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의 물동량 강세가 지속됐다. 예년에는 러시아의 연초 일주일 정도의 장기 연휴로 물동량이 감소했지만, 올해 1월은 전 세계 해운 경기의 호황에 힘입어 견조한 분위기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부산발 극동 러시아행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2만2천개를 실어날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전월보다 10% 증가했다. 주 평균 5500TEU로, 블라디보스토크행 화물은 3000TEU, 보스토치니행은 2500TEU를 기록했다.
블라디보스토크항 물동량은 지난 달보다 43%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보스토치니항 물동량은 전달 대비 16% 감소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동절기 결빙으로 인해 보스토치니항에서 반출입 작업이 차질이 생기면서 물동량은 뒷걸음질 쳤고, 선사들의 운항 스케줄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러항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선사들은 최대 일주일 정도 지연되고 있는 항만 적체 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월 중순부터 항만혼잡료(Port Congestion Surcharge)를 부과하기 시작해 운임은 급등했다. 1월 첫째 주 1100달러 수준이었던 수출 운임은 1월 둘째 주 이후 1600달러대로 치솟았다. 일부에서는 2000달러 이상을 형성하기도 했다.
한러 수출항로는 1월 들어 계절성 화물이 줄어들면서 물량이 빠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선복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화물적재율(소석률)은 97%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설 연휴와 중국의 춘절 연휴를 앞두고 1월말부터 물량 밀어내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HMM은 오는 2월7일부로 설 연휴 전 밀어내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항과 보스토치니항을 잇는 KR2 노선에 5000TEU급 임시 선박을 운항한다고 밝혔다.
한 선사 관계자는 “임시 선박의 투입으로 적체 현상이 극심했던 보스토치니항의 물동량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러항로의 운임은 더 오를 전망이다. 선사들은 내달 운임 인상(GRI) 또는 동절기할증료(WSS)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주항로의 선복난이 가중되고 있고, 중앙아시아로 향하는 물동량도 늘어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로 물량이 몰리면서 컨테이너 장비 부족 현상과 선적이월(롤오버)이 이어지고 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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