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28 14:21
가을의 찬바람에 추위를 느낄정도로 국내 해운업계 시황이 예사롭지 않은 침체국면을 예고하고 있어 걱정이 된다.
세계해운경기도 미 서부항만 폐쇄 후유증이 예상외로 오래가고 있고 미국의 이라크 공격 임박설, 발리테러사태 등 해운시황에 악재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어 희망적인 얘기들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같은 세계 해운경기에 민감한 것이 우리 해운계 사정이지만 최근의 전반적인 경기침체는 현대상선을 비롯한 외항업계, 국제복합운송업계, 해운대리점업계 그리고 해운중개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황의 내리막길을 보여주고 있어 염려되는 바 큰 것이다.
우리나라 최대 해운시장인 미국과 중국지역의 경우 미서부항만 폐쇄조치등으로 선사나 하주 모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고 이에 덩달아 복운업체들도 선사와 하주사이에서 애를 태우고 있다. 해운대리점사들의 경우 미국이나 중국지역 수송물량 할당량이 한국해운시장 운임의 저가로 인해 줄어들고 있어 수수료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해운대리점사들로선 진정 사양화의 길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개방화시대에 걸맞게 세계 주요선사들은 대부분 한국시장에 직접투자하는 지사체제로 전환해 영업에 나서고 있어 해운대리점업계의 판도는 이미 상당히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 현지투자가 안된 대리점사들도 할당량이 늘지 않고 있어 고심이다.
복합운송업계는 등록제로 바뀌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업체들간의 집화경쟁으로 한쪽에선 도산되고 또 한쪽에서 새로 회사가 설립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내실있게 외형을 키우면서 급성장해 온 업체들도 상당수 있지만 최근에는 좋지 않은 루머로 인해 민감해진 상태다.
한정된 해운시장에서 전문화나 별다른 노하우 없이 뛰어들기 쉬운 사업이 복합운송주선업이다 보니 업체수는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하주들도 선택적인 양질의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싼값에 집화해 클레임을 당하는 포워더들은 앞으로 생존전략을 다시 짜야 할 것이다.
글로벌시대, 무한경쟁시대의 가장 노출된 분야가 해운시장이고 보면 해운기업들은 내실있는 재무구조를 다지고 인재 양성과 서비스 개발에 조금이라도 소홀이 할 경우 언제 경쟁에서 도태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며 중장기적인 경영전략하에 기업을 운영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주먹구구식 경영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것이 국내해운시장이다.
세계해운경기는 내년에도 결코 쉽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세계정기선, 부정기선 해운시장의 침체가 단기적인 부침과 함께 장기적으로도 선복과잉이나 세계 주요국가들의 경제 성장률 둔화로 갑작스레 회복될 기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이 강구돼야 한다.
우리 해운기업들의 맹점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문성이나 새로운 서비스 개발의 부재에 있다. 이젠 세계속의 한국해운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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