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27 09:58
e-비즈니스의 유료화, 목표고객에 의미있는 컨텐츠 차별화 이뤄야
e-비즈니스기업의 위기는 본질적으로 가치창출구도가 자리잡지 못한데 있다.
다시 말해 광고 외에는 돈 들어올 구석이 없다는 것. '공짜'라는 미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냈지만 이제는 e-비즈니스도 돈을 벌 구석을 찾고 있다. 이에 「물류와경영」은 LG경제연구원의 협조를 얻어 e-비즈니스기업들의 생존전략, 즉 '컨텐츠 유료화방안'에 대해 알아보았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공짜'이던 것을 '공짜'가 아니게 된다는 것이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2000년대의 산업혁명인 e-비즈니스의 안정된 구조화를 위하는 마음으로 '공짜'를 '유료화'하려는 이 위험한(?) 글을 읽어보자.
기업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물론 e-비즈니스도 여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많은 e-비즈니스 기업들이 돈을 벌지 못했다. 직접적으로 상거래를 전개하는 e-비즈니스 기업들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는 있지만, 수익(매출)은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 혹은 컨텐츠를 제공하거나(컨텐츠 모델) 커뮤니티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커뮤니티 모델) e-비즈니스 기업들은 이익은 커녕 수익을 내기도 어렵다. 물론, 광고 수입과 같은 간접적인 수익 원천이 있으나, 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매우 제한적이다. 결국 컨텐츠 모델 또는 커뮤니티 모델의 e-비즈니스 기업은 직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곧 시장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컨텐츠 모델과 커뮤니티 모델의 e-비즈니스 기업을 비교해보면, 컨텐츠 모델에 비해서 커뮤니티 모델의 수익 확보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 보인다. 컨텐츠 모델의 경우 기업이 정보의 주도권을 고객이 갖고 있으나, 커뮤니티 모델의 경우 고객이 정보의 주도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이 이 사이트를 유료화한다면 특정 커뮤니티 회원들은 단체로 이탈하여 무료 커뮤니티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시장에서 사라지고, 커뮤니티 사이트가 과점 체제화된다면, 소수 사업자들의 암묵적 담합에 의해 모든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유료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e-비즈니스 기업들이 등장할 것이고, 이 기업들이 커뮤니티 전문 사이트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정통 커뮤니티 사이트 외에도 유사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어쨌든 컨텐츠 모델은 커뮤니티 모델에 비해 유료화하기 용이한 e-비즈니스 모델이며, 그에 따라 지금 유료화로의 전환이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의 유료화 움직임 보인다
지금 국내의 포털 사이트들은 대부분 일부 서비스만 특화시켜 돈을 받고 있거나 받으려고 하는 중이다. 즉, 교육 컨텐츠, 증권 정보, 게임이나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정보, 운세나 핸드폰 벨소리 등 기타 정보에 대해서 유료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포털은 그동안 당연히 무료로 인식되었던 이메일 서비스부터 개인 홈페이지 호스팅까지 유효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I 사이트의 경우 영화, 만화, 성인물 등 엔터테인먼트 컨텐츠에 대해 돈을 받는 것은 물론, 기존 무료 홈페이지 용량을 30M에서 12M로 줄이고, 대신 기본형 50M와 프리미엄형 100M의 유료 홈페이지 서비스를 신설했다. 또 이 사이트는 이메일 서비스도 유료화를 단행하여, 기존 무료 이메일 용량을 30M에서 10M로 줄이고 기본형 50M 프리미엄 100M의 유료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외의 경우, 대부분의 컨텐츠 모델 e-비즈니스 기업들이 기본 정보 외의 부가 정보 혹은 프리미엄 정보는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신문사들도 이런 흐름의 예외는 아니다. 다만 월스트리트 저널(wsj.com)처럼 벌써 1999년부터 모든 기본 정보에 대해서도 유료화 서비스를 제공(연간 59달러로 인쇄판에 비해서 훨씬 저렴함.)하고 있는 사이트가 있는가 하면, 이코노미스트(economist.com)처럼 아직까지 대부분의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이트도 있다.
