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선사 PIL은 서비스 네트워크 최적화 전략에 따라 북미항로에서 철수한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이 선사는 대만 완하이라인 중국 코스코와 제휴해 아시아-미주항로에서 6개의 컨테이너선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주력인 중국과 미 서안을 직항 연결하는 노선은 ACS AC3 AC6 3편이다.
이 밖에 중국을 경유해 동서남아와 미 서안을 잇는 노선(AAS), 베트남과 미국 롱비치를 잇는 노선(AC5)이 각각 1편씩 운항되고 있다. 베트남과 미 서안 직항 노선 1편(AC2)도 1년 전 개설됐다. 미중 무역분쟁 이후 생산공장의 동남아 이전이 가속화하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베트남 노선을 개발했다.
싱가포르 선사는 광범위한 전략적 검토를 통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지난 2007년 북미항로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18년 30%의 물동량 신장세를 거두는 등 두각을 보이기도 했으나 미중 무역분쟁으로 물동량이 둔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되자 항로 철수를 단행했다. 다음달인 3월 북미항로에서 마지막 배가 물살을 가른다.
이 선사는 향후 아프리카 중동-홍해 인도 남미 오세아니아 등 남북항로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만 시황 변화에 따라 다시 항로를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선사는 13년 전 완하이와 제휴해 북미항로에 진출한 뒤 시황이 악화되자 2009년 잠정 중단했다가 이듬해 단독으로 뱃길을 다시 연 바 있다.
현재 북미항로를 취항하고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PIL은 지난 2015년 3개 중국은행에서 금융을 지원받아 1만18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중국 양쯔장조선에 발주했다. 이 선박은 2017년과 2019년 사이에 선사 측에 인도돼 북미항로의 노후선을 대체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신조선 시리즈 중 3척은 완하이, 1척은 독일선사 하파크로이트에 각각 대선됐다. 또 다른 1척은 완하이와 PIL이 50 대 50의 비율로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7척은 PIL에서 단독 운항 중이다. 3척은 북미항로(AC5), 3척은 홍해항로, 1척은 서아프리카항로에서 각각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엔 싱가포르 선사가 올해 들어 1만1800TEU급 2척을 포함해 다양한 선박의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회사 측은 시장 루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PIL은 118척 39.1만TEU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해 세계 9위에 올라 있으며, 30여척의 벌크선과 다목적선을 운항 중이다. 90개국 500개 지역에 해운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