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해운사(NYK MOL 케이라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 주요 사업에서 실적 감소를 맛보며 대체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MOL 케이라인의 2020년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으며, 매출액은 3대 선사 모두 두 자릿수 후퇴하며 2년 연속 외형 확대에 실패했다.
3대 해운사 매출액 전년比 두자릿수 감소
올해 상반기 NYK는 외형은 후퇴했지만 내실은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선사의 매출액은 전년 8247억엔 대비 12.5% 감소한 7220억엔(약 7조6500억원)에 머문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4% 99.4% 성장한 166억엔(약 1800억원) 221억엔(약 2300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컨테이너부문 매출액은 전년 1036억엔 대비 21.5% 급감한 813억엔에 그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물동량이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다만 북미항로에선 전년 대비 운임과 소석률이 모두 상승해 순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더불어 비용에서도 연료유 가격 하락과 용선료 반환 등 변동비 절감이 발생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선사 측은 전년 대비 매출은 감소했지만 사업실적이 크게 개선돼 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벌크선 매출은 20.6% 감소한 3179억엔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먼저 경제활동을 재개한 국가 중 하나인 중국의 철광석과 콩 물동량이 강세를 보였음에도 우기가 장기화되면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브라질산 철광석은 저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물류는 1.3% 감소한 2350억엔을 기록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물량이 증가했지만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다만 항공운송 매출은 49.9% 폭증한 544억엔을 기록했다. 2분기 후반에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소석률과 운임이 높아지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MOL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역신장한 성적표를 내놨다. MOL의 상반기 매출액은 4846억엔(약 5조1300억원)으로 전년 5744억엔과 비교해 15.3% 뒷걸음질 쳤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상반기 120억엔에서 올해 -42억엔(약 -44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반면 순이익은 전년 256억엔 대비 17.9% 증가한 302억엔(약 3200억원)을 달성했다.
부문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컨테이너와 자동차가 포함된 제품운송사업은 전년 2421억엔 대비 25.9% 역신장한 1792억엔을 거뒀다. 컨테이너는 비용절감과 연료유 가격 하락으로 큰 폭의 이익 증가를 거뒀지만 터미널과 물류사업은 물동량이 줄면서 이익이 감소했다. 자동차선사업은 운항 선대를 줄이며 비용절감에 나섰지만 누계 수송량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이 선사의 상반기 자동차 수송량은 108만8000대로 전년 198만8000대 대비 90만대나 줄었다.
벌크선사업은 전년 1367억엔에서 19.2% 감소한 1104억엔의 매출을 올렸다. 하역 항만의 기상 악화와 일본 유럽의 수요 감소로 6월 중순까지 시장이 부진하면서 이익이 줄었다고 선사 측은 밝혔다. 반면 에너지운송사업은 전년 1392억엔 대비 5.9% 증가한 1475억엔을 달성했다. 저유가로 해상 저장고에 대한 수요 증가가 가속화되면서 1분기 시황이 급등했다. 단기는 물론 중장기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수익이 크게 개선됐다.
케이라인은 매출은 두 자릿수 감소했으며 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이 선사의 매출액은 전년 3724억엔 대비 19.4% 감소한 3001억엔(약 3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2억엔(약 -110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순이익은 41.1% 급감한 96억엔(약 1000억원)에 그쳤다.
벌크선사업 매출은 전년 1163억엔 대비 24.3% 감소한 880억엔을 거뒀다. 케이프와 파나막스 등 모든 선형에서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된 1분기 실적 악화로 외형 확대에 실패했다.
에너지자원사업 매출은 초대형유조선(VLCC) 액화석유가스(LPG)선 등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해상지원선박(OSV)이 유가하락과 함께 회복하지 못하면서 전년 438억엔 대비 13.7% 감소한 378억엔으로 부진했다.
컨테이너를 포함한 제품물류사업 매출은 1949억엔에서 1617억엔으로 17% 역신장했다. 컨테이너선사업에서는 유연한 선박 배치와 운임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자동차사업에선 운송량 급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회복을 보였다고 선사 측은 밝혔다.
NYK 연간 영업이익 하향 조정
선사들은 내년 3월 끝나는 2020 회계연도 연간 실적목표를 당초 예상에서 조정했다.NYK는 영업이익은 7월 발표한 수치에서 22.5% 감소한 300억엔(약 3200억원)을, 순이익은 12.4% 개선된 350억엔(약 3700억원)을 각각 낼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액은 직전 예상보다 12.5% 감소한 1조4600억엔(약 15조4600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MOL은 예상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130억엔(약 -1400억원) 200억엔(약 2100억원)으로 각각 잡았다. 직전 분기와 동일한 전망이다. 매출액 역시 종전과 동일한 9750억엔(약 10조3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케이라인은 매출액 5900억엔(약 6조2500억원), 영업이익 -250억엔(약 -2600억원), 순이익 200억엔(약 2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매출액 전망은 직전 분기와 동일하며, 영업이익 순이익은 전분기 전망 대비 20억엔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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