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를 향한 관심은 장기적으로 지속되겠지만 금리 상승 영향으로 올해 거래 규모는 예년에 비해 감소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류센터 투자를 고려 중인 기업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컬리어스리서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요 투자자가 소유하고 있는 물류센터를 토대로 서북부, 동북부, 서남부, 동남부 등의 4개의 권역으로 나눠 주요 물류센터의 현황과 매매 사례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개발원가 상승에 물류센터 공급시기 늦춰”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물류센터 거래 규모가 올해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컬리어스에 따르면 2021년 거래된 수도권 주요 물류자산 거래 규모는 7조4000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전년과 비교하면 2배 늘었으며, 2020년 대비 3배 폭증한 수치다.
물류센터 거래 규모는 2015년부터 시나브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가가 높은 냉동물류창고를 대상으로 한 투자도 활발해지면서 물류센터 규모와 매매단가도 크게 뛰었다. 지난 5년간 500만~600만원선이었던 물류센터의 평당 거래가격은 지난해 800만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활발히 이뤄졌던 물류센터 투자는 올해 주춤할 전망이다. 금리 상승과 물류센터 개발을 위한 건설비용 증가로 결정을 보류하거나 보수적으로 투자를 검토하기 시작한 투자자가 등장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인 거란 분석이다.
컬리어스는 상반기까지 거래 규모는 2조원으로 올해 거래 규모는 작년 최고치 대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년간 활발했던 완공 전 매입하는 선매입 거래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컬리어스 조성욱 전무는 “금리상승 기조와 공사비 상승으로 물류 거래 규모는 작년 대비 감소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도 물류센터 공급에 큰 영향을 미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통계청이 발표한 건설 공사비 지수에 따르면, 2015년을 100으로 기준하면 2022년 5월 기준 146.38로 약 46% 상승했다. 시멘트와 철근의 평균 t당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47% 73% 뛰었다.
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개발원가 상승에 물류센터를 개발 중인 시행사나 자산운용사 등의 투자자들은 공급 시기를 늦추고 있다. 실제로 이미 착공에 들어간 물류센터를 개발하고 있는 시공사들이 시행사를 상대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신규 공사 투자활동도 다시 안정화되는 속도가 더딜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개발하고 있는 물류센터를 대상으로 공사비 상승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류센터 수도권 쏠림현상 당분간 지속…서북부지역 ‘유망’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물류센터 선호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물류센터 거래 규모는 약 10조4000억원으로, 그중 70% 이상인 7조4000억원이 수도권에 몰렸다. 특히 수도권 거래 규모의 80% 이상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동남부와 신흥 물류 중심지로 꼽히는 서북부에 집중됐다.
동남부가 53%로 투자 금액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서북부가 36%로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기존 권역의 신규개발이 어려워지면서 수도권 이외의 개발과 투자활동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지만 수도권을 향한 물류센터 선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 파주 의정부 고양 동두천 등이 위치한 서북부 지역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동남부에 이어 신흥 물류 중심지로 꼽혔다.
인천항과 인천공항이 자리한 데다 서울 등 수도권과의 거리가 약 1시간 거리로 내륙운송에도 유리해 물류센터공급에 최적화됐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해외직구 등의 물량 증가에 따라 인천공항 인근의 수요 확대가 기대돼 공급이 많아질 거란 분석이다.
서북부 물류센터는 외국자본을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아스터항동물류센터를 약 5850억원에 매입했으며, 글로벌 인프라 전문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는 인천북항 항만단지 부근 원창동 부지에 연면적 약 13만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는 약 5500억원에 이르며, 준공 후 가치는 95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부동산전문투자기업 블루코브자산운용은 상온창고와 냉동창고 2개동으로 구성된 고양삼송물류창고를 약 4000억원에 선매입했다. 상온창고는 올해 준공됐으며, 냉동창고는 2023년 준공 예정으로, CJ대한통운이 주요 임차인이다.
서남부도 서북부와 마찬가지로 항만을 중심으로 물류센터 공급이 예정돼 있다. 평택당진항 2-1단계 배후단지에 연면적 약 69만4000㎡(약 21만평)에 달하는 물류센터가 들어선다. 화성 오산 평택은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수도권으로의 용이한 접근성으로 A급 물류센터가 다수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수원 오산 등의 주거단지 밀집도가 높은 곳은 물류센터개발을 반대하는 민원이 늘면서 시장 확대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밖에 교통망과 물류 인프라가 우수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동남부 권역은 민원으로 인허가가 나지 않으면서 여주 안성이 대안 지역으로 급부상 중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부동산 개발·운용사인 하인츠가 안성에 약 9만3000㎡(약 2만8000평)로 일죽 물류센터를 2023년 완공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현대자산운용 또한 안성에 위치한 2023년 준공 예정인 냉동물류센터를 약 1000억원에 선매입하는 등 여주와 안성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인천을 중심으로 냉동물류센터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공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선식품 배달시장이 크게 커지면서 냉동창고 투자가 크게 늘었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20년 등록된 냉동물류센터는 94곳으로 전년 68곳과 비교해 23% 증가했다. 지난해 신규창고업으로 등록한 547곳 중 14%인 75곳이 냉동냉장창고업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최근 인천 용인 이천 화성 남부 등에 대규모 냉동센터가 공급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공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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