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이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업체인 브라질 발레와 20년간 철광석을 실어 나르는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했다.
팬오션은 23일 발레와 2016년 하반기부터 20년간 총 약 3200만t 규모의 철광석을 실어 나르는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브라질 발레에서 생산한 철광석을 중국으로 수송하는 것으로, 팬오션은 총 약 3억5900만달러가량의 추가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발레는 경쟁력 있는 운임 확보를 위해 주로 장기운송계약을 하고 있으며 대형 선박을 활용해 철광석을 운송한다. 팬오션은 발레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경매를 통해 선박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레가 원하는 선박투입 시기 등을 고려해 선박 경매에 참여했으며 현재 마무리 건조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신조선은 올해 하반기 중에 완공돼 처녀취항에 나설 예정이다.
팬오션 측은 시장가격보다 낮은 선가로 선박을 매입해 발레에 경쟁력 있는 운임을 제공할 수 있었으며 치밀한 시장분석과 발빠른 대응이 계약 성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 배경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도 빼놓을 수 없다. 팬오션이 경매로 낙찰받은 선박은 2013년에 건조가 중단됐던 것으로 현재 EEDI(에너지효율설계지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해양수산부는 극심한 해운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해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정 적용을 완화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의 이 같은 결정이 없었다면 중국 해운기업이 계약을 가져갔을 수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국제협약(MARPOL)에 따르면 EEDI 규정 완화는 각 국가별 주관청의 재량으로 가능하다.
EEDI는 선박의 연비효율을 나타내는 지수로 1t 화물을 1해상마일(1.852km)을 운반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말한다. 국제해사기구(IMO) 온실가스 규제 정책 사안 중 하나로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고안된 지수다.
팬오션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선박의 적정 투입시기, 운임 경쟁력 확보, EEDI 규제 완화 등의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야만 가능했으며 한 가지라도 부족했다면 이번 계약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저시황 하에서 장기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준 화주와 해수부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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