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 해양수산 인재로 등용된 김인현(사진 왼쪽에서 3번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해운 현장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해운조합 서남권역본부를 방문해 연안 여객선 운항 상황을 점검했다. 해운조합 측은 이날 김 교수에게 중대재해처벌법 문제, 열악한 여객선 사업 환경과 이용객 감소, 선원 부족난 등의 현안사항을 전달했다.
해운조합은 올해 2월부터 종업원이 5명 이상 50명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된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 2300곳의 조합원 중 3분의 2 이상이 법규 준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조합은 안전보건팀을 구성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한 안전 매뉴얼을 제작해 조합원에게 보급하고 있다. 아울러 선원공제에 선원 중대재해 지원 특별약관을 마련했다. 선원 사망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선주가 형사 처벌 대상이 됐을 때 벌금을 제외한 변호사 비용과 형사합의금 손해배상금 등을 1인당 1억원, 1사고당 10억원까지 지원받는 상품이다.
조합은 또 코로나 사태로 여객선 이용객이 급감한 소식도 전했다. 지난 2017년 1700만명에 육박했던 연안여객선 이용객은 2000만명 돌파가 기대됐지만 2020년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1000만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2022년 1400만명까지 늘어났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9%가량 감소한 1330만명 정도가 여객선을 이용한 걸로 파악된다. 백령도 홍도 울릉도 제주도 등 주요 관광자원의 한계, 국내보다 해외를 선호하는 여행 패턴의 변화로 섬을 찾는 관광객이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2017년 370만명을 찍었던 도서민 이용객도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300만명 안팎으로 감소했다. 2020년 개정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연안여객선도 대중교통으로 인정돼 도서민 혜택이 추가된 건 고무적이다. 전남 지역 도서민은 1000원의 운임으로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연안엔 102개 항로, 152척의 여객선이 운항 중이다. 이 가운데 서남권은 90%, 목포·완도 항로는 50%를 차지한다. 여객선사는 67곳으로, 전체 종사자는 1500명 남짓이다. 170여 명의 직원을 둔 씨월드고속훼리를 제외하고 여객선 1척당 평균 5명 안팎의 직원이 근무한다. 씨월드고속훼리는 목포-제주, 진도-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선사로, 제주를 찾는 해상 여객의 50%가 이 회사를 이용할 정도로 안정적인 경영을 벌이고 있다.
조합 측은 하이덱스스토리지가 제주-인천항로에서 철수하고 홍도 항로도 여객이 급감한 소식을 전하면서 도서민에게 지원되는 운임 할인 등의 혜택이 일반 이용객까지 확대되고 관광 자원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종진(사진 왼쪽에서 2번째) 해운조합 서남권역본부장은 연안해운업계의 선원난 해소 정책도 소개했다. 해운조합은 인천해사고에 위탁해 매년 항해 40명, 기관 40명 등 총 80명의 내항상선 6급 해기사를 양성하는 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아울러 현재 외항상선에만 허용된 외국인 해기사 승선을 연안해운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서남권본부는 연안여객선 부원 양성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만 40세 이상 중장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4월 한 달간 단기직무교육, 법정필수교육, 승선 교육 등을 제공한 뒤 연안여객선에 부원으로 취업시킨다는 구상이다. 부원은 해기사 면허가 필요 없어 1개월 교육으로 승선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동남권역에선 예인선 부원 양성 과정을 개설해 59명을 교육하고 있다.
간담회엔 해운조합 최종진 서남권역 본부장, 조영천 사업지원실 실장, 진재욱 팀장,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김록주 목포운항관리센터장이 참석했다.
김 교수는 간담회에서 나온 연안해운업계 현안을 정책보고서로 정리해 당정에 제안할 예정이다. 그는 18일 국민의힘 위성 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35명 중 30번에 이름을 올렸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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