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2-26 18:43
미국 버지니아주정부 항만청 한국사무소 허 경님
지난 해는 뉴 밀레니엄이 시작된다는 기대 속에 그 어느 해 보다도 거창하
게 새 천년의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또 다른 새해를 맞이하며
어느 해와 같았던 지난 해를 되새겨 보는 마음은 가볍지 않다. 매해 되풀
이 되는 원대한 계획과 역시나… 하는 실망의 반복을 올해 만은 하고 싶지
않다.
해운·항만이라는 전혀 생소한 분야로 약간의 기대와 두려움으로 시작한 이
자리가 벌써 10년세월을 뛰어 넘었다. 다른 사람 같으면 벌써 전문가의 반
열에 올라가 있을 짧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내게 있어서는 아직도 부족한 것
이 많다. 항상 노력하는 자세로 회사에서나 가정에서나 최선을 다하며 하
루 하루를 살아가야겠다. 올해는 너무나 그럴듯한 계획을 위한 계획은 세
우지 않겠다. 약간은 벅찬 그러나 내년을 마감할 즈음에는 보다 성숙하고
알차진 나를 발견하고 흐믓해 하는 보람 있는 계획을 세우겠다.
건국 이래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는 IMF가 다시 올 수도 있다는 위기감과
이에 따른 고용 불안, 능력 이상의 끊임없는 변화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무
서운 신세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나아갈 수 있는 저력의 쉰세대가 되고
싶다. 어느 때 보다도 내 자신을 위한 준비된 자세로 업무의 내실화를 기
해야겠다.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기업이나 개인이나 인터넷을 통한 편리하
지만 꼼짝할 수 없는 글로벌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발달된 초고속 정보통
신의 혜택으로 컴퓨터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도 없지만 누구나 조금이라도
부지런한 자가 정보를 선점할 수 있다는 지속적인 무한 경쟁의 어려움 속에
서 나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가야겠다.
초등학교 그것도 저학년 이후에는 중단된 계획 짜기를 다시 한 번 해 봐야
겠다. 하얀 A4 용지에 소중히 계획을 적어 책상 머리에 붙여 두고 종이의
색깔이 바래 질수록 하나하나 늘어가는 이뤄진 계획의 숫자를 확인하며 즐
기는 것도 좋으리라.
자!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와 사명감으로 헐거워진 신발끈을 다시 메고
한 해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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