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03 16:18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 1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개월째 줄었으나 감소폭이 둔화되면서 약한 회복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내년 1.4분기까지는 세계경기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접어드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회복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현재 수출누계는 1천388억달러, 무역수지 흑자는 90억3천500만달러를 기록, 올해 전체 수출입은 각각 11% 안팎씩 감소한 1천530억달러와 1천430억달러 수준을 보이면서 무역수지 흑자 100억달러를 달성하는데 만족해야 할 전망이다.
◇ 미국시장 테러쇼크 벗어났나 = 9.11 참사 이후 최대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10월에 25.4%나 감소하면서 `테러 쇼크'를 그대로 반영했지만 11월에는 20일까지 12.1%의 감소율로 올 10월까지의 감소율(-14.9%)보다 낮은 수준으로 회복됐다.
산자부는 미국의 소비심리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조짐을 보인 것으로 해석했으나 12월 실적을 봐야 추세를 점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다른지역의 10월과 11월 실적을 비교해 보면 일본 -29.5 →-24.9%, 중국 -7.7 →-11.8%, 유럽연합 -25.1 →-24.5%, ASEAN -21.3 →-20.7% 등으로 아직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 무선통신기기 호조 = 올해 처음으로 5대수출품목에 진입한 무선통신기기는 11억8천만달러 가량을 수출,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무려 31% 가량 늘어난 것은 물론 10월(10억5천만달러)보다도 많아져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자동차 역시 대우차의 부진 속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약진이 거듭되면서 10월의 12억2천만달러에 이어 11월에도 12억8천만달러를 선적했고 가전제품도 10월의 5억7천만달러보다 많은 6억달러 가량을 내다판 것으로 추정됐다.
섬유류도 10월의 11억3천만달러에서 지난달에는 13억달러 규모로 늘었다.
반면 반도체는 현물가격이 다소 상승했는데도 장기공급가격에 당장 반영되지 못하면서 52% 감소한 10억4천만달러에 머물렀고 컴퓨터도 24% 줄어든 9억8천만달러에 그쳤다.
특히 자동차와 함께 수출을 주도했던 선박이 최근 경기불황에 따라 인도시기를 늦춰달라는 선주들의 요청이 늘어나면서 11월에 5억5천만달러를 기록, 34% 감소했다.
◇회복 신호 이어질까 = 올 수출 증감률은 지난 2월 5.1% 증가 이후에 3월 -2.1%, 4월 -10.3%, 5월 -9.1%, 6월 -15.1%, 7월 -21.1%, 8월 -20.4%, 9월 -17.6%, 10월-20.1%, 11월 -16.3% 등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월에는 테러사태를 딛고 감소율이 상당폭 개선됐지만 12월과 내년 1월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도체의 경우 D램 가격이 내년초부터 크게 호전될 것이라는 관측을 찾아볼 수 없는데다 컴퓨터도 11월 들어 윈도XP 출시의 효과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11월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해고 급증과 구매력 하락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7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점도 미국시장에 대한 회복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가입과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는 벌써부터 시장을 달구면서 내년 2분기부터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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