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물류와 산업의 경계가 파괴될 거란 전망이 나왔다.
‘뉴노멀시대 물류는 살아남을 수 있는가’의 저자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는 지난 15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 50회 ‘바다저자전문가와의 대화’에서 뉴노멀 시대를 맞아 온라인과 오프라인 물류가 통합되고 제조 서비스 금융이 합쳐져 새로운 물류세력이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과 쿠팡이다. 미국과 한국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과 쿠팡은 자체 배송망을 구축하고 물류시장에 진출해 유통과 물류의 통섭 체제를 선보였다.
특히 아마존은 수중창고, 벌집 물류타워 등의 특허를 획득하는 등 발 빠른 물류사업 확대로 주목 받고 있다. 나아가 사람과 같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AI)이 구매자가 어떤 제품을 살지 미리 파악하고 주문버튼을 누르기 전에 미리 배송하는 시스템과 드론으로 제품을 배송한 뒤 정해진 위치에 떨어뜨리면 낙하산이 자동으로 펴져 안전하게 착륙하는 낙하산 배송을 시험하는 중이다.
뉴노멀은 사회 전반적으로 새로운 기준이나 표준이 보편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산업 간 경계 붕괴 ▲새로운 인종으로 표현되는 MZ세대 출현 ▲코로나19 현상 등이 포함된다.
이 대표는 1996년 이후 태어난 Z세대가 뉴노멀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Z세대는 기존 체제의 경계를 부정하고 디지털을 근본원리로 내세우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뉴노멀 시대를 맞아 물류산업도 큰 변화에 휩싸였다. 기업들이 더이상 물류를 택배나 운송 같은 기존의 산업적 측면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한 부분으로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최근의 흐름에 미뤄 전통적인 물류산업은 사라지는 대신 물류가 제조‧유통 일상생활 깊숙이 침투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별도의 산업이 아니라 제조 유통 등 모든 산업의 근간이자 각 산업을 관통하는 핵심요소로서 물류가 기능하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물류가 산업 전반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능으로 떠오르면서 공급망 단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 미국 뉴멕시코주 필립스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두 기업의 운명을 뒤바꿔 놓았다.
핀란드 노키아는 위기대응팀을 구성해 대체 부품을 물색하고 공급선을 변경해 더 큰 성장을 일궜지만 스웨덴 기업 에릭슨은 복구된다는 필립스 측 말만 믿고 막연하게 시간을 보내다 결국 휴대폰 사업 철수라는 치명적인 실패를 맛봤다.
가장 최근의 세계적인 공급망 단절 사례는 2만TEU급 컨테이너선 좌초에 따른 수에즈운하 폐쇄, 코로나19발 물류대란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규제와 요소수 대란 등의 공급망 단절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생산물류시스템과 공급망의 큰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집중생산과 싱글 소싱에서 탈피해 주요 산업의 소부장 공급망 지도를 만들어 플랜2 플랜3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중심의 소부장 조달 체제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소부장 수입액은 2019년 현재 전체 수입의 34.3%인 1700억달러에 이른다. 이 중 30.5%인 520억달러를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과 함께 멕시코 인도 아세안 등을 대체 기지로 육성해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행사엔 이상근 대표를 비롯해 고려대 김인현 교수, 고려종합국제운송 권오인 사장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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