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8-23 10:51
올 상반기 회복세를 타던 해운업계가 파나마 통행료 인상과 고유가 등 잇따른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나마 정부는 22일(한국시각) 각국 선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나마 운하 통행료를 오는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올려 내년 7월까지 총 12.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국내 외항선사들이 파나마 운하 사용료로 지불한 금액은 모두 3천660만달러(약 470억원)에 달한다. 해운업계는 파나마 정부의 이번 조치로 연간 470만달러 (약6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유가는 장기간 오름세가 이어질 경우 해운경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미국 서부텍사스 중질유는 최근 배럴당 30.35달러(9월물)를 기록, 1년 6개월 만에 최고 가격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선박 연료로 쓰이는 벙커(380CST) 가격도 큰 폭으로 올라 21일에는 t당 170달러(싱가포르 기준)까지 뛰었다. 이는 2000년 10월 t당 182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지난달 평균 가격에 비해서는 8달러 이상 올랐고, 지난 4월 이후 꾸준히 t당 16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도 벙커 가격은 157달러에 그쳤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대형 선사들의 경우 작년보다 평균 30달러 가량 벙커 가격이 오르면 연간 약 700억원 가량의 유류비 부담을 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소 선사들도 벙커 가격이 계속 오르면 적어도 수 십 억원의 비용 부담을 안게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벙커 가격이 계속 오르면 화주들과 부담을 나눠질 수 밖에 없어 운임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그러나 최근에 운임을 올린 상황이라 선사의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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