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동항로는 한진해운 침몰 여파로 호재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이달에도 취항선사들의 평균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은 90% 이상을 웃돌았다. 소석률을 한껏 끌어올려야 하는 선사들의 부담을 한결 덜어줬다. 국경절 이후 쏟아진 중국발 화물도 소석률 상승에 힘을 보탰다. 선사 관계자는 “중동항로에서 10%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한진해운이 빠지며 선사들의 상황이 나아지며 소석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9월 이후 임시휴항(블랭크세일)은 선사들이 높은 소석률을 기록하고 있는 덕에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중동항로에서 시황 타개를 위해 실시된 임시휴항은 올해 3~5월에 이어 9월에도 실시됐다. 10월 임시휴항을 계획했던 일부 선사들은 한진해운 ‘반사효과’에 배를 빼야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선사들의 소석률은 올랐지만 해상운임은 요지부동이다. 몇개의 컨테이너라도 더 실어보자는 선사들의 치열한 경쟁은 운임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다음달 계획돼 있는 운임인상(GRI)에 대한 선사들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중동항로에서는 11월 초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00달러의 GRI가 예정돼 있다.
선사 관계자는 “대부분 선사들의 배가 꽉꽉 채워져 있는 상황이지만 운임은 오르지 않았다”며 “떨어졌던 운임을 끌어올리기 위해 GRI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중동항로 해상운임은 지난 9월에 비해 상승했다. 10월14일 상하이항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안걸프·홍해항로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2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414달러에 비해 소폭 올랐다. 지난 8월 200달러대와 비교하면 큰 상승을 보인 셈이다. 한국발 해상운임은 지난달과 비교해 큰 변동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하반기 중동을 향한 국내 수출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빠졌지만 여전히 선복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선사들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4분기 중동행 수출상담에 대한 긍정적 응답 비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은 103.8로 수출상담 건수가 전분기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중동과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의 긍정적 응답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애로요인으로는 수출대상국의 경기부진과 개도국의 시장잠식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전 분기에 비해서는 소폭 둔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분기에 비해 물류비용 상승과 원화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다. 미 금리인상 지연에 따른 원화환율 변동성 확대와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비용 상승이 원인인 것으로 해석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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