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쇼링 정책 효과?”시카고·달라스등 美 물류창고 붐

세계 경기 침체에도 미국 내 물류 창고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시카고, 달라스 등 중남부를 포함한 동부 지역의 물류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북미 서안에서 동안으로의 물량 이전 등 공급망 변화에 따라 휴스턴, 댈러스, 사바나 등 여러 지역의 산업용 부동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CBRE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도시 라레도의 산업용 부동산 공급량은 지난 5년 동안 10% 증가해 총 3600만㎡에 이르렀다. 올해 초 부동산 회사인 프로로지스는 라레도에 건설 중인 물류 창고 공간이 200만㎡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창고 수요 증가가 맞물려 글로벌 물류 기업들은 대규모 물류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리쇼링 추세에 따라 미국-멕시코 국경 간 무역이 급성장하고 있는 텍사스 등 미국 중남부 지역의 물류 인프라 투자가 부쩍 늘어났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을 시행해 반도체, 배터리 등을 자국에서 최종 조립해야 보조금을 주는 조건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유도했다. 실제로 미국의 IRA와 반도체법이 발효된 이후 2000억달러(약 270조원) 이상의 대미 투자 계획이 발표된 바 있다.

이같은 투자 추세에 발맞춰 미국 물류기업인 리니지로지스틱스는 지난 5일 댈러스 인근 텍사주 랭커스터에 34만3250㎡ 규모, 약 2만5000팔레트 규모의 물류창고를 개장했다. 해당 물류 창고에 상품종류(SKU) 수가 많고, 사용자 친화적 랙 구성 등 물류 효율화를 꾀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설비했다.

리니지 측은 “랭커스터는 텍사스, 특히 댈러스 공급망의 주요 물류 허브로서 멕시코와의 국경간 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역 중 하나”라며 “이 곳에 최첨단 물류 시설이 생겨 텍사스 내 리니지의 광범위한 물류 네트워크가 한층 강화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휴스턴항에서 내륙으로 이동하는 물량도 증가한 점도 한몫했다. 리니지는 이 물류센터에 냉장보관시설 8개를 추가 도입한 이후 플로리다, 조지아, 오클라호마, 델라웨어, 메릴랜드, 위스콘신 등 미국 중동부 각지에서 오가는 추가 물량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최대 3자물류기업인 CH로빈슨도 지난 9월 텍사스주 라레도에 트럭 등 복합 철도 운송을 위한 40만㎡ 규모의 크로스 도크 시설을 개설했다. XPO로지스틱스에서 분사된 물류 회사인 RXO는 지난 3월 라레도에 12만7000㎡ 규모의 물류 센터를 열었다. 해당 부지에는 43개의 부두 문과 160대의 트레일러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3자물류기업인 B.I.G.로지스틱스의 자회사 엑셀로지스틱스도 수요 증가에 발맞춰 라레도에 두번째 물류 창고를 구축했다. 미국 교통통계국(BTS)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라레도를 통과한 미국-멕시코 무역액은 2억7350만달러(약 990조)로 전년 대비 15.9% 올랐다. 톤수 기준으로, 라레도의 7월 처리량은 3150만t으로 1년 전에 견줘 2.9% 늘어났다.

라레도에서 북쪽으로 국경을 넘는 트럭의 수는 2023년 첫 6개월 동안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라레도와 인근 지역에 화물을 처리하기 위한 더 많은 인프라가 필요한 걸로 풀이된다.

 

CJ대한통운, 2027년까지 시카고 복합운송 터미널 2개소 구축  

미국의 복합물류운송 중심지인 시카고의 물류 인프라 투자도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 물류 기업인 라이더시스템은 시카고 외곽의 일리노이주 오로라에 40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신설했다. 이로써 라이더는 시카고 광역 지역 내 1700만㎡ 규모에 이르는 물류 창고를 구축하게 됐다. 

독일 물류 기업인 DHL도 시카고에 친환경 건축 인증제인 실버 리드(LEED)를 받은 35만2000㎡ 규모의 첨단 물류 센터를 개설했다. 물류 센터에는 시간당 최대 4만개의 소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최신형 분류 기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동화 설비 외에도 149개의 전용 트레일러 주차 공간이 있다.

시카고 물류센터는 DHL이커머스의 미국 성장 5개년 계획 중 일부다. DHL은 2023년 2월부터 오하이오주 스토우 사업장을 인수해 솔트레이크시티와 올랜도 물류센터를 더 큰 시설로 이전했으며, 2023년 6월에 맞춤형 캔자스시티 미주리 물류센터를 열었다.

이 밖에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도 이달 시카고의 웨스크 험볼트 공원 인근에 29만㎡ 규모의 물류 시설 구축에 나서면서 공격적인 물류 인프라 투자 행렬을 이어 갔다.

우리나라의 경우 CJ대한통운은 지난 6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손잡고 6000억원가량을 투자해 뉴저지와 시카고에 대규모 첨단 물류센터 3개를 구축하는 ‘북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해진공은 CJ대한통운이 구축하는 시카고 인터모덜(복합운송) 터미널 2개소, 뉴욕항 배후 첨단물류센터 1개소 건설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 해당 물류 시설은 2024년 1분기 착공을 시작해 2027년까지 준공을 완료할 계획이다. 해운·물류 연계를 통한 글로벌 물류 공급망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