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6 11:03

추억의 명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While You Were Sleeping-1995)

서대남 영화 칼럼니스트

나, 홀로 가엾게 사는 여자 ‘루시(산드라 블록/Sandra Bullock)’는 그간 짝사랑했던 ‘피터(피터 갤러거/Peter Gallagher)’와 결혼하려 했지만 결국은 뜻밖의 남자 그의 동생 ‘잭(빌 풀문/Bill Pullman)’과 결혼했다. 살아 생전 아버지 말씀이 백번 옳았고 다행이었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다.”(Life dosen’t always turn out the way you planned.) 어느날 피터는 내게 언제 잭을 사랑하게 됐냐고 물었다. 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While You Were Sleeping.) 

피터를 오랫동안 짝사랑했지만 정말 사랑은 예고 없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일까, 결국 잭과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골인한 루시, 산드라 블록은 이 영화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등극했고 2010년에는 ‘블라인드 사이드(Blind Side)’로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누렸다.

부모형제도 없이 초라한 아파트에서 고양이 한 마리와 쓸쓸히 살아가는 루시는 시카고 지하철의 토큰 판매원으로 생계를 유지하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밝고 꿋꿋한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따뜻한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이웃을 늘 부러워하며 살아간다. 그녀의 유일한 즐거움은 매일 아침 출근길에 짝사랑하는 피터가 토큰을 사러오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단 한번도 말을 걸어보거나 만나 본 적은 없지만 훤칠하게 잘 생기고 귀티 나는 외모와 신사다움에 끌려 아침마다 표를 사러오기를 은근히 기다리다가 가슴설레며 표를 건네는 게 낙이 된지가 오래였다.

그러던 가운데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진 세모의 어느날 피터가 불량배들에게 떠밀려 기차 선로 위에 쓰러져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열차에 부딪힐 위험에 처하자 루시는 있는 힘을 다해 그를 구해내고 병원으로 옮긴다.

병원으로 이송된 피터는 의식을 잃고 코마상태에 빠진다. 루시는 그를 옆에서 간호하고 싶지만 가족이 아니란 이유로 면회마저 거절당하자 무심결에 “결혼할 사인데…”라고 혼잣말을 한다. 이를 엿들은 간호사가 확인할 겨를도 없이 가족들이 병문안을 오자 부모들께 약혼녀로 소개한다. 

가족들은 루시가 피터의 목숨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으로 고마워하며 성탄 선물까지 마련하고 크리스마스 가족파티에 초대를 한다. 

심장이 약한 할머니 ‘엘시(글리니스 존스/Glynis Johns)’ 때문에 놀랄까봐 차마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뜻밖에 약혼녀로 행세하며 가족들의 오가는 대화를 통해 의식불명의 피터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된다. 이름이 ‘피터 켈라한’이며 사업가란 사실도 확인한다. 아버지 ‘옥스(피터 보일/Peter Lawrence Boyle)’와 어머니 ‘밋지(미콜 머큐리오/Micole Mercurio)’ 등 가족들은 루시의 출현으로 온 집안이 갑자기 화목하며 활기를 띠게됐다고 좋아한다. 늘 외롭게 지내온 루시 역시 엉겁결에 피터의 피앙세가 되어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가족과 가정의 따뜻한 정과 사랑을 느끼며 잠시나마 행복에 겨워한다.

한편 가뜩이나 피터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정신이 들면 본의 아니게 약혼녀로 행세한 거짓이 탄로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판에 피터의 동생 잭은 그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루시가 형의 약혼녀란 사실을 의심하고 이를 밝혀내려고 집요하게 파고든다. 한편 루시도 잭의 의심을 피하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이를 밝히려 드는 잭을 따돌리려고 애쓴다. 그러면서도 잭은 서로가 자주 마주치는 기회를 만든다. 

루시도 잭을 만날 때마다 그의 순수하고 정직한 인간성과 매력에 차츰 끌리기 시작한다. 잭은 집안의 가업인 사망자의 가구를 사서 파는 일은 싫다며 독립을 꿈꾸며 꿋꿋이 자기 삶을 개척하는 남자다. 잭은 형의 약혼녀를 자칭하는 루시를 맘대로 할 수 없고 루시 역시 피터보다 잭에게 마음이 가나 속내를 드러내지 못한다. 

둘은 밤길을 걷다가 함께 쓰러져 뒹굴기도 하며 스스로를 감추고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루시를 짝사랑하는 약간 모자라 보이는 이웃집 총각과 벌이는 우스꽝스러운 삼각관계도 이들의 만남에 작은 걸림돌 역할을 하며 재미있는 모습으로 부각된다. 드디어 서로가, 참 좋은 여자, 참 괜찮은 남자로 마음의 벽을 헐고 거리를 좁혀가자 루시는 자신의 여권을 들고 다니며 늘 이탈리아 ‘플로렌스(Florene)’로의 여행을 꿈꾸고 있으며 첫번째 스탬프를 찍을 날을 언제든 기다린다고 넌지시 심경을 고백한다.

피터 역시 “내겐 아파트도 있고, 고양이도 있고, 혼자 쓰는 리모콘도 있지만 다만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은근히 루시에게 프러포즈를 해 온다. 루시는 그동안 짝사랑하던 형, 피터보다 자신에게 잘 해주는 동생, 잭에게 더 관심을 갖게 된다. 그녀의 내심을 읽은 잭은 드디어 티켓을 팔고 있는 루시를 찾아가서 토큰통에 결혼반지를 내밀며 그녀가 근무하는 좁은 판매부츠 안으로 들어가 입맞춤을 하며 사랑을 맹세하고 결혼 허락을 받아낸다.

앞선 영화 ‘스피드(Speed/1994)’에서 ‘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와 함께 폭탄 버스를 몰던 당찬 여자 산드라가 외롭지만 밝게 살아가는 여성을 잘 표현하여 영화와 실제에서 모두 ‘신데렐라’로 떴기에 더욱 새롭다. ‘쿨러닝(Cool Runnings)’과 ‘페노메논(Phenomenon)’ 등 성공작을 연출했던 ‘존 터틀타웁(Jon Turteltaub)’ 감독이 만들었다.

특히 잭과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어릴 때 아버지가 한 말, “인생은 계획대로 안 된다”란 내레이션의 클로즈업이 압권이다. 이에 더해 “인생의 절반은 사건이다. 나머지 절반은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산다”는 얘기와 “잭은 나에겐 완벽한 선물이고 플로렌스로의 신혼여행은 세상을 다 준거나 마찬가지”라며 한 여인이 어렵사리 행복을 찾게 된 환희에 필자는 감격하며 다시 한번 되새긴다. 데미무어, 줄리아 로버츠와의 경합 끝에 산드라 블록이 주연을 맡아 필자에겐 더욱 감동적이었다고 적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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