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가뭄에 이어 홍해 사태까지 발발하면서 대체 루트 개발 등 리스크 관리가 물류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삼성SDS에 따르면 지난해 파나마운하의 가뭄이 심화되면서 물류 공급망에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운하 수위가 낮아지고 흘수 제한과 일일 통항 제한이 생기자 선사들은 선박 중량을 줄이거나 분할 선적을 진행했다.
수에즈운하를 경유해 북미동안으로 들어오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로도 예멘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삼성SDS는 미주행 화물을 희망봉을 경유해서 운송하면 운송일이 파나마 대비 20일 가량 더 길어지며, 비용은 수에즈 항로보다 15~20% 정도 증가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5일 열린 홍해 사태 대응 웹세미나에서 서돈석 삼성SDS 첼로스퀘어 그룹장은 북미지역으로 수출하는 화주들에게 맞춤형 물류 대책을 제시했다.
그는 “파나마 우선통항권을 가진 머스크, MSC, 짐라인 위주로 배선을 하라”고 조언하는 동시에 “북미 서남구에서 철도나 트럭 환적 서비스를 활용해 동안으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 “수에즈로 우회하던 서비스는 선사들의 노선 운영이 수시로 바뀌므로 매일 스케줄을 확인해야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더불어 오는 2월 초 중국 춘절과 맞물려 선복 부족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운송시간과 비용을 고려해 물류 리스크를 관리하라고 당부했다.
권혁진 중국권역 거점장은 해상 운송의 대안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철송 경로를 제안했다. 권 거점장은 “TCR(중국횡단철도)가 컨테이너 수급, 블록트레인 조합, 소요기간 측면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운임 경쟁력도 높다”면서 “1~2월에는 해송과 철송의 운임 차이가 2000달러대로 좁혀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유럽행 철송 물량이 증가했지만 아직까지 수송능력이나 적체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중동 아프리카 서남아시아를 담당하는 이영호 팀장은 두바이까지 바다를 이용한 후 항공으로 전환하는 두바이 시앤드에어(해상 항공 연계 운송) 루트를 제안했다. 삼성SDS 분석에 따르면 중국에서 제벨알리까지는 해송으로 약 20일, 제벨알리항 내에서 1~2일, 두바이 공항에서 유럽 주요지역까지 항공으로 1일이 소요된다.
홍해를 통과하는 해상 항로와 비교해 2.5~3.5배까지 비용이 상승하지만 지연이 없고 항공 수송능력이 보장된다. 이 팀장은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긴급화물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두바이 공항은 아프리카-중동-유럽의 게이트웨이로서 연결성이 좋고 제벨알리항은 2021년 기준 1370만TEU 물동량을 처리할 만큼 규모가 커 연계운송에 이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배성훈 그룹장은 “수에즈운하는 이집트의 중요한 수입원이고,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지정학적 이슈가 계속되는 것을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전쟁이 소강상태가 되는 시점부터 운임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홍해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유럽항로 중소기업의 선적 공간을 별도로 제공하고 컨테이너 임시 보관 장소를 추가 공급하는 등 방안을 마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또한 비상대책반을 꾸려 물류 애로를 지원한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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