컨텐츠 유료화의 포인트
국내외의 움직임을 볼 때, 컨텐츠 유료화는 e-비즈니스의 대세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컨텐츠 유료화는 고객의 거부감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아무리 로열티가 높은 고객이라도 돈을 내라는 말에 기분 좋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월 3만원 정도의 고속 인터넷 접속료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전체 인터넷 이용자들의 상당 비율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수많은 사이트들이 많은 돈을 벌어들이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특히, 단기적으로 급속한 유료화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유료화가 컨텐츠 모델의 e-비즈니스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비상구라면, 쉽지는 않더라도 계속해서 유료화를 확대해가는 방법을 찾는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고객의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유료화를 통해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직까지 유료화의 방향을 제시할 만한 모범 사례는 별로 없다. 다만, 그간 오프라인 및 온라인 공간 속에서의 소비자 행동을 바탕으로 컨텐츠 유료화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추측해 볼 수는 있다. 지금부터는 이같은 방향에서 바람직한 컨텐츠 유료화에 대해 알아보자.
합리적인 가격 체계 설정
컨텐츠에 가격을 매기기 위해서는 2가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 하나는 컨텐츠를 어떤 단위로 나누어서 가격을 매길 것이냐라는 가격 체계의 문제이며, 다른 하나는 각 컨텐츠 단위에 얼마를 부과할 것인가 라는 가격 결정의 문제다. 지금부터는 가격 체계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다.
가격 체계는 사이트 전체를 하나의 가격 단위로 설정하는 방법(사이트 입장료 개념)으로부터, 개별 컨텐츠마다(예컨데, 파일 하나하나마다) 가격을 매기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안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이것을 섞어서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어떤 방법을 택하던 반드시 해야 할 일은 고객이 만족할 만한 가격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이동통신의 경우 엄청나게 많은 요금 체계가 있다. 기본료와 사용료로 나누어지고 사용료는 다시 음성, 비음성 등에 대해 부과된다. 이러한 가격 단위를 조합하여 수십개의 가격 체계(00요금, XX요금 등)가 도출된다. 그러나 그 요금 체계에 만족하는 고객은 별로 없다. 수십개의 요금 체계가 있지만 어느 하나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 또 그 복잡한 요금 체계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도 없다. 가입자는 항상 가입 시점에 프로모션이 걸리는 요금 체계에 가입하게 마련이다. 또, 특정 요금 체계를 선택하지 않으면 가입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 결과 필요 없는 항목이 전체 요금에 포함되게 마련이다. 예컨데, 문자 메시지나 무선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이들 항목이 기본적으로 포함된 요금 체계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이동통신 회사들이 이렇듯 고객 지향성이 낮은 요금 체계를 갖고 있음에도 많은 고객을 모을 수 있는 이유는 이동통신 시장이 과점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시장 내의 공급자가 몇 개 되지 않고, 공급자들의 가격 정책이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가격에 대한 차별성을 거의 느낄 수 없고, 가입 대상 회사 선택시에도 가격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어렵다. 사실 이동통신 가입시에 영향을 주는 가격 요인은 사용료가 아니라, 초기 비용(가입비+단말기값)이다.
그러나, 컨텐츠 모델의 e-비즈니스는 상황이 다르다. 수많은 기업이 경쟁하고 있으며,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유사한 정보를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이동통신의 경우, 사람들이 처음 접했을 때부터 유료였기 때문에, 돈은 내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인터넷 컨텐츠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무료였기 때문에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과거 Ketel, PCServe 등의 컴퓨터 통신 시절에는 웬만한 정보는 모두 유료였다. 그 때문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많은 정보가 무료로 제공될 때 상당한 당혹감을 느꼈다. 따라서 지금 많은 종류의 컨텐츠가 유료화된다고 해도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 그러나 지난 3~4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세계에 뛰어든 사람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큰 거부감을 갖고 있다. 문제는 현재 네티즌들의 대다수가 통신을 통해 정보를 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언하면, 어떤 가격 단위를 채택하든지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가격 체계를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강제적인 꾸러미 가격(bundling)을 지양하고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가격 체계가 설정되어야 한다.
고객 관점의 가치 평가
지금까지 컨텐츠를 어떤 단위로 나누어서 가격을 매길 것이냐라는 가격 체계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지금부터는 각 컨텐츠 단위에 얼마를 부과할 것인가 라는 가격 결정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자.
가격은 생산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결정하는 것이다.
정보 생산자, 즉 컨텐츠 모델의 e-비즈니스 기업은 제공하는 정보의 가격을 결정할 수 없다. 다만, 고객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그 가격을 고객이 받아들인다면 그 기업은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이 그 가격을 거부한다면 시장에서 버림받게 된다.
