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05 09:52

“포워더의, 포워더에 의한, 포워더를 위한”

똑같은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 하지만 때로 시스템이 받쳐주지 않으면 좋든 싫든 그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 오늘날 복합운송의 현실이다. 통관이나 선적 일을 처리하다 보면 하나
의 데이타를 여러 곳에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면 북
킹(booking) 자료를 입력하여 한 건의 문서를 작성한 후 House B/L을 만들
고 Master B/L을 만들며 관세청에 KL-Net 및 KT-Net을 통해 EDI 자료를 전
송시에도 똑같은 수작업을 반복한다.
나인데이타 시스템(www.ninesys.com)의 김종국 사장은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을 무진장 싫어하는 사람이다. 어쩌다 말려(?) 들게 된 복합운송업체 전
산시스템 구축작업을 하면서 복합운송업체의 이러한 현실을 목격하게 된 김
사장은 단지 ‘포워더를 위해 무언가 해보고 싶어’ 통합 시스템을 만들었
다. 이름하여 I'Logix. 1995년에 회사를 차리고 1997년부터 3년이라는 시간
을 투자하여 윈도우 환경에서 북킹작업, 콘솔작업, 코로드 B/L처리, H.B/L
등에 대한 통합시스템을 만들 때도 “주위에서 왜 사서 고생하느냐”는 식
의 걱정어린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나의 메인 프레임에 북킹작업, B/L처리
건, 콘솔작업 등을 모두 집어 넣는 작업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도 했
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미개척지에, 시간과 돈을 상당히 요구하는 작업이
기도 했다. 1997년 처음 개발에 들어가 3년이란 시간과 3억이란 거금을 들
여 마침내 1999년 윈도우 환경에서 처음으로 통합시스템을 구축했다.
윈도우 환경이 나타나기도 전에 고생하며 윈도우 환경에서 제공되는 통합시
스템을 만들었고, 이제는 업계 최초로 웹환경에서 제공되는 통합시스템C’L
ogix를 이번 1월 31일에 오픈한다. “나의 사무실안에서”라는 제한된 공간
을 벗어나 이제는 인터넷 회선을 따라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 접속을
통해 알고 싶은 화물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알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1997년 관세청이 복합운송업체에게 EDI 전송을 의무화함에 따라, 전산시스
템을 갖추기 위해 기본적으로 1,000 - 1,200만원 정도는 들여야 하는 만만
치 않은 현실앞에서 나인데이타시스템은 영세한 복합운송업체에게 도움을
주고자 월 3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EDI 전송 팩키지까지 포함, 업그레
이드된 통합시스템을 설치해 주고 있다.
지금까지 연결된 고객은 60여 곳. 대부분 기존 고객의 입소문을 통해 연결
된 고객이다. 지금도 김사장은 한달에 딱 3곳만 신규 고객을 접수받는다.
새로운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의 필요를 잘 채워
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평소 생각 때문.
“돈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작업이었을 것”이라고 김
사장은 말한다. SI(Sytstem Intelligence)업체에 몸담고 일하던 것이 우연
찮게도 복합운송업체 대상이어서 인연을 맺은 이래 일을 해 나가는 과정에
서 김사장에게는 포워더를 위하는 마음과 자신이 포워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나인데이타 직원들에게도 엔지니어가 아닌 포워더라는 마인드를 갖고 일
할 것,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정말 쓰기 편한 프로그램을 만들 것 등등 포
워더의 입장에 서서 주문이 많다. 아직 20대 중반이 대부분인 10여명의 직
원들은 별다른 압력(?)이 없어도 밤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을 지키며 프로그
램을 개발한다. 한때 벤처등록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하기
도.
“팀장과 전직원이 주인이 되어 이끌어 가는 회사, 모험과 사업을 배울 수
있는 곳”, 김사장이 꿈꾸는 회사이다.
김사장의 통합팩키지에 대한 꿈은 계속된다. 앞으로도 여전히 B/L발급, 보
세운송, 창고업무 등 모든 포워더의 작업을 통합하는 프로그램 개발뿐 아니
라 회사내에서 처리되는 자료에 동시에 접근할 수 있는 경영관련 공유 팩키
지를 만들어 볼까 구상중이다.
현재 나인데이타 시스템은 미국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지사가 있으며 중
국의 북경, 천진과 싱가폴, 홍콩등에 지사 설치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글·백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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