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역 제재에 대응한 우회 수출이 급증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멕시코 컨테이너 서비스를 잇따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8월부터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의 품목을 대상으로 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최고 100%까지 높이겠다고 예고하자, 화주들은 제재를 피하고자 멕시코로 보내는 화물을 늘리고 있다. 중국은 2018년 미중 무역분쟁 이후 베트남, 멕시코 등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로 미국의 무역 제재에 대응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멕시코로 보내지는 화물이 늘면서 선사들의 신규 노선 개설이 이어지고 있고 소석률이 내려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중남미를 오간 물동량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한국-멕시코 물동량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한국-중남미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22만TEU 대비 3.2% 줄어든 21만3000TEU로 집계됐다. 수출은 7% 줄어든 14만5000TEU인 반면, 수입은 6% 증가한 6만8000TEU로 나타났다.
중남미 지역 상위 5개국 전체 화물량은 1년 전 같은 시기 15만6000TEU 보다 1.3% 줄어든 15만4000TEU였다. 지역별로 보면, 물동량 1위 국가인 멕시코가 전년 대비 10% 증가한 8만2000TEU를 기록했다. 반면, 2위 칠레는 11% 감소한 3만1000TEU, 3위 페루는 6% 줄어든 1만3000TEU였다.
컨테이너선사들은 수요 증가에 발맞춰 아시아-멕시코항로를 잇따라 개설했다.
우리나라 HMM은 일본 컨테이너선사 ONE과 손을 잡고 중국과 우리나라, 멕시코의 항만을 연결하는 FLX(Far East Latin America Express) 서비스를 8월 중순 개시한다. 스위스 선사 MSC도 우리나라 부산항과 남중국 멕시코를 잇는 달리아(Dahlia) 서비스를 8월 초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홍콩 OOCL은 아시아와 멕시코를 연결하는 TLP5를 지난 5월 열었다.
운임은 하락세를 띠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7월19일자 상하이발 산투스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212달러로, 전주 8760달러와 비교해 6.3% 내리며 2주 연속 떨어졌다. 한 달 전 운임인 8263달러와 비교하면 소폭 하락한 수치다.
한국발 운임도 7월 중순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7월22일자 부산발 남미 동안행 수출 운임(KCCI)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전주 9319달러 대비 1.5% 하락한 9179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남미 서안행 운임도 7310달러에서 6% 떨어진 6870달러를 기록했다. 동안과 서안 모두 2주 연속 하락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동안은 9% 인상된 반면, 서안은 5% 하락했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주요 컨테이너선사들의 한국발 브라질 산투스행 공표 운임은 7월 현재 TEU당 8300~9500달러로, 전월 7642~9202달러와 비교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편, 장마철이 도래하면서 파나마운하 통항 정상화는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해운업계는 8월 초 일일 통항량이 가뭄 이전 수준인 35회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나마운하청(ACP)은 장마철이 도래하자 예정보다 빠르게 흘수 제한을 완화했다. 일일 통항량을 7월11일부터 33회로, 7월22일부터 34회로 확대했다. 선사 관계자는 “파나마운하 통항 이슈는 거의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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