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유조선(VLCC) 운임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브래머에 따르면 27일자 중동-중국항로 VLCC 운임지수(WS)는 90.4로, 전주 대비 7.4포인트 하락했다.
환산 일일 용선료는 가격이 비싼 저유황유(VLSFO) 사용 기준 8만4000만달러, 고유황유(탈황장치 장착) 사용 기준 9만7000달러 수준이다. 일주일 만에 1만달러가량 떨어졌다. 손익분기점(BEP)인 3만달러에 비해선 여전히 3배 안팎으로 높은 수준이다.
VLCC 운임지수는 지난해 11월 130포인트대 가까이 치솟으며 단기 고점을 찍었다가 산유국의 감산 정책을 배경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올해 1월 말 48포인트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월 중순부터 미국의 원유 수출이 늘고 중국 수요가 살아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국 멕시코만에서 화물을 선적해 극동으로 항해하는 계약은 중동-극동 항로보다 수송 거리가 길어 공급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2월 말 운임지수는 70포인트대까지 상승한 뒤 3월 들어선 97포인트까지 급등했다. 3월 중순께 중동-중국 간 용선료는 10만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한 달 이상 강세를 띠던 VLCC 시황은 이달 중순 이후 다시 꺾인 모습이다. 중동을 비롯해 미국 멕시코만, 브라질, 서아프리카 등 주요 해역에서 모두 VLCC 수송계약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측은 운임이 급등하자 거래를 늦추려는 용선사들이 늘어난 데다 장기용선계약에 투입됐던 선박들이 현물 시장에 유입되면서 공급이 늘어났다고 풀이했다. 2분기부터 아시아 지역 정유소들이 정기 유지보수에 들어가는것도 하방 압력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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