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30 17:15
상업보험자들 속속 등장, IGA 클럽의 위기 오는가?
최근 수년동안 있었던 상업보험자들의 피앤아이시장 진출로 인해 IGA Club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IGA 클럽은 상업보험자와의 제휴를 서두르는 등 일대변
신을 꾀하고 있어 전통에 뿌리깊은 IGA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분
석이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IGA의 위기는 수년전 피앤아이시장에 진출한 정액보험료
(Fixed Premium)방식의 상업보험자들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추가보험료(Supplementary Call)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 때문에 정액
보험료방식은 많은 선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는데 현재 시장점유율이 급격
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지난 피앤아이 역사상 정액보험료방식은 갑자기 출현한 것이 아니며
그 명맥이나마 계속 유지해 온 사실을 비추어 볼 때 최근의 급신장에는 추
가보험료에 대한 부담탈피 외에도 뭔가 다른 요인이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
을 얻고 있다.
IGA는 전세계 선대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클럽간의 경쟁을 제한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유지하려는 일종의 카르텔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유럽
공동체(EC)로부터 자유경쟁에 관한 EEC법률에 저촉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
되어 왔으나 IGA는 단결된 힘으로 이를 무마시켜 왔으며 최근 IGA협정의 유
효기간을 EC로부터 2008년까지 연장받는데 성공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과연 IGA협정이 2008년까지 그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냐는 비
관론과 함께 상업보험자들의 과감한 시장진출은 IGA 클럽간에도 그 대응방
향에 대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지난 100여년 동안의 공조체제가 무
색하게도 몇몇 클럽에서는 전통적인 피앤아이 운영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법
을 시도하는 반란아닌 반란이 일어나게 되었다.
IGA 내부의 반란은 UK와 Steamship에 의해 주도되었다. 이들은 "다년 위
험전가 프로그램"(Multi-Year Alternative Risk Transfer Program)이라 불
리는 새로운 재보험계약을 Swiss Re, ERC Frankona와 각각 합의하였는데 대
부분의 다른 클럽들이 이러한 시스템을 거부한 것이나 그 운영방법이 상업
보험의 그것과 흡사하다는 것을 볼 때 가히 반란이라 표현할 만하다.
흔히 알고 있듯이, 전통적인 피앤아이클럽에서는 상호부조의 대원칙아래 한
보험연도에 발생한 클레임에 대해서는 당해연도 가입회원이 선급보험료(Ad
vance Call)와 추가보험료(Supplementary Call), 그리고 재보험한도초과보
험료(Overspill Call) 등을 통해 공동분담하도록 하고 있다. 상업보험과는
다른 피앤아이보험의 가장 큰 특징인 이러한 상호부조의 원칙은 이제 고정
보험료방식과의 경쟁에서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는 듯 하다.
이에 비해 UK와 Steamship이 도입한 새로운 방식은 "Mutual Premium" 시스
템이라 불리는 것으로 선주는 선급보험료 100%와 추가보험료 40%를 합한 연
간 140%의 보험료중 일부를 당해 보험연도에 지불하고 나머지는 기존의 추
가보험료처럼 부과받도록 되어있다. 여기까지는 기존의 시스템과 별반 차이
가 없어 보이나 새로운 시스템하에서는 예정된 Mutual Premium 140%보다 많
은 액수의 보험료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 들었다. 클럽은 이
러한 위험을 새로운 재보험을 통해 해결한 것이다.
더욱이 새로운 시스템하에서는 한 보험연도에 심각한 대형클레임이 발생하
여도 클럽은 정해진 한도액내에서만 지불하고 부족분은 재보험을 통해 지급
하며 이로인한 재보험료 증가분은 미래의 회원이 "Payback" 기간동안 부담
하게 된다.
전통적인 피앤아이운영방법에서 취하던 클레임지급방법과는 전혀 다른 시스
템으로 거의 상업보험형태를 띤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클레임 지불방법에 이르기까지 아직 완벽하게 알려지지 않
은 것은 어떤 막대한 클레임이 이러한 시스템에 의해 지급되어지고 있다고
알려지게 되면 선주는 당연히 증가하는 보험료를 회피하기 위해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는 클럽으로 이동하려 할 것이고 이를 우려한 해당 클럽들의 고
의적인 홍보부족이 원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세월동안 IGA는 많은 변화를 겪어 왔으며 지금의 변화는 결국
다수의 클럽이 따라야 할 변화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향후의 보험시장은
고요율의 선체보험시장이 지속될 전망이고 이에 따라 상업보험자와 제휴한
클럽들은 선체보험과 피앤아이보험을 묶은 Package 상품을 통해 규모의 경
제를 이용한 저요율의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경쟁
우위에 서게 될 것이고, 전통적인 방법만을 고수하는 클럽들이 이러한 미래
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운영방법의 도입 이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항선대는 현재 대부분 IGA 소속 클럽에 가입해 있다. 사실 IGA
클럽들이 진정 선주를 위한 단체인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대형선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요율이나 서비스면에서 홀대를 받아온게 사실인 국내 많은 중·
소형 선사에서는 새로운 보험상품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사익을 위해 도움
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분간 계속될 보험자시장에서 보험자들의 변신을
예의깊게 주시하여 어떠한 선택이 사익에 도움이 될 것인지 신중히 연구해
야 할 시점인 것이다.
피앤아이보험이란.
피앤아이보험은 선박의 운항과 관련해서 발생하는 제3자 배상책임을 담보하
는 보험으로 알려져 있으며 운송화물에 손상이 생긴다든지 기름유출로 인해
양식장에 손해를 끼친다든지 하는 경우를 말한다.
선박회사(이하 선주)에서 선박을 운항하다 보면 일반적으로 많은 위험에 직
면하게 되는데 선주는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통상
보험을 통하여 위험을 전가시키게 되는데 선주는 선체보험과 피앤아이보험
에 가입하게 된다. 피앤아이클럽의 전신은 18세기초 영국의 선주들에 의해
조직된 Hull Club인데 현재 세계적으로 다수의 피앤아이보험사(이하 피앤아
이클럽)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전통적인 피앤아이클럽의 대표라
고 하면 현재 International Group Agreement(이하 IGA 또는 국제그룹)를
이루고 있는 13개의 클럽을 들 수 있다.
▲한국피앤아이클럽은 지난 20여년동안 그 설립의 필요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어오다가 과거 항만청이 해양수산부로 승격되면서 21세기 한반도 마린센
터화 프로젝트의 하나로 구상되어 본격적인 설립추진을 하였고 현재에 이르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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