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7 09:08

활화산의 도시 가고시마

일본항만 탐방기/ 국제해운대리점협회, 20차 해외항만견학 실시
글·하파그로이드코리아 이상윤 차장


여행을 떠나기 전의 설렘은 언제나 특별하다. 짐을 싸는 손길은 가볍기만 하고, 마음은 이미 목적지에 도착해 있는 듯하다. 인터넷으로 여행지의 사진을 찾아보고, 어떤 곳을 방문할지, 어떤 음식을 먹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잠자리에 들기 전, 설레는 마음에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지만 그마저도 즐겁다.

이번 여행은 더욱 기대되었다. 6월24일부터 29일까지 4박5일 동안 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 사무국과 5개 회원사 등 총 23명이 사세보·가고시마·후쿠오카 등 일본 항만을 견학하는 뜻깊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는 양가 부모님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이라 더욱 설렜다.


6월 24일 월요일

<코스타세레나>호와의 첫 만남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KTX에 올라 여행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부산역에 도착하니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연결되어 있어 이동이 아주 편리했다. 터미널에 들어서자마자 우리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웅장한 11만5000t급 <코스타세레나>호가 눈앞에 펼쳐졌다. 아이들은 커다란 배를 보자마자 환호성을 질렀고, 우리도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배에 올라 저녁을 먹으며 본격적인 크루즈 여행을 시작했다.

 
▲하파그로이드코리아 이상윤 차장과 아이들


<코스타세레나>호는 마치 떠다니는 리조트 같았다. 크루즈에서는 이동하는 순간조차도 여행의 일부분이 되었다. 다양한 레스토랑, 수영장, 스파, 극장까지 있어 배 안에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첫날 밤, 우리는 크루즈의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며 여행의 시작을 축하했다.


6월 25일 화요일

사세보의 햄버거와 쇼핑

아침 일찍 일어나 창밖을 보니 일본의 사세보항에 도착해 있었다. 사세보는 미군 해군기지가 있어서 햄버거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하늘이 흐리더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비를 피해 사세보 근처의 쇼핑센터를 구경하기로 했다. 아케이드 쇼핑센터는 다양한 상점들로 가득했고, 아이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즐거워했다.

 
▲오오씨엘코리아 김주연 사원(가운데) 가족

 
점심으로 사세보의 유명한 햄버거를 먹었다. 두툼한 패티와 신선한 야채가 어우러진 햄버거는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최고였다. 배불리 먹은 후에는 군함을 구경하며 크루즈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 후, 선상 신문을 보니 아이들을 위한 키즈 프로그램이 있었다. 키즈룸에서 아이들은 선생님들과 함께 춤추고 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사이 우리는 부모님과 함께 이탈리아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은 마치 이탈리아의 작은 오페라 극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6월 26일 수요일

비 내리는 가고시마의 센간엔

가고시마항에 도착한 날도 비가 내렸다. 하지만 비가 와도 우리의 여행은 계속되었다. 가고시마는 사쿠라지마 활화산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는 사쿠라지마가 잘 보인다는 센간엔을 방문하기로 했다. 센간엔은 일본의 귀족 시마즈 집안의 별장으로, 아름다운 일본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시마즈 가문은 가마쿠라시대부터 에도시대까지 약 700년간 남부 규슈를 통치한 무사이자 귀족 집안이다. 센간엔은 19대 당주였던 시마즈 미츠히사가 1658년에 지었다고 한다. 

 
▲가고시마항에 정박한 <코스타세레나>호 뒤로 사쿠라지마 화산이 보인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비에 젖은 정원은 더 운치가 있었다. 센간엔을 충분히 즐긴 후 크루즈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아이들은 수영을 하고, 어른들은 선상 파티를 즐겼다. 칵테일 한 잔에 기분이 좋아지는 밤이었다. 


6월 27일 목요일

쇼핑의 도시 후쿠오카와 트로트 콘서트

넷째 날 후쿠오카항에 도착했다. 크루즈가 도착할 때마다 해당 도시의 주민들은 깃발을 흔들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그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후쿠오카는 자주 여행 다니던 곳이라 익숙했다. 우리는 쇼핑을 하기로 하고 텐진역으로 향했다. 텐진역 근처의 백화점과 쇼핑몰을 둘러보며 커피도 마시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크루즈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트로트 콘서트를 보러 갔다. 아마 부모님이 가장 기대하던 시간이 아닐까 싶다. 가수 김용임의 무대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고, 부모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가수 박현빈의 열정적인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6월 28일 금요일

소중한 추억을 가지고 다시 일상으로 

어떤 사람들은 노후에 크루즈를 타며 여행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우리는 한국국제해운대리점협회 덕분에 제대로 된 효도 관광을 할 수 있었다. 부모님께서는 여유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고,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배를 타고 이동하며 다양한 도시를 경유하는 동안, 아이들은 아빠의 일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고, 가족 모두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단순한 휴가를 넘어서 우리 가족에게 깊은 유대와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함께 웃고, 즐기고,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며, 가족 간의 사랑과 결속이 더욱 단단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더 많아져서 가족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고 싶다. 크루즈 여행에서 얻은 소중한 기억들은 우리 가족에게 두고두고 이야기할 멋진 주제가 될 것이다. 이번 여행이 준 행복과 감사함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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