비서관으로 여성사무관이 발탁된 것. 장·차관이 모두 남성인 해양부에선 남성사무관을 비서관으로 두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그 화제의 주인공은 이정희사무관. 그를 만나 이번 인사를 둘러싼 소문의 진상(?)과 비서관으로서 느끼는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해양부 첫 여성비서관’이라는 수식어답게 주위에서 관심을 많이 가졌을 텐데... 소감을 말한다면?

“지난 3일 발령이 났는데 처음에는 적이 부담스러웠어요. 여성비서관은 해양부에선 이례적인 일이라 조직 내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셨어요. 저에게 쏠리는 이목 때문에 어깨가 무거웠죠. 근데, 지금은 좋아요. 근무한지 이제 한 3주째 됐는데 주위에서도 이젠 적응(?)하셔서 자연스럽게 대하세요. 근데 외부에서 전화하시는 분들은 제가 전화를 받으면 대부분 ‘비서관 좀 바꿔 달라’고 하세요. 그래서 ‘제가 비서관 맞습니다’하면 놀라시며 ‘죄송하다’고들 하시죠. 여성비서관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는데... 여자로 보기보단 그냥 한 ‘인간'으로 봐줬으면 하는 게 제 바램이에요“

- 이번 인사가 최낙정 차관의 인사 철학 덕분이라는 후문이 있던데?

“전임 비서관께서 그만 두시면서 개인적으로 제가 이 일에 적합하다고 여기시고 최 차관님께 절 추천하셨어요. 이에 대해 차관님은 제 의사를 물으러 절 부르셨죠. 차관님은 제가 여자라서 괜히 남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피해를 입을지도 모른다고 하시 길래 전 ‘사실이 아니면 상관없다’고 했고 아직 미혼인데 시집가면 비서관 업무는 어렵다고 하셔서 ‘전임 비서관은 결혼하시고도 하시는데 여잔 왜 시집가면 못하나’라고 반문했어요. 그리고 결국 ‘결혼이 업무에 장애가 되면 내년으로 미룰 수도 있다’는 제 말씀에 차관님은 ‘더 이상 여자이기 때문에 비서관이 안 된다고 하면 성차별로 여성부 조사대상이 될 것 같다’는 유머를 던지시며 같이 일해보자고 하셨죠. 차관님께서는 제가 여자라서 안 된다기 보단 여자가 하기엔 힘든 일이란 걱정 때문에 제 의사 확인이 필요하셨던 거죠. ‘남녀구분 없이 역할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에게 자리가 개방돼야 한다’는 것이 차관님의 인사 철학이에요”

- ‘여성최초’란 수식어가 하나 더 있던데?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근무할 때 부두계장직을 맡았어요. 부두관리업무가 여자가 하기는 수월치 않은 면이 있어 부두관련 업무는 남자들의 몫이었는데 제가 최초로 부두계장이 된 거였죠. 사실 항운노조나 부두임대 등 분쟁이 많은 일을 조율하고 관리하는 일은 그리 녹록치 않았어요. 특히 부두입찰을 붙일 때면 알게모르게 드러나는 업체들간 복잡한 알력관계 때문에 의견조율이 쉽지 않았어요. 또 항만에서 근무하는 공익들 관리는 군대경험 없는 여자라서 이래저래 모르는 부분도 많았고요. 그래도 어려운 점이 있어서 그랬는지 전 오히려 즐겁게 일했고 배우는 점도 많았어요”

- 비서관… 어떤 점이 매력적인가?

“제가 하는 일의 결과가 그날 바로 눈으로 확인된다는 사실이 즐거워요. 정책국에 있을 때하곤 판이하게 다르죠. 정책국에선 저의 판단에 따른 기획이 바로 결과물로 드러나는 일은 없죠. 근데 지금은 차관님의 스케쥴을 잡거나 차관님이 참석하시는 행사에 대한 정보수집 등 제가 하는 일 하나하나가 바로 업무에 반영되니까 한편으론 실수가 없도록 늘 긴장하면서도 오히려 그런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와요”

- 최차관은 어떤 분인가?

"형식적인 걸 싫어하세요. 직급에 따른 대접을 원치 않으시죠. 일례로, 차관실에 손님이 오는 경우 비서가 커피 대접하는 일이 당연한 게 현실인데 차관님께선 커피를 차관실에 가져다 놓으시곤 손님이 오면 직접 타주시거나 원하는 분들이 직접 끓여 드시게 하세요. 손님 들은 대부분 놀라워하시는 눈치에요. 그래도 당신께선 아랫사람이 하는 ‘커피시중’이야 말로 권력관계에 따른 부산물이라며 극구 사양하세요. 덕분에 차관님 담당비서는 커피시중은 안해도 되요. 또 매일아침 영어학원을 다니시는데 젊은 사람들과 같이 공부하는 게 거북스러울 수도 있는데 ‘공부하는데 나이 상관없다’시며 오히려 재밌다하세요”

- 일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보다 윗사람과 아랫사람 간 ‘신뢰’와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신뢰란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믿어주는 걸 의미해요. 또 책임감은 아랫사람이 일을 할 때 갖는 마음가짐이죠. 제 경우엔 차관님이 저를 믿고 맡기시는 일들에 대해선 저도 모르게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편이에요. 역시 구태의연한 걸 싫어하시는 분인지라 국장급 보고를 따로 받기보단 저를 믿고 제 보고를 직접 듣길 원하세요. 제게 이런 신뢰를 주시니까 저는 더욱 책임감을 갖고 일에 임하게 되요. 비단 저의 경우 뿐 아니라 모든 일에 있어서 이런 상사와 부하직원 간에 갖는 ‘신뢰’와 ‘책임감’은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글ㆍ박자원기자(jwpark@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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