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계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인 DP월드가 덴마크계 유럽역내 최대 피더선사인 유니피더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초대형 선박들이 오가는 유럽지역에서 DP월드가 소형 선박을 활용해 항만 혼잡을 줄이고, 고객인 선사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DP월드는 7일 덴마크계 유럽역내지역 최대 피더선사인 유니피더를 노르딕 캐피털 펀드 8로 부터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6억6000만유로(한화 약 8500억원)다.
DP월드 술탄 아메드 빈 술라옘은 이번 인수의 배경에 대해 “초대형 선박의 증가로 허브터미널에서 고품질 운송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게 중요해지고 있다”며 “유니피더는 이 분야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유니피더의 전문지식을 지렛대 삼아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DP월드가 운영하는 유럽지역 터미널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영국 사우샘프턴 런던게이트웨이, 벨기에 안트베르펜(앤트워프), 프랑스 르아브르 마르세유포스, 스페인 타라고나, 루마니아 콘스탄차, 터키 야림카 등이다.
그동안 컨테이너선사들은 하역료를 절감하거나 선석 접안스케줄을 적기에 확보하고, 하역작업을 우선적으로 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터미널계열사를 갖추거나 해외 터미널의 지분을 인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덴마크 머스크의 APM터미널, 중국 코스코의 코스코쉬핑포트, 프랑스 CMA CGM의 터미널링크 등이 대표적이다. 더불어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선사가 포워딩(국제물류주선)사업에도 발을 담그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터미널운영사가 선사를 인수한 사례는 드물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DP월드가 대형 선박을 운영하는 원양선사 대신 환적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역내선사의 지분을 인수한 점도 그렇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의 제임스 베이커 편집장은 DP월드의 지분 투자에 대해 “터미널의 효율적인 운영과 항만 혼잡을 줄이기 위한 서비스 제공이 지분 인수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덧붙여 “국영자본인 DP월드는 지역선사 이상의 유럽계 피더선사를 갖추고 싶었을 것”이라며 “선박과 장비 임차가 부담되지 않는 만큼 유니피더는 사세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터미널운영사가 선사를 운영하는 사례는 중국 상하이항운그룹(SIPG)의 하스코(상하이해화륜선)와 상하이진장해운, 영국 필포트의 BG프레이트라인 등이 대표적이다.
유니피더는 덴마크 오르후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977년에 설립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5억1000만유로(약 6600억원)로, 발트해에서 북유럽 영국 지중해 북아프리카 등을 오가는 물류망을 갖추고 있다.
프랑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이 선사의 선대 규모는 40척 4만3122TEU로 2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모두 용선한 선박이다. 2010년에 폴란드계 피더선사인 IMCL, 2012년에 영국계 선사인 피더링크, 2013년에 지중해지역 전문선사인 유니메드(unimed)피더서비시스, 2015년에 추디(Tschudi)라인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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