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물동량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운임도 동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후유증을 깨끗이 씻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운임은 수입항로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0일 현재 중국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88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인 10월16일의 119달러에 비해 70달러가량 인상됐다. 수입항로 운임은 지난달 말 145달러까지 상승한 데 이어 이달 13일 195달러로 중기 고점을 찍은 뒤 소폭 하락했다. 195달러는 지난 2018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중항로 운임은 2년 전 200달러가 무너진 뒤 계속 약세를 띠었다.
수출운임은 전달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부산-상하이 수출 운임은 1달러 수준이다. 덴마크선사 머스크나 홍콩선사 OOCL은 각각 120달러 90달러를 공표해 다른 선사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기본운임은 크게 낮지만 부대할증료 징수는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해수부에 신고된 터미널조작료(THC)와 서류발급비(DF)는 각각 100달러 35달러 정도다. 저유황유할증료(LSS)는 40달러가 부과되고 있다. 다만 중국 코스코나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 독일 하파크로이트, 머스크 등은 LSS를 받지 않는다.
국적선사 관계자는 “수출화물이 매달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운임은 수입항로에서만 인상되고 수출항로에선 여전히 바닥권이다”며 “수출항로에선 컨테이너 재배치 개념으로 헐값에 화물을 실어주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물동량은 4분기에도 높은 성장률을 이어갔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10월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0만73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28만2800TEU에 견줘 8.7% 성장했다. 한중항로 물동량은 지난 3월 이후 8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
특히 전달인 9월 17%의 두 자릿수 성장을 일군 데 이어 10월에도 두 자릿수 성장률에 근접하는 강세를 보여줬다. 특히 물동량 수치로만 보면 지난해 12월의 30만3600TEU를 넘어서는 사상 최고치다. 한중항로 월간 물동량이 30만TEU를 넘어선 건 지난해 12월과 올해 10월 딱 두 번이다.
수출과 수입 모두 플러스 성장세를 띠었다. 수출물동량은 8% 증가한 10만8200TEU, 수입물동량은 6% 증가한 16만74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29% 늘어난 3만1700TEU였다. 수출화물이 두 달 연속 10만TEU를 돌파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수출화물은 5월 이후 7월까지 세 달 연속 10만TEU를 넘어섰다가 8월에 9만TEU대로 떨어졌고 한 달 뒤 바로 10만TEU대에 복귀했다.
중국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국내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원부자재 수입을 늘리면서 합성수지(레진) 수출의 상승세가 10월에도 이어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57만3900t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63만4500t에서 9% 감소했다.
하지만 합성수지는 48만6000t으로 6% 증가했다. 그 결과 레진 화물이 주력인 닝보항은 이달 25% 늘어난 3만900TEU의 물동량을 처리했다. 이 밖에 상하이와 칭다오가 10%의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고 톈진 신강도 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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