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시작된 물동량 감소와 이란 제재 장기화 여파로 2월 중동항로는 어두운 시기를 보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발 물량이 급감하며 선사들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선사들은 선복공급 조절에도 평균 80~90%의 소석률(화물 적재율)을 기록했다. 어려움에 직면한 선사들은 결국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을 실시하며 숨고르기에 나섰다. 선사 관계자는 “이번 임시휴항을 통해 약 20%의 선복이 빠져나갔을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화물을 유치하는 게 쉽지 않은 한 달 이었다”고 말했다.
이달에도 운임은 네 자릿수를 보이고 있다. 2월14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두바이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89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1175달러와 비교해 100달러가량 하락했지만 지난해 703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중동항로 시황 회복은 3월 중순까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상선이 KME(Korea Middle-East Express) 서비스에 투입 중인 1만2500TEU급 선박을 다운사이징하면 그나마 활로가 보일 거란 게 선사들의 견해다. 선사 관계자는 “2월 들어 화물을 채우지 못하고 운임이 떨어지면서 중동 상황이 안 좋아졌다”고 전했다.
올해도 선사들은 이란 해운시장의 회복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이란 해운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2029년까지 근본적인 경제 성장과 잠재력은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무역관계를 중국과 러시아로 돌릴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국제 제재의 완화를 차지하고, 막대한 석유 및 가스자원을 완전히 활용하지 못하는 까다로운 운영 환경은 앞으로 10년 동안 이란의 무역 확대를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인프라 프로젝트, 특히 운송 부문에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동서로 향하는 주요 항로에 접근할 수 있는 유리한 지정학적인 부분은 기회이자 강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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