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호주 등 원양항로 중심 스페이스 부족, 운임 상승세 지속
‘컨’용선료는 물론 부정기선 운임지수도 초강세
근해항로 정기선 시황은 치열한 집화경쟁에 주춤
사스(SARS) 괴질의 확산으로 인해 홍콩, 중국발 경제 먹구름이 세계 경제를 강타하는가 하면 이라크 전쟁으로 유가급등, 선박운항 위축 등은 해운시황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기 컨테이너선 시황과 부정기 유조선, 건화물선 시황이 예상과는 달리 호황세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라크 전쟁이 조기 종결됨으로써 세계 경제의 거대한 불확실성이 없어졌고 이라크 복구사업 특수 등 호재 등이 해운업계의 시황 호전을 더욱 가속시킬 것으로 보여 기대가 된다. 물론 정기 컨테이너선 부문의 경우 북미, 구주, 호주 등 일부 원양항로를 중심으로 선복감축 등의 영향을 받아 스페이스 부족현상이 나타나면서 선사들의 운임회복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등 호황세의 득을 톡톡히 보고 있으나 동남아나 한일 그리고 중국항로의 경우 물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워낙 취항선사들이 많다보니 선사간의 단합이 꽤나 어려운 실정이어서 운임 출혈경쟁에 원양항로의 호황세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안타깝게 지켜봐야 하는 형국이다.
미서안 항만파업이 오히려 시황회복에 큰몫
정기 컨테이너선 시황의 호전은 미 서부항만 노무자들의 파업으로 인한 선사들의 스케줄 변동에 따른 자연스런 선복감축이 주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 서안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자 동안서비스 등을 시도했던 선사들이 운항비용 과다로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선복을 줄이는 고육책을 택했던 것. 아울러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북미, 구주항로 등 선복과잉 문제가 되고 있는 항로에서 선복이 감축되면서 정기선 시황에 파란불이 켜졌던 것이다. 선복이 부족한 항로의 경우 스페이스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운임인상을 계획했던 선사들로선 강력한 우군을 얻은 셈이다. 매년 정기적으로 인상되는 GRI(기본운임인상)의 원활한 실시와 유류할증료 인상 적용도 하주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현재로선 큰 무리없이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선복부족현상을 부추긴 것은 외국선주들이 한국내 선복 할당량을 줄여가고 있는 것도 한 몫 거두었고 이는 곧바로 하주들에게 스페이스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안게 했다. 국제해운대리점사들로선 중국물량의 폭증과 함께 상대적인 운임우위에 있는 중국물량 선적을 위해 외국선주들이 한국내 할당하는 스페이스를 줄여가고 있어 전체적인 대리점 수입면에서 보면 다소 애로가 있을 수 있지만 운임회복 측면에서는 걸림돌이 제거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수출물량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수입물량은 예전처럼 기준치에도 못미치고 있어 공컨테이너 부족난이 심화되고 있다. 컨테이너기기 관리분야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과거 우리나라가 컨테이너를 제작했을 시 리스사를 통해서 선사들이 프리데이(free day) 최고 60일까지 보장 받은 시절도 있었으나 요즘에는 컨테이너 제조가 대부분 중국시장으로 넘어가 한국에서 부족한 컨테이너를 리스사를 통해 확보하려면 이동비용 등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어 제대로 리스를 받지 못하고 있고 단기 리스는 해주지도 않는 실정이다. 더구나 최소 200일 정도는 빌려써야 하는 장기간 계약이 보통이라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수입이 수출에 50%도 되지 않아 공컨테이너 부족현상이 더욱 심각하다.
이러다 보니 공컨테이너가 없어 화물을 싣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운임이 가장 저렴한 지역중의 하나이기에 공컨테이너가 부족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비책이 별로 없다는 것. 필리핀의 경우는 인바운드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공컨테이너가 쌓여 있어 이를 배로 싣고 와서 컨테이너 부족을 메울 수도 있지만 한국화물의 운임 메리트가 적어 될 수 있는 한 이런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공컨테이너 부족난 심화
해운업계의 최근 호황세는 취항항로나 업종 등에 있어 체감경기가 다른 것도 사실이다.
