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핀’은 선박 계류 시설의 하나로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항로, 박지 등의 수심 확보에 따른 대규모 준설이 필요한 경우 또는 위험물 하역으로 항만 외측에 별도 시설해야 할 경우, 수심 조건이 좋은 외해에 선박이 계류해 하역할 수 있도록 설치한 말뚝형(소위 ‘돌고래’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의 수개의 독립된 구조물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돌핀은 선적 및 하역을 위해 대형 선박을 안정적으로 정박하기 위한 구조물로 계류삭을 묶는 계선돌핀[Mooring Dolphin, 해안에 가까이 있는 돌핀의 경우 공유 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1조 제2항 및 그 위임을 받은 공유 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업무처리규정 제15조 별표 4의 공유수면 점·사용면적 산정 기준(이하 ‘이 사건 면적산정기준’) 제2항(이하 ‘형태규정’) 도면 #11처럼 육상에 계선주를 설치하기도 한다]과 선체를 접안시킬 수 있는 브레스팅 돌핀(Breasting Dolphin) 및 하역용 플랫폼(Working Platform) 등으로 구분된다.
한편, 돌핀의 사용자(이하 ‘원고’)는 항만시설을 관리하는 모 항만공사(이하 ‘피고’)를 상대로 돌핀의 사용료 부과 처분의 취소 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필자는 피고를 대리하여 최근 약 1년 5개월여의 치열한 소송 끝에 전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광주지방법원 2024년 1월19일 선고 2022구합13022 사용료 부과처분 취소 등 사건).
위 판결은 하급심 판결이고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전국 항만에 다수 설치되어 있는 항만시설인 돌핀의 간접사용료 산정 방법을 명시적으로 판단한 사실상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번 기고에서 위 판결을 소개하려고 한다.
우선, 원고는 이 사건 면적산정기준에 따르면, 간접 사용 면적은 직접 사용으로 인해 타인의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제한을 받는 범위를 말하고, 이 사건 계류 시설은 돌핀, 작업대 및 연결된 교통로가 일체로 구성되어 있어 그 사용 형태가 형태규정 도면 #12와 같으며, 피고가 그 사용 형태가 유사하므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형태 규정 도면 #13의 경우 이 사건 계류 시설로 인해 이 사건 수역에서 타인의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제한을 받는 구역이 실존하지 않으므로 적용될 수 없어 피고의 간접 사용료 부과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주장을 인정하고 원고의 위 주장들을 모두 배척하였다.
재판부는 ① 형태 규정의 도면에 표기된 간접 사용면적은 모두 해양수산부장관이 전문적인 판단에 따라 이를 정의규정에 부합하는 간접 사용면적에 해당한다고 설정한 것으로, 이는 상위 법령과 결합해 공유 수면의 사용에 관한 허가·협의·승인 범위이자 타인의 점용이 제한되는 기준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가진다는 점 ② 만일 간접사용면적을 타인의 ‘사용’이 ‘절대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범위라고만 보게 파악하게 되면 가령, 건축물 등의 아래로 타인의 선박 통행 등이 가능하면 사용이 절대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어 직접 점·사용과 구별되는 간접 점·사용의 개념 자체를 상정하기 어렵게 된다는 점 ③ 관리청이 위 업무를 자의적으로 처리하지 않도록 해양수산부장관이 공유 수면 사용의 대표적인 유형들을 열거한 후 관리청이 형태 규정에서 정한 도면과 가장 유사한 것을 적용해 사용 면적을 산정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점 등을 청구 기각 판단의 근거로 제시하였다(위 판결서 일부 발췌).
해당 판결에서 중요한 부분은 전국의 관리청과 돌핀 사용자에게 간접 점·사용료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도록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간접 점·사용면적 안에 다른 목적의 점·사용관계가 있는 등 특별한 상황인 경우 관리청이 합리적으로 판단해 면적을 조정할 수 있지만, 관리청으로서는 형태 규정의 도면들 중 이 사건 계류 시설의 이 사건 수역 점·사용 형태에 가장 유사한 도면을 찾아 이를 적용해 직접 및 간접 점·사용면적을 산정하면 되는 것이고, 도면과 무관하게 별도로 간접 점·사용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새로 검토할 수는 없으므로, 재판부의 위 판단은 지극히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성우린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 팬오션에서 상선 항해사로 근무하며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승선 경험을 쌓았다. 배에서 내린 뒤 대한민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로펌에서 다양한 해운·조선·물류기업의 송무와 법률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