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한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이 심각한 물류난에 빠졌다.
2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일 푸둥공항의 두 개 화물 터미널 중 하나인 푸둥공항화물터미널(PACTL)에서 일하는 노동자 5명이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푸둥공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건 이달 2일 1명이 확인된 이후 두 번째다.
공항당국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143명과 간접 접촉한 942명을 대상으로 PCR(유전자증폭) 검사와 격리 조치를 취하는 한편 PACTL을 폐쇄해 푸둥공항의 화물처리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이번 사태로 푸둥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의 3분의 1이 취소됐고 공항 화물 처리능력은 33%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북미행 화물은 일주일, 유럽행 화물은 3일 정도의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항공사들은 긴급히 항공편을 인근 공항으로 전환 배치하고 있다. 카타르항공과 미국 폴라에어카고는 화물기 운항 거점을 광저우와 정저우 선전 등으로 돌렸고 다른 항공사들도 홍콩으로 우회하는 전략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무관용 코로나 정책’에 따라 공항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되기 전까지 화물기 운항을 중단하고 지상조업과 통관 화물보관시설을 폐쇄할 방침이어서 항공화물 운송 차질은 9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푸둥공항의 물류 기능이 마비 상태이지만 공항당국이나 PACTL은 아직까지 공식 성명을 발표하지 않은 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만 관련 소식을 알려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계 포워더 CH로빈슨은 “항공편이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사태가 악화하자 물류기업들은 대체 루트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일부 포워더는 한중 간 카페리 서비스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환적하거나 싱가포르나 두바이를 경유하는 해상항공 복합수송루트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항공화물 운임도 치솟고 있다. TAC인덱스에 따르면 중국발 북미행 항공운임은 8월23일 현재 kg당 8.69달러를 기록, 한 달 전에 비해 24% 급등했다. 최근 해운시장의 선복난으로 화물기 이용이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항공운임 상승 폭은 더욱 확대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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