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유조선(VLCC) 중고선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물수송 운임은 약세를 띠는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영국 클락슨 통계에 따르면 15년 선령의 중고 VLCC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20% 오른 3600만달러를 기록했다. 10년은 5000만달러, 5년은 14% 오른 7200만달러에 이른다.
이란산 원유 수송 등 용선 시장에서는 나오지 않는 계약을 겨냥하는 해외 선주들의 움직임이 중고선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이나 베네수엘라 등 미국 제재 지정국의 원유 수송은 용선시장에선 나오지 않지만 물밑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재국의 원유 수송에 선령 20년 안팎의 노령선이 투입되면서 중고선 시장이 다 같이 상승곡선을 그린다는 지적이다.
반면 VLCC 용선료는 현재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일 4000달러 안팎의 적자를 보는 구조다. 산유국들이 8월부터 매달 일일 원유 생산량 감산 규모를 40만배럴씩 완화해 최대 580만배럴까지 조정하는 데 합의했지만 시장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고선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VLCC 해체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영국 발트국제해운협의회에 따르면 1~7월 사이 폐선된 VLCC는 3척에 불과했다. 반면 중고선 시장에서 거래된 VLCC는 69척에 달했다.
8월 들어 저장설비로 쓰였던 VLCC 5척은 폐선소로 향했다. 용선 시장에 투입되지 않은 까닭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 외신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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