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큰 네덜란드의 로테르담(Rotterdam) 항만이 선박 자율주행 부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해의 요충지에 위치한 지리적 요건 등으로 철도, 항만, 공항 등이 오래전부터 발전했고 유럽으로 가는 컨테이너 물량의 약 80%가 로테르담 항만을 거치기 때문에 유럽으로 가는 관문이라고도 불린다.
로테르담에서 500㎞ 이내에 유럽 전체 인구의 40%가 밀집돼 있고 물류 인프라의 발달로 유럽 대부분 도시에 화물을 보내고 있다. 계속 증가하는 물동량으로(약 1400만TEU, 부산항 약 2000TEU, 인천항 약 300만TEU) 2008년에 완공된 마스블락테 프로젝트(바다를 매립해 항만 부지를 확장한 프로젝트)에 이어 2033년까지 마스블락테 프로젝트2를 진행하기로 해 유럽을 선도하는 항만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예정이다.
위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하면서 환경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자율주행 선박을 꾸준히 연구중이다. 네덜란드 항만은 그동안 연구를 기반으로 먼저, 순찰에 사용되는 선박에 대한 자율주행 실험을 하고 있는데, 최근 로테르담 항만은 실험실을 새로 옮기면서 연구가 더 다양해지고 있다.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AI 기반 카메라와 센서는 그 핵심 중 하나이다.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선박이 부두에 닿지 않게 주행하거나 물속에 있는 물체를 감지하는 연구 등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또, 순찰선(RPA3)과 AI를 접목해 바다의 기상과 수질 데이터를 모으고 AI 회사인 ‘Captain AI’와 협약을 맺어 데이터를 공유해 자율주행 선박 연구에 한 층 앞서나가고 있다.
이외에 로테르담항만은 ‘하이퍼스마트컨테이너42(Hyper-Smart Container42)로 컨테이너에 센서와 통신 장비를 장착해 컨테이너가 이동 중에 받는 진동이나 위치, 소리, 오염, 습도, 온도와 같은 변수들을 측정하는 프로젝트를 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항만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이슈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로테르담 항만은 CO₂를 줄이는 계획도 세우고 있는다. 로테르담 항만은 2022년 말까지 약 5백만 유로를 투자해 해운 회사, 연료 제조사 및 공급사, 엔진 제조사 등을 통해 로테르담 항구 지역에서 저탄소 또는 무 탄소 연료를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촉진할 계획이다. 로테르담 항만의 Allard Castelein CEO는 “우리는 운송 부문에서 발생하는 CO₂ 배출 감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며, 이 계획을 통해 우리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여러 당사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의 자율주행은 나라와 나라 사이의 법적인 문제와 상업적, 기술적 문제로 인해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보다는 연구가 덜 하지만 미래에 상용화될 기술이다. 로테르담 항만의 사례를 통해 국내의 여러 항만들도 자율주행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길 바란다.
< 성지현 대학생기자 asda17@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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