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유조선(VLCC) 운임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브래머에 따르면 3일자 중동-중국항로 VLCC 운임지수(WS)는 79.4로, 전주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이 항로 VLCC 운임지수가 80포인트를 밑돈 건 3월 초 이후 한 달 만이다.
일일 용선료 수익은 가격이 비싼 저유황유(VLSFO) 사용 기준 6만8000달러, 고유황유(탈황장치 장착) 사용 기준 8만1000달러 수준이다. 일주일 만에 1만6000달러 이상 내렸다. 다만 손익분기점(BEP)인 3만달러보다는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VLCC 시황은 2월 중순 이후 미국의 원유 수출 증가와 중국 수요 회복에 힘입어 빠르게 상승했다. 중동-중국 간 운임지수는 3월 초까지 70포인트대를 보이다 3월13일 100포인트까지 근접했다. 용선료도 고유황유 사용 기준 10만400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강세를 띠었던 미국 동안 지역의 원유 출하가 줄어든 데다 브라질, 서아프리카 등 전 해역에서 수송 계약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3월 하순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정유소들이 유지보수를 위해 가동 중단에 들어간 것도 수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VLCC 운임지수는 3주 만에 20% 하락했다.
지난 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오펙 미가입 국가가 결성한 오펙플러스(OPEC+)가 5월부터 연말까지 하루 116만배럴을 추가 감산하겠다고 밝힌 것도 유조선 시장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로 전체 감산량은 366만배럴에 이르게 됐다. 앞서 오펙플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200만배럴 감산에 돌입했고 러시아는 올해 3월부터 연말까지 5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366만배럴은 VLCC 약 2척 수송 분이다. 한 달로 따지면 60척 정도의 운송 수요가 줄어드는 셈이어서 해운 시장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 시행 이후 VLCC 운임지수는 올해 1월 말 48포인트까지 떨어진 바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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