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7만 선원 동지 여러분! 2020년 경자년이 저물고 새희망의 2021년 신축년이 밝았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어려움 속에도 선원노련은 선원의 권익향상과 복지증지을 위해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2020년은 그 어느 해보다 수많은 고난과 예기치 못한 고통이 우리를 압박했습니다. 지금도 그 위세가 꺾이지 않는 코로나19의 광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선원노련의 2020년도 코로나 대응으로 시작해, 코로나로 마무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요 해운수출입 국가의 항만은 폐쇄되거나 입출항이 통제되며 대한민국 선원은 극심한 이동의 제한을 받아야 했습니다. 외국의 수많은 선원들이 승하선은 물론이고, 자국에서 조차 입국을 허락하지 않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예방 필수품인 방역마스크의 품귀현상이 벌어졌고 대한민국 선원은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었습니다. 정부는 부족한 마스크를 약국과 우체국을 통해서만 구입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승선 중인 우리 선원들은 원천적으로 구입이 불가능했습니다.
선원노련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와 선주단체, 선사와 끈질긴 협의를 통해 공적마스크 확보 및 직접 구입을 통해 현재까지 100만장의 마스크를 선원들에게 지급했습니다. 이로써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우리 선원의 건강과 대한민국 해운수산 현장이 멈추는 일을 막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자부합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지며, 정부는 선원에게 하선시 자가격리 의무화 조치를 내렸고, 이에 선원노련은 수차례 성명 발표로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출했습니다. 정부당국자와의 끈질긴 논의와 설득으로 정부 조치를 한달만에 철회시키는 성과를 얻었지만, 아직 일부 선종과 조건에 한해서는 면제받지 못해 아쉬움이 있습니다.
정부 고위급 당국자들과의 대화에서 매번 항해 기간은 사실상 격리나 다름없다는 뜻을 전했지만 선원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에 대해 마음 속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이에 ‘승선이 격리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홍보활동을 벌였지만, 집회 조차 코로나19에 막혀 쉽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수출주도 경제성장을 수십 년간 해왔고, 그 일선 현장에는 선원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출물량이 많은 거대한 선박일수록 승선 선원의 모습은 더 작아졌고, 빨라진 운항속도만큼이나 선원의 자취는 더욱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생필품은 물론, 생존에 절대적인 마스크와 소독제, 의료용품의 원료가 해상운송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선원들이 코로나 위험국가에 가서 그것을 들여온다는 사실은 정부 당국자와 국민은 몰라주는 것 같습니다.
선원들은 사회와 가족과 떨어져 일하는 사람입니다. 더 이상 선원들 마음속 응어리진 서운함, 외로움을 넘어 피폐해지는 몸과 마음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2021년은 선원을 더욱 더 중심에 두고, 선원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하려 합니다. 기울어져도 원위치로 돌아오는 복원성으로 파도를 넘는 선박처럼, 2021년 신축년의 물살을 가르며 모두 다 함께 갑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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