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5-28 13:13

역동적인 한국, 좋습니다

1996년 12월 영국의 P&O와 네덜란드의 Royal Nedlloyd가 50:50의 지분 투자를 통해 양 사의 정기선 사업을 대표하는 합작회사 형태로 설립한 P&O Nedlloyd.
2002년 5월 9일 기준 총 385,038TEU의 150여 척 선박을 소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컨테이너 선사이기도 한 P&O Nedlloyd는 70개 항로를 통해 매년 3백만 TEU의 물량 운송을 담당하고 있는 거대 선사이다.

한국에서 교과 과정을 마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역사시간에 언급된 ‘하멜’(Hendrik Hamel)이라는 이름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외교 통상 관계가 주로 일본, 중국 등 한반도 인근 국가들에 제한되어 있던 시절인 효종 4년, 1653년. 하멜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소속 상선 ‘스페르웨르’의 서기로 대만을 거쳐 일본 나가사키로 가는 도중 일행 36명과 함께 제주도에 표착하였다. 이후 그는 서울로 압송되어 훈련도감에 편입되기도 하고, 전라 병영·전라 좌수영 등에 배치되어 잡역에 종사하다가 1666년 7명의 동료들과 탈출하였다. 그 후 일본을 거쳐 1668년 네덜란드로 돌아갔다고 전해지는데.
당시 제주도에 표착하였던 37명의 사람 중 유독 하멜의 이름이 교과서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귀국한 후 억류 생활 14년을 적은 ‘하멜표류기’라는 기행문을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의 지리·풍속·정치·군사·교육·교역 등을 유럽에 알린 최초의 문헌으로 한국 내에서 그 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 비록 유럽내에서는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책들 중 한 권으로 파묻히고 말았지만.

P&O Nedlloyd 한국지사 알브레트 뮤센(Albrecht Meeusen) 부사장은 한국에 온 지 1년을 갓 넘긴 아직은 한국 생활 ‘신참내기’네덜란드 사람이다. 본부로부터 한국 주재 명을 받고 1년 반 정도 생활하였던 인도네시아를 떠나 가족과 함께 한국 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열대 지역을 떠나 미지의 장소인 서울에 도착했을 때 반팔 차림의 뮤센 부사장 일가족을 맞아 주었던 것은 작열하는 태양도, 그늘을 시원하게 드리운 야자수도 아닌,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폭설이었다. 뮤센 부사장이 한국에 도착했던 2001년 2월 15일은 서울 지역이 몇 십 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23센티미터 폭설로 교통 대란이 일어나고 도시 전체가 하얀 눈 세례를 받은 날이었다.
한국과 인상적인 첫 대면식을 치룬 뮤센 부사장은 P&O Nedlloyd 한국 지사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Business Manager’라고 소개했다. 일주일마다 영업 마케팅, 재정, 선박 운항 등 각 해당 부서 사람들과 돌아가면서 갖는 회의를 통해 선박 운임, 회사 재정 상태 등을 파악한다.

-매주 월요일마다 가지는 영업 마케팅 회의에서 부사장님께서 가장 중점을 두시는 부분은 어느 곳인가요?
“비밀이라 말씀드릴 수 없는데요(웃음). 영업 마케팅 회의를 할 때마다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고객으로부터의 소리’입니다. P&O Nedlloyd는 세계 제 일의 선사로 고객들로부터 인정 받기 위해 늘 고객이 주는 피드백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 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낀다면 당연히 그 불편을 고쳐 주어야겠지요. 이렇게 (고객들로부터) 지적된 사항들을 그때 그때마다 신속하게 개선함으로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높여 나가고 있습니다.”

뮤센 부사장은 신속한 애로사항 처리 외에도, P&O Nedlloyd의 다양한 서비스와 신조선들, 빠른 서비스 트랜짓 타임, 새로운 설비 등으로 화주들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선박의 대형화와 고속화로 정기선사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P&O Nedlloyd가 자랑하는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희 회사가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분야가 화물 추적·화물 예약 시스템(Booking)·선하증권 발행 등을 수행하는 ‘E-Commerce’ 분야입니다. 그렇기에 지난 2월 27일 E-Commerce 해운 분야에서 P&O Nedlloyd가 수상한 “Korea Web Awards 2001”는 저희로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상이었습니다“.

P&O Nedlloyd가 자체 제작한 ‘E-Commerce’ 매뉴얼 CD를 실행시키면 시스템의 성격을 설명해 주는 세 단어가 등장한다. ‘Secure’, ‘Efficient’, ‘Simple’.
화물 추적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수행하는 화물 예약 작업이나 선하증권 검색 및 출력작업 등은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이들 작업을 가능하도록 해 주며 화면을 통해 계속적인 점검 작업을 함으로 그만큼 실수 가능성과 전화, 팩스 작업의 수고를 덜어준다. 그러나 새로운 것에 대해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게 마련.

