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규호 부산항만공사 경영본부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
부산항만공사(BPA)가 유럽에 투자·운영 중인 물류센터의 활성화로 부산과 로테르담, 바르셀로나를 오간 컨테이너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PA와 위탁운영사인 태웅로직스 삼성SDS 등의 노력에 힘입어 우리 기업들의 對(대) 유럽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과 유럽 주요 10개 항만 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50만TEU로 집계됐다. BPA는 향후 미국과 동유럽에도 물류거점을 구축해 우리 기업들의 수출에 힘을 보태겠다는 구상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부산-로테르담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9만9000TEU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산과 바르셀로나를 오간 컨테이너는 17% 급증한 4만3000TEU로 나타났다. 부산항-유럽항만 물동량 실적을 보면, 로테르담은 1위를, 바르셀로나는 5위를 각각 차지했다.
지난 19일 서울 연세세브란스빌딩에서 열린 ‘부산항만공사 유럽 물류 플랫폼 세미나’에서 ‘부산항 현황 및 BPA 해외 물류사업’이라는 주제 발표를 맡은 신진선 BPA 네덜란드법인 법인장은 “서유럽은 로테르담, 남유럽은 바르셀로나가 부산항 간 물동량이 가장 많다”며 “BPA는 서유럽과 남유럽에 물동량이 가장 많은 두 곳에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BPA는 향후 미국과 크로아티아에서도 물류거점 추가 운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로스앤젤레스(LA)항과 서배너항 배후단지를 대상 지역으로 꼽고 있으며, 물류센터 운영과 내륙운송 등의 사업을 검토 중이다. 유럽에선 동부지역인 크로아티아 리예카항 배후지역이 대상 지역 중 하나다.
신 법인장은 “서부 로테르담, 남부 바르셀로나, 동부 크로아티아 등 유럽에 3곳의 물류거점을 둬 트라이앵글로 우리 기업들이 어디에 진출하든 사용할 수 있게끔 인프라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규호 경영본부장은 환영사에서 “BPA는 수출입 물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물류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또한 불안정한 국제환경 속에서 BPA는 수출기업들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해 해외사업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향후 미주, 동유럽, 중동 등에 물류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태웅로직스·삼성SDS 위탁운영 물류센터 경쟁력 소개돼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에 기여하고 있는 바르셀로나와 로테르담물류센터의 경쟁력도 이날 행사에서 소개됐다.
태웅로직스와 삼성SDS는 BPA에서 각각 바르셀로나와 로테르담의 물류센터를 위탁 운영 중이다. 지난해 운영에 들어간 로테르담물류센터는 로테르담마스블락테컨테이너터미널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경쟁력 있는 육상운송서비스가 가능한 데다 BPA 직원과 삼성SDS 물류 전문가가 화물의 입고에서 출고까지 저렴한 이용료와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일반화물과 보세화물의 별도 보관·운영과 현지 전문업체를 통한 원활한 관세, 통관 업무 지원 등이 특징으로 꼽힌다. 아울러 물류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삼성SDS가 화주용 첼로 포털시스템을 제공해 화물의 실시간 재고 조회 및 확인이 가능하며, 국제보안전문협회(TAPA) 기준에 맞는 보안 설비를 구축해 고객 화물 보호와 정보 보호의 신뢰성도 제공한다.
BPA와 바르셀로나항만공사가 합작 설립한 스페인 바르셀로나물류센터는 지난해 가동에 들어갔다. 바르셀로나항 배후단지에 위치한 물류센터의 규모는 약 1만㎡(약 3000평)로, 국내 물류기업인 태웅로직스와 글로벌 물류기업인 프랑스 FM로지스틱스가 절반씩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두 운영사는 남유럽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계획하는 우리 수출 및 물류기업들의 화물을 우선 배정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르셀로나항 배후단지는 바르셀로나국제공항 및 고속철도와 인접한 남유럽 복합화물운송의 요충지로 DHL·퀴네앤드나겔·DB쉥커 등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운영사로 입주해 있다.
태웅로직스 박영선 과장은 ‘유럽 물류센터 운영사업’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무엇보다 바르셀로나물류센터의 강점은 최장 90일과 무기한으로 화물 보관이 각각 가능한 ADT, LAME, DAP 등의 면허를 갖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항만공사도 BPA와의 협력에 힘입어 부산항-바르셀로나 해상·항공 물동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자평했다.
산티아고가르시아밀라 바르셀로나항만공사 부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바르셀로나에 한국 기업의 투자가 증가하는 등 양국 간 물동량이 크게 늘었다”며 “바르셀로나 남쪽에 설립 중인 롯데·일진 공장은 최근 몇 년간 스페인에서 가장 생산적인 투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박영선 태웅로직스 과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해외공동물류센터사업, 中企에 최대 2000만원 지원
중소기업이 최대 2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코트라의 해외 공동물류센터사업도 이날 소개돼 관심을 끌었다.
코트라의 해외 공동물류센터사업은 독자적으로 물류센터 구축이 어려운 국내 기업이 현지 코트라 협력물류기업과 창고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사업으로, 올해로 19년차를 맞았다. 현지 맞춤형 물류서비스로 빠른 배송과 물류비 절감, 유통망 확대 등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코트라는 BPA가 해외에서 운영 중인 로테르담, 바르셀로나, 인도 동부 자바 등의 물류 거점을 해외 공동물류센터로 지정하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물류센터사업은 매년 12월 일반모집이 진행되며, 마감 시 별도로 참가비 없이 코트라가 마련한 전액 자부담서비스를 통해 연중 신청이 가능하다. 특별사업은 BPA와 올해 진행했으며, 내년에도 예산을 투입해 추진할 예정이다.
신청 대상 기업은 ▲직수출에 따른 물류비 부담 및 현지 물류인프라 부재로 수출 확대에 어려움이 있는 기업 ▲아마존·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에 입점해 현지 풀필먼트·반품 지원 서비스가 필요한 기업 ▲현지 재고 기반 수출마케팅 서비스를 희망하는 기업 ▲현지 전시회·무역사절단에 자주 참가하는 기업 등이다. 기존 이용하던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를 바꿀 필요 없이 코트라가 지원하는 사업만 이용해도 된다.
코트라 지사화물류팀 권승면 과장은 “해상·항공 등 국제운송은 사업비를 지원하지 않듯이 현지에서만 물류창고서비스만 이용해도 된다”며 “중소기업은 최대 기준으로 600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1400만원의 국고를 지원받아 2000만원을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가비는 연내 미소진하더라도 환불·이월이 불가해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권 과장은 “수출초보기업은 최소금액인 100만원으로 신청 후 1년간 우선 이용해 보길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코트라는 10개 지역본부, 84개국에 걸쳐 127개 해외 무역관이 운영되면서 지원 범위가 크게 확대됐다. 무역관에 물류 담당 직원을 배치해 서비스를 지원한다. 태웅로직스 서중물류 현대글로비스 삼성SDS CJ대한통운 LX판토스 세중해운 등 260여 개 물류기업이 협력사로 참여하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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