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수주 랠리를 이어나간 우리나라 대형조선사들이 올해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대형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올들어 10개월 동안 수주한 전체 선박 중 컨테이너선은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10월 말까지 336척의 선박을 수주했는데 이중 컨테이너선이 40%(132척)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네 자릿수 폭증하며 전체 발주량 증가를 견인했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글로벌 누계(1~9월) 발주량은 전년 1322만CGT 대비 2.8배(184%) 증가한 3754만CGT로 집계됐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전년 67만CGT에서 올해 16배(1504%) 폭증한 1075만CGT의 발주량을 기록, 1000만CGT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액화천연가스(LNG)선도 133% 증가한 398만CGT로 컨테이너선에 이어 가장 많이 발주된 선형으로 꼽혔으며, 벌크선은 330% 증가한 211만CGT로 집계됐다. 이 밖에 초대형유조선(VLCC)은 142만CGT를 기록, 전년 대비 84% 늘었다.
조선 빅3, 누계수주량 전년比 세자릿수 폭증
조선 빅3 중에서 수주 규모가 가장 큰 현대중공업은 약 203억달러를 수확했다. 대형조선사들 중에서 가장 많은 컨테이너선을 쓸어 담으며, 올해 수주 목표액인 149억달러를 36% 이상 웃돌았다. 전년과 비교하면 285%의 신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목표의 48%인 53억달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현대중공업의 총 척수는 210척으로 컨테이너선 68척, 탱크선 57척, 벌크선 2척, LNG선 29척, 액화석유가스(LPG)선 49척, 로팩스(RO-PAX)선 2척, 해양플랜트 3기 등 210척을 수주 리스트에 올렸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도 연간 수주 목표를 23% 초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컨테이너선 44척, 탱크선 14척, LNG선 17척 등 총 75척을 수주 장부에 기입했다.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컨테이너선이 삼성중공업의 수주목표 달성에 힘을 실었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올해 조선부문 누계 수주 실적은 2007년 조선업 슈퍼 사이클 때와 버금가는 수준인 112억달러까지 늘었다. 이는 연간 목표 91억달러의 123%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연간 목표를 지난 5월 78억달러에서 91억달러로 한 차례 높였는데 이마저도 뛰어넘었다. 지난해 수주액이 11억달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918% 폭증한 실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목표를 7년 만에 초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들어 컨테이너선 20척, 탱크선 11척, 초대형LPG운반선 9척, LNG운반선 7척,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 1척, 잠수함 1척, 해양플랜트 2기 등 총 51척, 약 87억8000만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 77억달러 대비 약 114%를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억달러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167% 증가한 수치다.
“친환경선박 발주 증가 韓조선에 기회”
코로나19로 침체된 글로벌 경기 회복과 투자심리가 올해를 기점으로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조선사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2023년부터 적용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 탄소집약도(CII) 규제 등 탈탄소 요구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노후 선박 교체 확대 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기술력이 앞선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클락슨에 따르면 2021~2022년 평균 선박 발주량은 2020년 958척 대비 55% 증가한 1481척(4100만CGT)에 이를 전망이다. 2023~2031년 연평균 발주량은 2020년의 2배 수준인 1900여척으로 예상돼 조선 시황 호조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구체적으로 향후 발주량은 2023~2026년이 2020년 대비 84% 증가한 1758척(3800만CGT), 2027~2031년이 113% 증가한 2045척(4400만CGT)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친환경 선박의 발주 비중(척수 기준)은 2021년 32%에서 2030년 59%, 2050년에는 100%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조선소가 시장을 주도할 거란 게 조선업계의 예상이다.
충분한 수주잔량과 신조선가 상승도 국내 조선사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신조선가는 강재가 상승과 건조 독 확보 경쟁, 친환경 선박에 대한 투자 증가 등으로 지속 상승할 전망이다.
9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보다 3포인트 상승한 149.1포인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년 127포인트와 비교하면 무려 22.1포인트 오른 수치다.
9월 말 수주잔량은 전년 6806만CGT 대비 28.8% 증가한 8763만CGT로 집계됐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우리나라가 전년 1842만CGT에서 55% 늘어난 2856만CGT를 기록했다. 1년 새 1000만CGT나 늘었다. 이 밖에 중국은 2465만CGT에서 3537만CGT로 43%, 일본은 905만CGT에서 940만CGT로 3.8% 증가했다.
대형조선사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빠르게 일감을 확보하면서 현재 남아 있는 독(Dock) 슬롯 밸류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로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만족할 수 있는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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