미주, 구주,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선주들의 견해와 외국선사 대리점사들의 얘기는 다소 다르다. 대리점사들의 경우 워낙 한국에서의 운임이 낮다보니 외국선주들이 한국에 주는 할당량을 줄이고 물량이 폭증하고 있는 중국에 할당량을 늘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수입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하주 입장에선 선복이 줄다보니 스페이스 잡기에 그만큼 힘들어져 어느 면에선 해운선사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어느 항로를 뛰고 있으며 국적선사, 선주사냐 대리점사냐 그리고 포워더에 따라 체감경기는 많이 다른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숫자상으로나 지수상으로 금년들어 해운시황이 세계경제의 악재가 산적한 가운데서 예상외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일이다. 올 연초부터 3월말까지 24.4% 상승한 컨테이너선 종합용선지수(HR)가 4월 첫주에는 800까지 육박하는 상승세를 보인데 이어 둘째주에는 800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HR지수 800수준은 호황기에서 하락세로 반전한 2001년도 같은 시점에 비해서 높은 수준이며 시황이 강세였던 2000년도 같은 시점대비 3%정도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4월이후 5월부터는 본격적인 운임인상도 예정된 상태여서 상승세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화물선(부정기선) 운임지수 BDI는 최근 2000을 넘어서는 초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 수준은 시황이 가장 호조세를 보였던 지난 95년도 수준과 비슷한 상황이며 2001년 4/4분기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는 중국과 유럽의 철광석 수송증가등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BDI의 지속적인 상승세는 선박을 용선한 후 재용선하는 사업 또는 선박을 미리 확보한 상태에서 운송을 하는 사업의 경우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유가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부과하던 유류할증료는 최근 유가가 하락했지만 당분간 지속적으로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유류할증료가 유가상승에 따른 부담을 100%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해운업체들의 실제적인 이익개선은 유류할증료가 유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부괌됨에 따라 2/4분기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성수기 할증운임에 대한 협상을 진행중인데, 현재 컨테이너선 시황이 해운선사들의 주도로 움직이고 있음에 따라 TSA가 제시한 요율이 부과될 예정이다. 올해 운임인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되는 등 컨테이너선사들의 수익성은 2002년대비 대폭 개선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철광석과 곡물 등을 수송하는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지난 4월 8일 2천22포인트를 기록, 99년 11월 BDI가 생긴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운임의 높고 낮은 정도를 나타내는 벌크선 운임지수는 화물 종류와 선박크기 등을 고려해 산출하는데 통산 1천포인트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 1월 톤당 17달러였던 극동~아시아간 곡물 수송운임이 최근 31달러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BDI(Baltic Dry Index)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회복국면에 들어서 3월 1천포인트선을 회복한데 이어 11월 1천5백, 12월 1천7백대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현대상선 한 관계자는 아시아지역이 세계의 산업기지로 부상하면서 벌크선 화물의 물동량이 계속 늘고 있지만 올해와 내년에 투입될 예정인 벌크선 선박규모는 예년의 절반수준에 불과해 운임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선시황은 4월이나 5월에 가야 성수기로 돌아서 서차지등을 적용하지만 올해는 예상보다 빨리 성수기를 맞은 셈이다. 작년말과 올초까지 일부 선사들의 서비스 중단으로 자연적으로 선복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졌으나 상황이 좋아지다 보니 다시 선사들의 서비스 재개가 이루어지고 있고 일부선사들은 8천TEU급 컨테이너선의 발주 등 선박 발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
KMI의 최중희 부연구위원은 “유조선시장의 경우 WS가 전쟁특수로 한 때 유례없는 대 호황을 보았고 현재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으나 지난 2000년 단일선체 선박 조기퇴출설로 최고치를 달했던 시기와 한 때 버금가는 높은 운임률을 기록했었다”고 밝히면서 “건화물선의 경우도 지난 94년 최고치 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운임률이 크게 올라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정기선의 경우 미서부 항만파업으로 파나마운항 통과료 인상, 미동안 올워터(All Water)서비스의 운항경비 과다등으로 미주 서비스를 일단 중지하기도 했던 선사들이 스케줄을 맞춰가며 서비스 재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H선사 모 사장은 한일, 한중, 동남아항로의 경우 취항선사들이 너무 많다 보니 단합이 안돼 배럴당 30달러를 훨씬 웃도는 시기에도 유가할증료를 받지 못하는 수난을 겪었고 물량도 미증에 그치고 있어 주요 선사들은 고육책으로 선복감축을 통한 공동운항을 통해 규모의 운항과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항로의 경우 1~3월의 경우 회계연도 막바지 기간이기 때문에 투자가 약화됐기에 전반적으로 시황이 안 좋은 시기라는 것이다. 한중간 취항선사가 23개선사에 이르고 있고 한일간 취항선사도 13개사에 달해 원양선사와 같이 조기 단합이 안되는 것이 시황을 어렵게 하고 운임회복을 더디게 하는 주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일항로의 경우 의장사인 고려해운과 부의장사인 흥아해운이 가나자와와 니이가다항로에 4척의 배를 투입해 주 2항차하던 것을 큰배로 대체해 양측이 각 1척씩 두척을 투입해 주 2항차 공동운항을 함으로써 소석률을 높이고 운임률을 회복시키는 성공적인 운항체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남아항로도 이라크전이전에 동남아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이 공동운항을 통해 3척의 선박을 감축해 운항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원양항로 중 특히 올들어 호황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 호주항로다. 호주항로는 예전에는 선복과잉에 물량감소로 취항을 꺼렸지만 잠재력있는 항로인 점을 감안해 주요선사들이 대거 서비스하는 항로다. 호주항로는 작년 후반기부터 노정된 물량증가가 올해도 유지되고 있어 황금시대를 맞고 있다.