아무리 많은 자원이 들어간 상품이라도 고객에게 큰 가치가 없다면 비싼 값을 받을 수 없다. 반대로 별다른 자원이 투입되지 않았더라도 고객이 큰 가치를 느낀다면 그 상품은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유형 상품이나 무형의 정보나 모두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엄청난 돈을 들인 조사 분석 자료 제공 서비스와 단순한 일대일(1:1) 상담 서비스가 있다고 하자. 기업 입장에서는 조사 분석 자료가 더 비싼 값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고객은 자신만을 위한 소박한 일대일 서비스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여기에 대한 가치 인식은 고객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다.
따라서 컨텐츠 모델의 e-비즈니스 기업은 앞에서 논의한 가격 체계를 구성하는 개별 컨텐츠 단위별로 가격을 책정할 때, 그 기준을 고객이 느끼는 가치에 두어야만 한다. 한마디로 기업이 고객의 입장에서 과연 돈을 낼 만한 서비스인가를 평가해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컨조인트 분석 등의 기업을 활용하여 전체 서비스 및 개별 컨텐츠에 대해 고객이 인지하는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이때 고객이 인지하는 가치는 세분 고객별로 각각, 특히 자사의 핵심 목표 고객층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으로 측정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고객이 특정 정보를 평가하는 방법은 그 기준에 따라 절대 평가와 상대 평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절대 평가는 상품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서 고객이 얼마나 자신에게 필요하고 유익하다고 느끼는가에 관한 이슈다. 고객이 특정 정보에 대해 느끼는 본질적 가치는 고객의 니즈에 얼마나 부합되는가에 따라 결정되게 된다.
기본적으로 가격은 절대적 가치에 바탕을 두고 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경쟁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
상대적 가치 평가
상대 평가는 경쟁 개념이 도입된 가치 평가다. 즉, 정보가 얼마나 희소한지, 대체 정보가 있는지 등에 따라 정보에 대한 고객의 평가는 달라지게 된다. 즉, 자신에게 별로 필요하지 않은 정보라도, 흔하지 않은 정보이고 다른 데서 구하기 어렵다면, 웬지 돈을 지불해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유료화를 하면서 몇가지 서비스를 추가했다. Personalized e-mail(관심 정보에 대한 이메일 서비스), What’s New(개인적 관심 뉴스 폴더), Portfolios(재테크 관련 정보), Briefing Books(기업 정보), Barron’s Online(재테크 관련), Tech Center(신기술 관련 정보)와 같은 정보들이다. 이들이 대부분의 고객(구독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다른 사이트에 비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객은 돈을 지불한다는데 거부감을 덜 느끼게 된다.
제휴에 의한 번들링
인터넷 시대 이전부터 정보 산업이나 서비스 산업의 가격 결정에서 두드러졌던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꾸러미 가격 혹은 번들링(bundling)이다. 예를 들어 1개에 100달러짜리 소프트웨어 4종류를 묶어서 150달러에 파는 경우가 있다. 놀이공원에서는 1번 타는데 5달러짜리 놀이기구 5개를 탈 수 있는 티켓을 묶어서 10달러에 팔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것이 바로 정보 산업이나 일부 서비스 산업에서 가능한 파격적인 번들링이다.
이런 파격적인 가격이 가능한 것은 이들 산업은 변동비의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는 개발비가 문제지 추가본을 찍어내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미미한 수준이다. 또 놀이 공원의 경우,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많은 고객이 여러 종류의 놀이기구를 탄다고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물론 혼잡스러움 때문에 고객이 느끼는 즐거움은 반감될 수도 있지만, 어쨌든 비용에는 거의 영향이 없기 때문에 파격적인 번들링이 가능하다.
