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한러항로는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
취항선사들에 따르면 4월초까지 호성적을 거뒀던 한러항로는 지난달 중순 이후 물동량이 줄어들었다. 러시아 정부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임시휴일 및 재택근무 등 제한조치를 5월말까지 연장한 것이 물동량 급감의 가장 큰 원인이다. 또 물동량 상승세를 견인했던 중국발 환적 화물이 4월말부터 줄어든 점도 시황에 악영향을 끼쳤다.
부산발 극동러시아행의 4월 물동량은 1만5160TEU로 전월 대비 4.8% 하락했다. 3월 주당 4천TEU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해 약 200TEU 감소했다. 보스토치니행 물동량은 2040TEU, 블라디보스토크행은 1750TEU로 전달보다 각각 약 7%, 2% 감소했다. 5월 들어 한러항로의 하락 폭은 더욱 확대됐다. 5월 중순까지의 한러 수출항로의 물동량은 주당 약 3200TEU를 기록해 전월 대비 15%, 전년 대비 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항선사들은 이같은 물동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선복 감축과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을 실시해 채산성 확보에 나섰다. 소석률(화물적재율)은 평균 80%대를 기록했으며, 운임은 COC(선사 소유 컨테이너)의 경우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50~370달러 수준이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한러항로의 전통적인 강세 품목인 중고자동차는 자동차 부품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고, 바이어들의 활동이 제한을 받으면서 감소세가 지속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시황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겨울용 계절성 화물이 여름에 집중되면서 6월 이후 관련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방 경제제재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던 러시아는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었지만 향후 온라인 유통, 비대면 시장 등 관련 비즈니스 분야가 확장될 것으로 코트라는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면 러시아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어 관련 품목들의 물동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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