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혈세로 중국 칭다오에 지은 물류센터가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홍문표 의원(자유한국당)은 aT가 중국을 국내 농산물 수출 거점 전진기지로 만든다는 취지로 250억원을 들여 지은 칭다오물류센터에 국내 농산물은 거의 없고 라면 아이스크림 음료 과자 등 가공식품만 90% 가량 쌓여 있다고 10일 밝혔다.
또 물류창고 건설 과정에서 물량을 부풀린 이중도면으로 고가견적을 유도하고 시공사에 금품요구, 캐드(CAD, 컴퓨터를 이용한 설계) 도면을 유출하는 등 심각한 부정비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aT는 2015년 국내 신선농산물 중국 수출인프라 강화 차원에서 칭다오에 연면적 1만4482㎡(4388평) 규모로 연간 2만t의 물량처리가 가능한 첨단 냉동, 냉장 시스템을 갖춘 물류센터를 열었다.
밤 조미김 참치 등 냉동수산물을 전략품목, 팽이버섯 고추장 어묵 막걸리 김치 딸기 등 국내 신선농산물을 유망품목으로 취급해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홍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해당 물류센터엔 냉동식품과 라면 아이스크림 음료 등 가공식품이 8천t 가량 쌓여 있고 정작 신선농산물은 11%에 불과한 1000t 정도밖에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류센터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4억원의 적자를 냈고 가동률은 지난해 65.1% 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특별감사 결과 건설관리회사와 설계회사가 짜고 캐드 도면에 철골 등의 자재 물량을 부풀려 조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금전적 댓가를 요구한 혐의로 중국 공안당국과 국내 사법기관에 수사 의뢰되고, 해외도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 의원은 “농산물 중국 시장진출을 위한 야심찬 포부만 있었지 정작 부실한 사업 추진으로 인해 막대한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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