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수출국인 카타르의 신조선 프로젝트에 조선시장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국영석유(QP)는 향후 10년간 100척 이상의 LNG선을 도입하는 신조 입찰을 시작했다. 1척당 선가를 2억달러로 추정할 경우 한화로 23조2000억원에 해당하는 초대형 거래다.
카타르는 신조 LNG선을 2023년 이후부터 인도받아 현재 추진 중인 LNG 생산 확대 프로젝트에 투입할 방침이다.
카타르 에너지부장관과 QP 사장을 겸직하고 있는 사드 셰리다 알카비는 “LNG 생산 확장 계획에 대응해 우선 60척의 LNG선을 조달하는 신조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향후 10년간 전체 LNG선 신조 수요는 100척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QP는 현재 자국에서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7700만t 수준인 연간 LNG 생산능력을 2024년까지 1억1000만t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와 별도로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주 사빈패스 LNG 개발에 투자하는 내용의 골든패스프로젝트를 확정했다. 엑슨모빌과 7 대 3의 지분율로 합작사 오션LNG를 설립해 2024년부터 연간 1600만t 규모의 LNG를 생산할 계획이다.
두 프로젝트에 60척의 LNG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알카비 장관이 1월 말 한국-카타르 정상회담에서 밝힌 내용과 일치한다. 이에 더해 현존선 대체 수요 옵션도 신조 계약서에 포함돼 전체 발주 규모는 100척을 웃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타르 국영선사인 나킬라트(Nakilat)의 LNG선대는 총 69척이다. 자사선이 25척, 다른 선사와 합작투자한 선박이 44척이다.
QP는 자회사인 카타르가스에 LNG 생산 확대에 필요한 운송 선박 조달을 일임했다. 카타르가스는 입찰 공문을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 주요 조선사에 전달했으며 조만간 신조선 사양과 선가 등을 놓고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입찰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카타르의 LNG선 신조를 독식해온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지목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10여년 전 입찰에서 좋은 성과를 낸 터라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2004~2007년 사이 QP가 엑슨모빌과 공동으로 진행한 카타르가스프로젝트에서 우리나라 조선사는 44척의 LNG선을 싹쓸이 수주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절반인 22척을 가져갔고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14척과 8척을 나눠 가졌다.
최근 LNG선 수주전에서 우리나라가 월등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조선사는 전 세계에서 발주된 77척의 LNG선 중 80%에 육박하는 61척을 쓸어담았다. 현대중공업이 25척,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18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측은 “카타르 LNG선 신조프로젝트와 관련해 입찰초청서를 받았다”고 확인하면서 입찰 참여 계획을 내비쳤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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