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계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으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와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MSC의 2169TEU급 컨테이너선 <스카이2>(MSC SKY Ⅱ)호가 현지시각으로 지난 4일 오후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선박이 아덴에서 남동쪽으로 91해리 떨어진 해상을 지날 때 미사일 2발이 발사됐고 3시50분께 발사된 첫 번째 미사일은 바다로 떨어졌지만 4시15분 발사된 두 번째 미사일은 선박을 강타했다.
MSC는 공식 성명에서 “피해 선박이 싱가포르를 출발해 지부티를 향해 운항하다 미사일에 맞았다”며 “피격으로 선상에 작은 화재가 발생했지만 선원들이 불을 진압했고 사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스위스 선사는 “선박이 지부티로 항해를 계속하고 있고 지부티에서 피해 상황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로이즈리스트는 보도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선박을 대상으로 작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지만 피해 선박 소유주는 키프로스에 주소지를 둔 소르스키내비게이션(Thorsky Navigation)으로 파악된다.
지금은 없어진 독일 조선소 플렌데르베르프트(Flender-Werft)에서 지난 1999년 건조된 피해 선박은 라이베리아 기국에 선적(船籍)을 두고 있고 노르웨이 DNV에서 선급 증서를 취득했다. 영국 해상보험사인 UK P&I에 가입해 있다.
MSC 선박이 후티 공격을 받은 건 이번이 4번째다. 앞서 지난해 12월15일 2500TEU급 <팔라티움3>(MSC PALATIUM III), 18일 1만8000TEU급 <클라라>(MSC Clara), 26일 8200TEU급 <유나이티드8>(MSC UNITED VIII)호가 각각 미사일 또는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반군은 2월20일에도 <실버>(MSC SILVER)호를 공격했다고 발표했지만 선박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후티 반군이 지난해 11월 민간 상선 공격을 본격화한 이후 지금까지 피격을 당한 선박은 총 38척이다. 특히 지난달 반군의 공격을 받았던 3만2000t(재화중량톤)급 벌크선 <루비마>(Rubymar)호는 이달 2일 새벽 2시15분께 홍해에서 침몰했다.
벨리즈에 등록돼 있는 화물선은 지난달 18일 2만1000t의 황인산암모늄 비료를 싣고 아랍에미리트(UAE)를 출발해 불가리아로 가던 중 미사일 2발을 맞았다. 홍해 사태 이후 민간 선박이 침몰한 건 <루비마>가 처음이다.
후티 측은 피해 선박이 영국 선단이라고 밝혔지만 MSC의 <스카이2>호 사례처럼 실제 소유주는 레바논 선주인 하산차하다(Hassan Chahadah)로 파악된다. 침몰한 선박에서 유출된 연료유가 사고 해역에서 29km 떨어진 지점까지 확산하면서 환경 재앙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11월19일 반군에 피랍된 5100대(CEU)급 자동차선 <갤럭시리더>(Galaxy Leader)는 아직까지 억류된 상태다. 이스라엘 선주사인 레이쉬핑이 소유하고 일본 NYK가 운항해 온 선박엔 5개 국적의 선원 25명이 타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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