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3 00:00

특별기고/ 선박관리산업 현주소 ‘떠나는 감독직’ (2)

DSI마리타임파트너스 이상조 대표
몸에 맞지 않는 윤리경영이 사태 악화


얘기가 좀 길어졌지만, 아주 중요한 현상인 것은 분명하다. 그 이후에 등장한 그들의 전가의 보도… ‘윤리 경영 이야기’의 서막이기 때문이다.

윤리적으로 경영하겠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오래된 회사일수록 깨끗하지 못한 측면이 있게 마련이다. 필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윤리 경영 교육을 들어보면서 생각보다 의미심장한 이론에 감탄한 적도 있었다.

여러 차례 감사(Audit)도 받았다. 더러 우리도 인지하지 못했던 부끄러운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받아들이고 개선해 나가야 했다. 시스템 개선이라는 처음의 기대와는 다르게 사람을 타깃으로 남발되는 징계에도, 대책 수립 과정에 컨트롤 타워(지금도 누구였는지 잘 모르겠다.) 간 충분한 소통이 없는 건 아쉬웠지만 오래된 업이니만큼 변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윤리 경영이라는 이름의 보고서들이 수도 없이 생산되면서 어느 날 구매실, 구매본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더 재밌는 것은 기존 선박관리업체, 감독들이 주도하던 구매(기부속, 선용품, 윤활유 등) 업무가 모회사로 이관되거나 해운회사 주도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자기들이 하면 윤리적일 거라고 판단한 듯하다. 

다시 얘기를 처음으로 돌려본다. 이러한 변화는 감독들의 책임과 권한 중 권한만을 대폭 축소시켰다. 더 이상 구매와 보급에 대한 감독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 구매 조직 역시 감독 의견은 ‘참견’일 뿐이다. 윤리적인 거래(어떤 근거인지 모른다.)와 대량 구매를 통한 단가 경쟁력 확보…. 써서 붙이지만 않았지 무슨 가훈(家訓)인가 싶을 정도다.

이제 감독들도 구매 보급에 더 이상 관심이 없다. 무엇이 언제 어떻게 보급이 될지, 보급 비용은 얼마나 발생할지, 얼마나 긴급한 상황인지 남의 일이 됐다. 그런데도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모두 담당 감독의 책임이란다.

윤리 경영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면 이렇다. 법적 준수와 도덕적 기준을 우선 가치로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반대로 업무 효율성과 직원 사기, 그리고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업무 환경을 저해한다면, 반쪽짜리가 아닐까.(선박관리 자회사에 다닐 때 컨트롤 타워가 누구인지 몰라 이 얘길 하지 못했다.)

얼마 전 공사에서 주최한 선박관리 CEO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세 분이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사람이 없습니다. 다들 선사를 선호하지 관리회사에 오지 않아요.” “3D 직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긋하신 대표님의 말씀을 듣고 다른 대표님들은 어떤 말씀을 할지 궁금했다. 하지만 나머지 두 분의 말씀도 딱 여기까지였다. 

“대표님, 사람이 없다는 건, 현상일 뿐 문제의 본질이 아닙니다.”

 


 
이제 문제점을 파악해 보자. 감독 자원의 원천은 해기사라고 했다. 감독 부족이 해기사 씨가 마른 일본이나 미국, 유럽 국가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면 애당초 이런 고민은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선박관리는 사람으로 하는 사업, 특히 감독은 핵심 인력(Key Personnel), 그런데 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 (물론 누군가는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자, 누군가 이러한 현상에 ‘왜’란 물음을 던져야 한다. 

최근에 읽었던 책의 글귀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했는데 토끼가 졌습니다. 물도 아닌 뭍에서 말이죠. 토끼의 자존심은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Why? 토끼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요. ‘낮잠을 자서’라고 답하시는 분이 부디 없었으면 합니다. 문제의 본질은 ‘토끼의 자만심’이었습니다. 문제를 알면 해결책을 찾는 건 거저먹기라고 했습니다.”

▲워라밸(Work & Life Balance) 박탈감: 세대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밤낮 없고 주말 없는 직업은 이제 어느 산업군에서도 인기가 없다. (‘상대적인 감정’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고 특히 선박관리산업에서 감독은 핵심적인 위치다. 

▲직업적 자긍심(Professional Pride) 하락: 필자가 처음 선박관리회사에 근무할 당시만 해도 감독의 권한은 막강했다. 수리, 보급, 선원 교대나 평가까지, 본선의 안전 관리 시스템 전반을 감독이 판단하고 실행했다.

물론 해외 대형 관리회사들은 지금도 이러한 시스템 하에 있다. 혹자는 “한국 감독들은 그럴 능력이 안 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굳이 안 해도 되는 일에 능력을 키울 사람이 있을까?

▲보상 구조(Role-based Compensation)에 대한 불만: 해양계 대학을 졸업하고 비슷한 승선 경험을 가진 해기사들이 선박관리회사로 이직을 하면, 똑같은 급여나 처우를 조건으로 공무감독, 운항감독, 구매·보급 담당, 해상 인사 관리, 안전 품질 관리 등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감독직이 급여는 같으면서 업무는 힘들다 보니 “왜 나만 감독이냐”는 불만이 자연스레 생긴다.

솔직히 말해서 이 얘길 처음하는 것이 아니다. 현직에 있을 때도 사업을 시작한 후에도 많은 선후배들에게 떠들어 댔다. 필자가 짚어낸 위의 세 가지가 감독이 부족한 원인의 전부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마저 인정하지 못한다면 해답은 미궁일 수밖에 없다. 문제점을 알았으니 해결책을 찾는 건 거저먹기다.

<계속>

이상조 대표는…
한국해양대학교 기관공학과를 졸업하고 벌크선과 자동차선에서 승선 근무했다. 배에서 내린 뒤 대형 선사와 선박관리 자회사에서 해사 업무를 담당해 오다 올해 선박관리회사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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