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광양 평택 등 전국 주요 항만의 5월 컨테이너 물동량이 미국 중국 등 주요국 교역량 감소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광양항은 올해 주요 선사 얼라이언스 환적 물량 감소와 부정기선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컨테이너 처리 실적이 줄곧 악화됐고, 인천과 평택항은 이달 들어 비중이 큰 중국발 물량이 줄어든 게 악영향을 끼쳤다. 다만 어려운 대외 여건에도 부산과 울산항은 수출 강세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에 성공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5월 전국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252만8200TEU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253만3400TEU)에 견줘 0.2% 떨어졌다. 수출입과 환적 화물은 모두 후퇴했다. 수출입 화물은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1.7% 하락한 147만8600TEU를 기록했다. 이 중 수입과 수출은 각각 2.8% 0.7% 역신장한 73만8600TEU 73만9900TEU로 집계됐다. 환적 물동량도 0.9% 감소한 104만96000TEU를 나타냈다.
지역별로 보면 우리나라와 극동, 북미, 대양주, 서남아 등 네 지역 간 교역량은 후퇴했다. 우리나라와 극동아시아(일본 포함)를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130만3900TEU로 집계됐다. 동아시아 주요국 중 하나인 일본과의 교역량은 5.8% 줄어든 26만100TEU였다. 두 번째로 물량 교역이 많은 북미항로도 10.9% 하락한 37만2200TEU를 기록했다. 이 밖에 대양주와 서남아는 각각 4.5% 1.8% 후퇴한 4만6900TEU 4만2100TEU를 나타냈다.
반면 ▲동남아 31만3700TEU(1.7%) ▲유럽 14만6800TEU(10.5%) ▲중미 10만7000TEU(47.8%) ▲남미 10만7300TEU(21.7%) ▲중동 6만1000TEU(21.7%) ▲아프리카 2만7400TEU(62.9%) 등 6개 주요 지역에선 물동량 강세를 보였다.
항만별로 부산항 물동량은 4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에 성공했다. 부산항 5월 물동량은 수출과 환적 물량 강세에 힘입어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소폭(0.4%) 오른 197만1000TEU로 집계됐다. 환적 물량은 지난 3월부터 계속 늘어났다. 환적 화물은 102만9800TEU를 기록, 1.1% 증가한 반면 수출입 교역량은 94만1100TEU로 0.4% 감소했다. 이 중 수입은 1.3% 줄어든 47만200TEU, 수출은 0.6% 오른 47만1000TEU를 나타냈다.
부산항은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 물류시장에서의 교역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수출은 중동(30%)과 아프리카(17%), 중미(22%) 등 세 지역에서 두자릿수 물동량 증가세를 보이며 호실적을 냈다. 환적 또한 일본(2.6%↓), 극동아(7.1%↓), 북미(12.5%↓)를 뺀 전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아프리카는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2배(108%) 이상 오른 2만3400TEU를 거뒀고, 중미와 남미는 각각 73.4% 21.4% 상승한 10만6700TEU 10만6300TEU를 기록했다.
올해 2월부터 물동량 상승세를 보였던 인천항은 이달 들어 다시 한풀 꺾였다. 이달 인천항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 후퇴한 28만1000TEU로 집계됐다. 수출입과 환적 물량도 각각 27만8300TEU(1.6%↓) 2700TEU(73.2%↓)였다. 이 중 수입은 3.4% 줄어든 14만200TEU를, 수출은 0.3% 오른 13만8100TEU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컨테이너선 기항 증가 효과로 호조를 띠었던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수출입 물량이 약세로 전환한 게 영향을 끼쳤다.
중국이 포함된 극동아시아 지역 물량이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항의 극동 지역 교역량은 전년 동기 대비 6.8% 후퇴한 20만1800TEU에 머물렀다. 수입과 수출이 각각 8% 1% 하락했고, 환적은 11%나 떨어졌다. 일각에선 한·중 간 외교 갈등이 교역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인천항의 대중국 물동량 비중은 줄곧 절반이 넘는 60% 가까이 차지해 왔다.
다만 올해 5월까지 인천항의 대중국 물량 점유율은 59.3%로, 지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점유율(61.0%)과 비교해봐도 1.7%p(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0여 년간 인천항의 대중국 물량 비중이 60% 미만이었던 적은 2018년(59.8%)를 제외하곤 이번이 처음이다.
여수·광양항은 1년 넘게 컨테이너 물동량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항만의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9.5% 줄어든 14만9400TEU로 집계됐다. 수출입과 환적 모두 후퇴했다. 수출입은 3% 쇠퇴한 13만4300TEU를 기록했다. 환적은 41.5% 감소한 1만5100TEU를 처리했다. 평택·당진항도 2개월 연속 물동량 약세에 시달렸다. 이 항만 처리량은 19.9% 줄어든 7만1200TEU로 집계됐다. 수출입 화물은 13만4300TEU(3%↓), 환적 화물은 1만5100TEU (41.5%↓)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울산항 물동량은 반등했다. 이 항만은 수출입 물량 강세에 힘입어 5월 한 달간 11.6% 성장한 3만4900TEU를 나타냈다. 수출입 화물은 3만4400TEU로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14.2% 올랐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5.4% 25.3% 증가한 1만7600TEU 1만6800TEU로 집계됐다. 반면 환적은 452TEU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59.4%(664TEU) 줄어들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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