인터넷 컨텐츠의 경우도 오프라인 소프트웨어 판매보다 더 적은 변동비가 들기 때문에 적극적인 제휴를 통한 컨텐츠 판매 노력이 필요하다. 뒤집어 말하면, 타사와 제휴하여 타사의 컨텐츠를 저렴한 가격에 자사 컨텐츠와 묶어서 판매한다면 고객에게 더 큰 가격 대비 효용 혹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자사의 소중한 컨텐츠가 타사 컨텐츠와의 번들링을 통해서 싼 값에 제공된다면, 이는 자사 컨텐츠 판매에 대한 제살 깍아먹기(cannibalization)가 된다는 우려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자사 사이트만으로도 쉽게 유료화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컨텐츠가 있을 때 고민할 문제다. 대부분의 사이트는 번들링을 통해서라도 일단 고객을 확보하는게 바람직한 상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Bell&Howell에서 운영하는 Proquest 서비스의 경우 수많은 종류의 잡지에 실린 정보를 묶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그 모든 잡지를 따로따로 구독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
고객 개인별 가격 책정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가격을 다이나믹하게 책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다이나믹하다는 것은 2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일정 시점에 고객별로 다른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하나는 시간대별로 가격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고객별로 차별화된 가격을 책정하는 것에 대해 논의해보자. 고객별로 똑같은 가격을 책정하는 정찰제는 그리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 않다. 과거에는 당연히 고객별로 다른 가격을 매겼다. 단골 손님에게는 깍아주고, 새로 온 손님에게도 조금 깍아주기도 했다. 이런 모습이 과거 매스 마케팅 이전의 판매자와 소비자와의 관계였다. 그러나 매스 마케팅 환경 속에서 고객이 익명성을 갖게 됨에 따라 고객들간의 가격 차별화가 어려워졌다.
그러나 CRM 개념의 등장에 따라 고객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차별적인 대응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개별적 대응의 중요한 수단으로서 가격이 부상하게 되었다. e-비즈니스에서는 오프라인 사업에 비해 CRM을 실행할 수 있는 여건이 더 좋기 때문에, 전체적인 CRM 프로그램 속에서 고객별로 차별화된 가격 책정을 도입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이는 우량 고객에게 탄력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우량 고객이 아니더라도 가격 탄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고객, 즉 정보의 가격을 낮추면 더 많은 정보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에게도 차별적인 할인 혜택을 줄 수 있다.
고객별로 가격 차별화를 할 때 중요한 것은 고객별 차별화 기준을 명확히하고, 그러한 기준이 존재한다는 것을 고객이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고객이 이러한 가격 정책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이 가격 측면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심각한 불만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시간에 따른 가치 변화 반영
모든 상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한다. 골동품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증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상품은 가치가 감소한다. 정보라는 상품도 이런 경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정보라는 상품의 가격을 결정할 때는 이와 같은 시간에 따른 가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지금 흔히 활용되고 있는 방법은 최신 정보는 유료화하고, 조금 오래된 정보는 무료로 공개하는 방법이다. 앞서 언급한 Proquest의 경우, 제휴가 되어 있는 잡지의 최신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몇 개월이 지났을 때, 비로소 Proquest를 통해서 볼 수 있다.
그런데 단순히 최신 정보와 구닥다리 정보라는 이분법적인 기준에 따라 유료냐 무료냐를 가름하는 것보다는, 시의성이 중요한 정보와 시의성의 중요성이 다소 낮은 정보를 차등화하여 다양한 가격 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다.
한편, 과거 자료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최신 자료는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오히려 오래된 정보가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오래 전에 절판된 소설이나 영화를 생각해보면 이런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오래된 정보에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시간의 흐름이 정보의 희소성을 증가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경쟁력의 제고
지금까지 컨텐츠 유료화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그런데, 이와 같은 5가지 방향성에 따라 컨텐츠 유료화를 도입하는데 있어서 간과하지 않아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양질의 컨텐츠 확보와 같은 본원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다. 본원적 경쟁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어떤 컨텐츠 유료화 전략도 효과가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컨텐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명확한 목표 고객 선정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목표 고객을 다시 한번 명확히 선정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 투자 사이트의 경우, 목표 고객을 단순히 ‘부동산 투자자’라는 식으로 모호하게 설정해서는 안된다. 아파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지, 전원 주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지, 또, 전원 주택에 관심이 있다면, 투자 목적인지, 즉시 입주 목적인지, 장기적인 입주 목적인지 등에 따라 고객층을 세분화하고 이들에게 적합한 컨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 차별화, 차별화, 차별화
미국의 부동산업자들은 부동산을 살 때 고려해야할 3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고 한다. 이에 빗대어 코카콜라의 고이주에타 전회장은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세가지 요인은 첫째도 차별화, 둘째도 차별화, 셋째도 차별화라고 말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무한 경쟁 시대에 생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컨텐츠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이트의 컨텐츠가 타사이트에 비해 어떻게 차별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그 차별화 포인트가 목표 고객에게 의미 있는 차별화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차별화의 대상은 본질적인 제공 정보 자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특별한 정보 원천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보 자체를 차별화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럴 경우, 목표 고객의 필요와 취향에 맞도록 정보를 가공하고 편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잘 다듬어서 주는 것은 그 나름대로 매우 큰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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