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지난 7일 영국 케임브리지 인근 농가에서 무인 드론을 이용한 배달에 성공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아마존 프라임 에어(아마존 드론 배송 서비스)’를 통해 물건을 배송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무인 드론을 통해 배달한 상품은 4.7파운드(약 2.17kg) 무게의 텔레비전 셋톱박스와 팝콘 한 봉지다. 배달에 소요된 시간은 13분. 시속 80km로 이동하는 아마존의 배송 드론은 최대 5파운드(2.3kg)의 제품을 실을 수 있으며, 30분 거리 내 지역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복수의 외신은 아마존이 영국에서 처음으로 드론 배송 허가를 받았다고 평가하며, 지난 3년간 각종 규제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던 드론 배송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은 지난 7월 영국 정부와 협약을 맺고 드론 배송 시험 서비스를 위한 조처를 취했다. 아마존은 향후 케임브리지 인근의 5.2제곱마일(8.3㎢) 내에 거주하는 아마존 프라임 고객들에게 드론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드론 배송, 국내서도 시범사업 추진
무인 드론 배송은 국내에서도 시범사업이 추진 중이다. 우정사업본부·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랩코리아는 국비 등 10억원을 들여 이륙부터 비행, 배송, 귀환까지 전 과정의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전남 고흥의 섬 지역과 강원도 영월의 산간 지역에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고, 내년 4월까지 택배용 드론의 핵심기술인 실시간 지상제어시스템과 비행운영제어시스템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실증 사업은 섬이나 산간지역에 가까운 우체국 드론 탑재 차량에 무게 10kg 미만의 소포를 보내면 비행거리 10km, 왕복 40분 내 비행시간의 배송 장소까지 안전하게 배송을 마치고 귀환할 수 있는지 여부를 테스트한다. 이들 기관은 충분한 안정성 검증을 거쳐, 오는 2020년 도서 벽지와 산간 오지, 2022년 국내 도심지역까지 드론 배송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랩코리아는 드론 충돌사고를 줄이기 위해 군수용 레이더 충돌 장치를 배송용 드론에 장착했다. 이 기술은 드론 상단 비행 제어부에 소형 카메라와 레이더 충돌회피 장치를 장착, 드론 비행 중 반경 100m 내 물체를 탐지해 드론 충돌을 방지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드론 배송의 위험성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한편 이랩코리아는 지난 6일 대전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열린 ‘무인기 산업 발전 간담회’에 앞서, 드론 배송이 진행되는 과정을 시연했다. 시연은 50m 간격을 두고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고, 물품을 배송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랩코리아 측은 자사의 배송용 드론은 유료하중(有料荷重)이 최대 15kg까지 가능하고, 비행시간 역시 40분 정도로 적용 범위가 넓다고 밝혔다. 덧붙여 비행 시 예견되는 위기에 대응하는 고장 방지 능력(fault tolerance)이 적용된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랩코리아 우주기술연구센터 박진규 센터장은 “우체국택배는 적자를 감수하고 대국민 서비스 차원의 배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이런 관점에서 물류의 사각지대에 놓인 곳들을 드론 배송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며 “특히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긴급 구호물자 등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으므로 무인 및 공중 비행 특성을 활용하는 분야에서 드론 배송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드론 배송이 도심지역에서 활용되는 것에 대한 한계에 대해선 “드론 추락에 대비한 안전문제, 물품의 분실과 배송오류 등을 집중적으로 보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며 “드론 배송을 국내시장에 한정해서 보면 한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 유럽, 러시아 등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며, 실제로 국내 드론 배송에 대한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해외기업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드론의 하드웨어 개발과 더불어 소프트웨어 영역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기체 설계는 주로 안전과 관련된 기술개발에 집중돼 있으며, 경량화 및 운영 편의성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관제 부분에선 모바일 LTE 통신망을 활용한 임무제어 및 상황 모니터링 등의 기술과 물류시스템과 원활하게 연동해 임무 수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하다고 박진규 센터장은 역설했다.
박 센터장은 “드론 시장의 전망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다양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업체들이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나, 핵심 원천기술의 공유 등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생산비용이 중국 등에 비해 고가인 점이 국제 경쟁력 확보에서 애로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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