근해선사 공동운항 최대 활용
이처럼 호주향 화물이 급증하게 된 원인은 내수재고의 소진에 따른 것이라고 선사측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때까지 증가세를 보이던 호주향 수출화물은 올림픽이후로 감소세로 급선회했다. 이는 올림픽을 계기로 활발한 신장세를 보였던 물량들이 누적됨에 따라 호주내에서 재고소비추세로 돌아선 까닭이다. 대신 올림픽까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물량탓에 선복량은 늘어날 때까지 늘어나 물량감소에 따른 운임추락은 불가피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이런 재고물량들이 몇 년동안의 소비로 거의 바닥을 드러냈고 이를 계기로 다시금 증가세로 돌아서게 됐다. 올 물량에 대한 취항선사들의 전체적인 평가는 꾸준한 증가세다.
특히 호주지역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석유화학제품, 종이류, 자동차부품 등이 물량증가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화물은 공산품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호주항로의 운임인상은 하주와의 특별한 마찰없이 순조롭게 이루어 지고 있다.
운임인상이 이처럼 하주들과 원만한 타결을 이룬 것은 올 한해 선복투입은 계획이 없으나 물량은 한국발 10%, 중국발 화물은 15%정도 늘어날 것이란 예측과 함께 그간 호주항로 운임이 바닥세였다는 인식에 선사와 하주가 합의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에 이어 2차 운임인상이 7월 1일부로 실시될 예정인데, 선사측은 구제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그 시한은 7월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4월 1일부로 인상된 유가할증료도 제대로 징수되고 있다. 현재의 호황이 계속되리란 전망이 절대적인 가운데 현재처럼 10~15%의 꾸준한 증가세가 유지된다면 피크시즌인 6월경엔 극심한 스페이스 부족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주요 항로에 스페이스 부족난이 심화되고 있어 하주협의회를 중심으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현재 상황은 공급자인 선사가 주도하는 시장패턴이라는 점에서 하주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하주들의 경우 공급자 원칙에 의해 시장운임이 정해지고 있어 빅5 하주들이 협조해 같은 종류나 지역 물량을 묶어 바게닝 파워(협상력)를 높이고 중소하주들도 하주협의회의 지원하에 최대한 협상력을 높여가는 네고 방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로선 별다른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하주협의회측이 입장이고 보면 올 하주들의 해상운임 비용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성수기와 운임인상 이전 선적을 위해 북미취항 국적선사에 부킹하면 1~2주일정도 지연되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라며 국적선사의 선복부족현상이 심각한 실정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하주측, 협상력 높이는데 진력
해운시황의 호전에 힘입어 조선업계도 최근 초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작년 사상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선박가격이 최근들어 상승세를 지속해 대규모 수주행진으로 조선업계에 호재가 겹치고 있다. 특히 이라크 전후복구사업이 본격화되면 물동량 증가에 따른 해상운임상승과 발주 증대로 선가 상승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국의 클락슨에 의하면 유조선의 경우 30만DWT급 초대형 유조선(VLCC) 수주가격은 작년 9월 6천250만달러로 바닥을 친 후 상승국면으로 돌아서 올들어 1~2월 6천550만달러, 지난달에는 6천600만달러를 기록, 6개월 사이에 350만달러나 상승했다.
15만DWT급 수에즈막스급 유조선도 작년 8~11월 4천300만달러로 최저가를 기록했으나 11만DWT급 아프라막스급과 4만DWT급 핸디막스급 유조선도 지난달 각각 3천650만달러, 2천850만달러로 최저가때보다 크게 올랐다.
벌크선의 경우 17만DWT급 케이프사이즈 수주가격이 최저점이었던 지난해 7~8월의 3천400만달러이후 계속 상승, 지난달에는 3천8백만달러로 최저치에 비해 4백만달러 올랐고 3만DWT급도 작년 2월 1천380만달러로 바닥을 친뒤 지난달에는 2월에 이어 1천550만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컨테이너선도 3천500TEU급과 1천100TEU급이 올들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각각 3천330만달러, 1천570만달러 수준을 계속 유지, 작년 하반기의 바닥세를 탈피했다. 다만 액화천연가스선(LNG선)은 작년부터 이어진 발주량 저조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12월 1억5천만달러로 바닥을 쳤으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바닥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사상 최대수준의 수주로 초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업계로선 환율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에 더해 선가 회복세까지 계속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선박가격은 작년 중반경 세계 조선시황 침체로 바닥을 쳤으나 작년 11월 발생한 스페인 유조선 침몰사고이후 발주 증가 및 운임상승기대 등으로 조금씩 상승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더욱이 최근들어 해상 운임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이라크 전후 물동량 증가에 따른 컨테이너선 등 선박 수요증대가 예상도고 있어 이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라크 전쟁의 조기 종결과 북핵문제의 해결점이 부각되면서 우리 경제사정이 앞으로 회복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중단됐던 서비스의 재개, 선박의 새로운 발주와 건조등으로 선복이 어느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금년에는 하반기에도 호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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