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선박은행(Tonnage Bank) 기능을 확대한다.
캠코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서울지역본부에서 외국계 히가시긴융자(東銀融資, BOT리스)를 비롯해 국내 신한은행 우리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해운기업 삼목해운 GNS해운 우양상선 화이브오션 등과 ‘한국토니지 3~7호 선박펀드’ 본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계약을 통해 캠코는 해운사가 보유하고 있는 선박 5척을 인수했다. 계약에 참여한 해운사는 금융회사와 캠코의 선·후순위 금융 지원 등 총 983억원(약 8570만달러) 규모로 조성된 펀드로 기존의 고금리 또는 단기 선박금융을 상환하고, 장기 선박금융으로 전환해 재무구조 안정을 도모하게 된다.
캠코의 선박펀드(선박투자회사) 구조는 이렇다. 캠코가 선박펀드에 전액 출자하고 그 출자금으로 특수목적법인(SPC)에 후순위 대출을, 금융회사는 선순위 대출을 각각 제공한다. SPC는 해운사에 선박매매대금을 지급하는 한편 소유권이전부나용선(BBCHP) 계약을 체결한다.
해운사는 SPC에 용선료를 지급하고 그 재원으로 SPC는 선후순위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며 상환을 마치면 후 해운사는 선박 소유권을 재취득하게 된다.
캠코가 이번에 인수한 선박은 파나막스 벌크선들이다. 삼목해운(한국토니지 3~4호)에서 6만3200t(이하 재화중량톤)급 울트라막스와 8만2000t급 파나막스 벌크선 각각 1척을 인수한 것을 비롯해 GNS해운(한국토니지 5호)에서 7만7500t, 우양상선(한국토니지 6호)에서 7만3700t, 화이브오션(한국토니지 7호)에서 9만3200t급 선박 1척씩을 매입했다. 파나막스 벌크선은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선형으로 선폭 32.2m 이하, 최대흘수 12.4m의 화물 적재중량 6만~7만5000t급 선박을 가리킨다.
아울러 선박들은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주요 석탄 항구에서 들여오는 국내 발전공기업의 발전용 유연탄을 수송하는데 투입돼 국가 전략물자의 안정적인 공급에 기여하게 된다. GNS는 남동발전, 우양상선은 남부발전, 화이브오션은 중부발전에 각각 투입되고 있다. 삼목해운의 파나막스 선박은 대만 화주 EMI와 체결한 장기계약에 취항 중이다. 원금 상환 기간은 각각 5~10년 사이다.
캠코는 앞서 지난 5월 SW해운과 한국토니지 1~2호 선박펀드 계약을 체결하고 9만3337t 벌크선과 8만7144t급 벌크선을 각각 1척씩 인수함으로써 총 640억원의 선·후순위 금융을 지원했다. 캠코가 올해 국내 해운사에 지원한 중·장기 선박금융은 총 11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종진 캠코 이사는 “정부의 선박은행 조성정책에 대한 국내 발전공기업의 적극적 지원 및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이번 계약 성사를 이끌어 냈다”며 “지난 5월 2척 인수에 이어 이번에 5척의 추가 인수를 통해 국내 해운사는 선박금융 비용절감과 내부 유동성을 확보하고, 외국계 은행의 선순위 참여를 통한 해운사의 대외 신용도 제고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캠코는 매년 1000억원을 투입하는 국내 해운사 선박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유동성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 선박펀드는 캠코 자회사 캠코선박운용에서 전담 관리할 예정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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