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한중 국제여객선(카페리)항로는 여객 호조, 화물 부진으로 요약된다. 특히 인천을 거점으로 하는 10개항로의 화물성적 침체가 뚜렷한 모습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1~6월 17개 한중카페리항로 수송실적은 여객 98만4124명 화물 26만135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만2062명 26만1355TEU에 견줘 여객은 58% 증가했고 화물은 0.5% 감소했다.
지난 한 해 18%의 성장률을 보였던 여객 수송실적은 올해 들어선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올해 상반기 결과는 사드 사태 이전 최고치인 2012년 같은 기간의 81만6136명을 20% 이상 웃도는 사상 최대실적이다.
72%의 증가율로 시작한 여객실적은 2월 46% 3월 56% 4월 86% 5월 65% 등 상반기 내내 50% 안팎의 급증세를 유지했다. 6월의 25%가 가장 낮은 성장폭이었다. 특히 3월부터 5월까지 18만명을 넘어서는 역대급 성적을 남겼다. 세 달 모두 종전 최고기록인 2012년 4월의 16만9309명을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특히 4월은 20만명에 육박하는 실적으로 종전 최고치를 18% 앞섰다.
2016년 75만명이었던 상반기 여객 수송실적은 사드사태로 2017년 72만8000명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는 62만명선까지 급락했다가 1년 만에 급반전했다. 여객 실적의 호조는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유입이 가장 큰 배경으로 보인다. 사드사태의 후유증을 완전히 털어낸 셈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인은 지난해보다 36만5000명 늘어난 87만8344명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인은 10만394명으로 4600명 감소했다.
인천 거점의 10개노선은 같은기간 70% 늘어난 52만7102명을 기록하면서 황금기를 맞았다. 지난해 3000명대로 급락했던 인천-잉커우노선(범영훼리)은 올해 2만4900명을 거두며 7배(610%) 늘어났다. 위동항운의 인천-칭다오, 진천국제객화항운의 인천-톈진, 대인훼리의 인천-다롄, 연운항훼리의 인천-롄윈강 노선은 각각 2배 이상 증가했다.
평택항 거점의 5개노선은 31% 늘어난 28만4030명, 군산항 거점 2개노선은 80% 늘어난 17만2993명을 각각 수송했다. 특히 평택교동훼리의 평택-웨이하이 노선은 2배, 지난해 4월 개통한 군산-스다오 제 2노선은 4배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승선율이 사드사태 이전에 비해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 승선율은 65%였다. 종전 최고기록인 2014년의 66.5%에서 1.5% 포인트 하락했다. 2014년 상반기 실적은 올해보다 23만명 이상 적은 75만747명이었지만 진천훼리의 휴항으로 수송능력이 감소하면서 높은 승선율을 달성했다.
카페리선사 한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여객 수송실적도 급증했다”며 “사드사태 후유증이 사실상 해소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평택항 웃고 인천항 울고
여객과 달리 화물 실적은 부진한 모습이다. 1월과 3월 11%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여줬지만 2월 15% 감소한 데 이어 5월과 6월에도 각각 7%씩 뒷걸음질 쳤다.
노선별로 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평택항 5개 노선은 지난해 8만8437TEU에서 올해 9만2994TEU로 5% 성장했다. 수출화물 증가율 8%, 수입화물 증가율 4%로, 수출의 호조가 눈에 띈다. 특히 지난해 1월 화물선을 앞세워 재개한 대룡해운의 평택-룽청노선은 1만4695TEU를 기록, 62% 급증했다.
군산항 2개 노선은 지난해 1만2434TEU에서 올해 1만4430TEU로 16% 성장했다. 이 가운데 군산-스다오 제 2노선은 9740TEU로 5.5배 늘어났다.
반면 인천 거점의 10개 노선 수송실적은 지난해 16만483TEU에서 올해 15만2711TEU로 5% 감소했다. 수출 증가율 -4%, 수입 증가율 -5%로, 수입화물의 부진이 더 컸다. 인천-웨이하이 인천-칭다오 인천-다롄노선이 모두 두 자릿수의 역신장을 보인 반면 단동국제항운의 인천-단둥노선은 17%의 플러스 증가율을 거뒀다.
이 결과 노선별 점유율도 변화됐다. 인천항 노선 비중은 지난해 61%에서 올해 59%로 2% 포인트 가량 축소된 반면 평택항 노선은 지난해 34%에서 올해 36%로 확대됐다.
인천항 노선의 물동량 부진은 제조기업의 ‘중국 엑소더스’(탈중국)가 원인으로 파악된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중국 냉장고 생산 기지를 우리나라 창원과 태국으로 각각 이전했고 현대자동차는 베이징현대 1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인천항을 운항하는 한 선사 관계자는 “과거 산둥성을 중심으로 포진해 있던 임가공 회사들이 동남아로 빠져나간 뒤 화주 구조가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며 “대기업들도 최근 매출 부진에다 미중무역분쟁에 따른 관세 폭탄으로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최근의 실적 부진 원인을 설명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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