“한국은 인터넷 사용자 수가 세계적인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쇼핑몰에서 물건을 삽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화주들이 인터넷을 이용해서 화물 예약을 한다거나 선박스케쥴 등을 알아보는 수준은 상당히 미비한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대해 도전하기 보다는 오랫동안 해 왔던 습관대로 먼저 전화를 걸어 그들이 필요한 정보를 물어 봅니다. 그러면 저희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제공해 주는데 말이지요. e-commerce는 사용자가 이용하기에 상당히 간단한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과 정말 인상적인 첫 만남을 하셨는데요. 1년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관찰하신 한국사회를 특징짓는 키워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글쎄요. 짧은 시간 동안 제가 본 한국은 전이(transition) 단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이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이동해 가면서 단기간에 놀라운 발전을 이루다 보니 한국사회 자체는 변화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교적인 그래서 조금은 폐쇄적이고 경직된 전통 사회의 형태에서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회로의 이동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변화(Change)”는 뮤센 부사장이 진단하는 오늘날 한국 사회 키워드이다. 이러한 변화의 모습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정부의 모습이라고.

“현재 한국 정부는 외국사람들을 초청해서 여러 분야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서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닫혀져 있던 마음들이 이제는 외부로 향해 활짝 열린 것이지요. 일례로 해운 분야와 관련해서, 현재 한국 내 16개 외국 선사들로 구성된 모임이 있습니다. 이 모임은 외국 선사들이 한국에서 활동할 때 불편한 제도 등을 해양수산부에 건의하는 일을 하고 있지요. 우리 모임에서 건의되는 사항들은 해양수산부에서 상당히 열린 자세로 수용되며 또한 향후 빠른 결과 처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전통과 배경에서 흘러나오는 동·서양의 사고. 예로부터 어른에 대한 공경을 으뜸으로 삼았던 동양의 윤리와 상호간의 존중을 우선시한 서양의 윤리는 시공의 한계가 없어진 요즈음에도 서울의 사무실 안에 공존한다. 물론 자기만의 개성과 합리성, 개방성으로 무장한 요즘 한국의 신세대들에게도. 뮤센 부사장을 만나면 직함 대신 이름을 부르며 (서양식으로) 손을 번쩍 들며 인사하는 회사 내 직원들이 한국인 상사에게는 직함을 부르며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모습이 서구화된 한국 사회 속에서 뮤센 부사장이 발견하는 동양적인 요소라고.

- 상당히 다양한 업무 분야를 총괄하고 계시는데요. 대학교 전공은 무엇을 하셨는지요?

“MScBA(Master of Science in Business Administration), MTL(Master in Transportation and Logistics), CEMS(Community of European Management Schools) 등 3개 부분에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는 일 많은 뮤센 부사장이니 남들보다 받는 스트레스도 당연히 많을 것이라 추측하고 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물어보았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스트레스 무(無)’. 한국이라는 작업 환경 속에서 남보다 갑절의 일들을 해내야 하는 뮤센 부사장에게 왜 스트레스가 없으랴마는, 그는 독서와 스포츠 등을 통해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낸다고.
원격 시스템을 통해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아내 Eva, 이제 4살 반이 된 Josephine, 1살 반이 된 David과 함께 여유 시간이 나면 외출을 하거나 시간을 함께 보내는 등 일상의 가장으로 돌아가는 뮤센 부사장. 처음 한국에 발령 받았을 때, 친지들은 지구 반대쪽 동양의 자그마한 나라로 떠나야 하는 뮤센 부사장을 동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친절한 한국 사람들에 둘러 싸여 사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뮤센 부사장은 서울이라는 대도시 내에 공존하는 아름다운 고궁들을 발견하였고, 분명한 사계절을 느끼게 되었으며 계절마다 올라오는 다양한 먹거리들에 어느새 한국을 무척이나 좋아하게 되었다고.

처음 한국과 인연을 시작한 ‘하멜’로부터 한국 축구 대표팀을 맡고 있는 히딩크 감독에 이르기까지 350여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국과 네덜란드를 이어주는 많은 연결 점들이 생겨났다. 그 연결 선 어느 가운데 있을 P&O Nedlloyd의 뮤센 부사장. 본국으로 돌아가 한국을 회상할 그 어느 날, 한국에서의 이 시간들이 아름다운 시절이었노라고 추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백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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