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선사들이 장기 수송 계약을 확대한다.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선복을 확보하려는 화주 요구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노르웨이 자동차선사인 호그오토라이너스는 글로벌 자동차기업과 5년 기간의 장기 운송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멕시코에서 생산된 완성차를 중동으로 수송하는 내용이다. 계약 금액은 1억달러(약 1380억원)를 웃돈다.
호그 안드레아스 엥거 대표(CEO)는 “대서양과 아시아 수출항로는 우리가 가장 우선시하는 항로”라며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중동항로에서 고객이 우리를 굳게 신뢰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앵거 대표는 “탄소 배출을 저감한 운송수단을 고객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한 결과 2008년 대비 40%가량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며 “올해 연말엔 일반 PCTC보다 탄소 배출량을 절반 이상 저감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선(PCTC) 오로라 클라스를 인도받는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노르웨이·스웨덴 합작 자동차선사인 왈레니우스윌헬름센은 산업용 장비 제조업체와 3년 기간의 수송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1억9500만달러(약 22700억원)다. 이 계약엔 연장 옵션 2년이 포함돼 있어 계약 기간은 최대 5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선 시장은 중국발 완성차 물동량의 급증세를 배경으로 활황세를 띠고 있다.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완성차 물동량은 17% 늘어난 2370만대를 기록, 2018년의 2150만대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58% 늘어난 491만대의 완성차를 수출하며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2020년 100만대에서 3년 만에 5배 늘어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에도 30% 늘어난 279만대를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지난해 일본은 16% 늘어난 442만대, 우리나라는 20% 늘어난 276만대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전기차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컨테이너선 시장까지 상승세를 띠면서 자동차선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화주들은 장기 계약을 체결해 선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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