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4-03 16:55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허가조건 위반한 ‘화약고’

(인천=연합뉴스) 강종구기자=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화약고가 공항 개항이전에 철거해야 한다는 신축 당시 허가 조건을 어긴 채 운영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3일 인천 중구에 따르면 I화약은 지난 93년 6월 중구 운서동 1555 일대 가로 6m, 세로 2.5m, 높이 3m 규모의 화약고 1채와 뇌관고 1채를 각각 건설, 현재 하루 평균5t 가량의 화약과 1만여발 가량의 뇌관을 분리 보관하고 있다.
화약고 인근 주민들은 화약고 건설 당시와는 달리 현재 이 일대에 주택과 빌라등이 들어선 데다 화약고에서 10km 가량 떨어진 곳에 공항 활주로가 위치해 있어 사고가 발생 할 경우 대형참사가 우려된다며 화약고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특히 93년 화약고 건축 허가시 공항 개항 이전까지 화약고를 철거해야 한다는 건교부의 허가조건을 들며, 공항 개항 이후에도 화약고의 운영을 계속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건교부는 "화약고에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공항 시설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만한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면 당장 폐쇄 조치를 취하긴 어렵다"며 "그러나 위험요소가 제기될 경우에는 화약고 건축물 허가권자인 관할 구청이 즉각 폐쇄토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화약고 폐쇄 여부를 결정지어야 할 '공'을 넘겨받은 중구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구 관계자는 "화약고 주변에 민가들이 생겨나면서 I화약측이 총포ㆍ화약류 단속법에 따라 화약고 최대 저장량을 16t에서 5t까지 감축하는 등 인근 주민 안전 확보를 위해 관련법을 준수하고 있어 당장 폐쇄 조치를 내리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민원이 제기된 만큼 안전성 여부를 다시 한번 검증하기 위해 인천지방경찰청에 자료 요청을 해 놓은 상태"라며 "자료검토 후에 화약고 폐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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